코로나가 바꾼 마을미디어의 풍경

코로나가 바꾼 마을미디어의 풍경

작성자 최고관리자 센터 소식 조회 274 작성일 2020.09.09

온라인 중계, 네트워크 웃떠말 

- ‘코로나가 바꾼 마을미디어의 풍경’ 후기



반명진 (한국외국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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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는(2019년)에는 상상조차 못한 일상의 풍경, 거리의 풍경, 마을의 풍경을 마주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2020년 초쯤에 주변의 동료 연구자들과 행사를 준비하는 모임에서, “이러다가, 2020년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기록으로 남겨질 지도 모르겠네요.” 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실은 그때만해도 내심 ‘설마...’라는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었고, 이렇게 장기적으로 사회 곳곳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줄은 더더욱 짐작조차 못했더랬습니다. 결국 준비하던 행사는 8월로 결정되었고, ‘입장 전 열 체크, 곳곳에 놓여진 손 소독제, 마스크를 쓴 참여자들,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 온라인 생중계 등’ 이전과는 다른, 그리고 경험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온라인 웃떠말 생중계를 보면서도, 마을미디어 활동에서도 유사한 어려움들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되어 다소 씁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 속에서, 마을미디어의 활동 공간이자, 우리네 삶의 터전인 지역과 마을의 요즘 풍경은 정말 낯설기만 합니다. 해마다 때가 되면 열리곤 했던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들, 그 행사들을 준비하던 들뜬 분주함, 그 사이사이를 채웠던 여러 모임들. 그런 시간들이 생략된 채 2020년 상반기가 지나가버렸네요. 5월의 어느날, 따스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성곽공원길을 걸어 올라가면서 듣게 되는, 멀리서 들려오는, 장터를 준비하던 아이들의 목소리, 마이크 테스트 소리. 정말 그립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웃떠말 생중계를 보면서, 마을미디어에 담겨진 마을의 모습들과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들, 그리고 이를 담아내고 있는 마을미디어의 모습들이 잿빛으로만 채색되어 있지 않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을미디어 실천의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계기들이 이번 온라인 웃떠말 ‘마을미디어 풍경’ 곳곳에서 보여진다고 할까요. 

  웃떠말 온라인 생중계 과정에서 댓글로 서로 안부를 주고 받는 모습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여러 마을미디어의 근황과 활동들을 살펴보고 소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마을미디어센터의 기획들, 어려움은 있었지만 최대한 교육참여자의 입장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한 마을미디어 화상교육(노원FM), 자치구 3개 동의 온라인 의제 공유 및 3원 생중계라는 마을미디어 팀들의 실험적 시도(창신동라디오덤), 팬데믹 상황 속에서 지역 주민들과 활동단체들의 근황을 공유하고 지역예술활동가들과 함께 진행한 랜선-콘서트(강북FM) 등은, 연결의 과잉으로 표현되는 초연결 사회에서,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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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FM 온라인 라디오 교육 커리큘럼 구성 


  이 사회의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고, 이 지역의 어디에, 마을의 어디에 공간적으로 위치해 있고, 스마트폰 클릭 몇 번으로 통화가 되거나 교통수단으로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잠재적 ‘연결’의 상태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각자 처한 어려움에 안쓰러운 마음을 전하고, 그 소식을 공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기도 하고,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냈음’에 위로와 안도감을 나눌 수 있는, ‘관계’로의 전환은 또 다른 층위의 실천일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차례 재난 관련 안전안내문자가 폰에서 울리지만, 정작 그 문자들이 우리의 삶에 의미화되어 지역의 그 누군가의 모습으로, 또는 지역의 특정한 장소로 구체화되는 것은 또 다른 층위입니다. 디지털화된 통계 수치와 도표만으로 환원될 수 없는 구체적 삶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거든요. 물론 정부 차원에서 팬데믹 상황과 관련하여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세우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은 중요한 사안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에 못지 않게, 추상적인 범주의 논의 외에, 우리가 채워가는 구체적인 공간에서의 하루들은 다른 접근들이 필요합니다. 산불재난에 대한 재난주관방송사의 보도양태에 대한 비판도 그렇습니다. 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게 해주었던 정보전달과 조치들은 구체적인 수위에서 작동한 지역의 관계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웃떠말은 그런 구체적인 실천들을 마을미디어가 담아내고 엮어낼 수 있음에 재주목하게 합니다.


  구체적인 실천들은 현장의 주체들,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의 참여와 논의를 통해서 활성화된다는 측면에서, 이번 3원 생중계 시도 또한 의미있는 실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으로 그 실행단계에서 수정/보완될 요소들과 필요한 재원들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겠지만, 팬데믹이라는 문제상황을 경유하면서, 마을미디어의 잠재성을 다른 각도에서 펼쳐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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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동 주민센터 생중계 기술 구성도/창신동라디오덤 



  이번 코로나19가 전 지구적인 팬데믹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기에, 영국의 공동체 미디어 실천 사례를 잠깐 살펴 본 적이 있는데요(https://decentered.co.uk/). 여기에서도 주목하게 되는 것은,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이(공공기관, 의료기관, 교육기관, 돌봄기관, 시민사회 등)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지역 차원의 구체적인 논의 및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팬데믹이라는 위기상황에서,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중앙단위(질병관리본부)의 브리핑에 주목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구체적인 층위의 지역의 공공보건소(또는 의료기관), 경찰소, 주민센터, 교육기관, 지역상공회, 지역예술인들, 돌봄관련 주체들, 사회적 소외계층 등 (추상적인 수치로는 환원될 수 없는) 현장의 목소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번 웃떠말에서 소개된 마을미디어의 여러 실천 사례들도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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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FM 발표자료 


  향후 팬데믹과 같은 사회적 재난 상황이 상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 상황 또한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방향적으로 전달되는 방역 상황에 대한 브리핑과 중앙단위의 대응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하향식 커뮤니케이션 방식만으로는 수동적 대응에 머무르게 될 뿐이죠. 물론 코로나19로 인해서 대면 모임에 한계가 있고, 지역공동체 활동들이 상당 부분 제한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마을미디어 활동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고민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웃떠말 사례에서처럼 온라인 화상교육이나 온라인 회의방식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실천 사례들을 발굴하고 공유하는 과정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소 어려운 상황에서 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활동 공간을 이전하게 되었지만, 앞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에 대한 센터의 적극적인 지원과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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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팬데믹 상황뿐만 아니라, 최근의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제기처럼, 시민들의 커뮤니케이션 참여와 미디어 실천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사례에처럼, 재난 상황에서의 공동체 미디어의 실천과 역할은 주류 미디어와는 차별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으며,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실현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물론 자연 재난의 경우와 달리,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은 처음 겪게 되는 재난의 형태라 그에 상응한 실천 방식들의 변형이 필요하겠지만요. 힘든 상황이고 위기의 국면이지만... 응원의 말을 첨언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마을미디어 화이팅! ^^ 



[필자소개] 반명진

강의실/연구실과 (지역공동체/미디어) 현장,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문화연구자. 20대 시절 문화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뒤늦게 하고 싶은 공부와 연구를 하며 살아가고자 결심한, 여전히 성장 중인 어른-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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