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활동의 허브 기능을 요구받는 마을미디어

지역활동의 허브 기능을 요구받는 마을미디어

작성자 최고관리자 센터 소식 조회 420 작성일 2020.08.04

지역활동의 허브 기능을 요구받는 마을미디어

2020 <마을미디어 성과측정 사업> 사전간담회 시리즈④ - 커뮤니티형 



2020 <마을미디어 성과측정 사업> 마지막 사전간담회는 커뮤니티형 단체들과 함께했다. 구로마을TV, 문화플랫폼 시민나루 협동조합, 프라이드그린토마토는 각각 구로구, 동대문구, 양천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마을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지역 내 다양한 단체들과 협업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기도 하다.


지역사회에서 인지도와 신뢰가 쌓인 만큼 자부심도 크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점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단체 규모를 키우고 새로운 시도도 하고 싶지만,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각 지역에서 중견 단체로 자리매김한 이들이 성과를 발전시키려면 어떤 것들이 담보되어야 할까? 구로마을TV 서인식, 문화플랫폼 시민나루 협동조합 심소영, 프라이드그린토마토 이은경 활동가가 참여한 간담회 전문을 1, 2부로 나누어 싣는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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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의 활동을 기록하고 확장하는 마을미디어

서울시 마을미디어 사업 통해 공신력 얻기도


Q. 각 단체가 서울시 마을미디어 사업에 참여한 목적이 무엇인가요? 어떤 내용으로 사업을 진행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서인식(구로마을TV) : 구로마을TV가 독자적으로 갈 수도 있지만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면서 공신력을 얻게 되는 거 같아요. 그게 사업에 참여하는 이유 중 하나죠. 그리고 활동 초기엔 예산안이나 사업 계획 짜는 게 낯설었는데, 이젠 좀 이해하게 되었고 적절히 매치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올해 사업 내용은 크게 방송 제작과 교육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4월에 <구로수다방>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구로뉴스방> 방송을 실험적으로 시도해봤는데 어떤 형식으로 가져갈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비슷한 형식의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하나 더 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로마을TV 유튜브 채널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46evFtBaLlne9PY7fldsYQ

심소영(문화플랫폼 시민나루) : 저는 시민사회 단체에서 활동하다가 마을미디어 활동을 시작한 경우에요. 마을미디어는 저희의 활동을 알려내는 도구처럼 쓰려고 했었죠. 그리고 시민사회 활동을 하면서 종종 든 생각인데, 당장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좋은 결과를 보겠다는 식의 시민운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거 같았어요. 사회를 변화시키려고 하면서 현실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 우리가 즐겁게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다가 마을미디어를 시작한 건데 좀 오만했던 거 같아요. 즐겁게 하려고 했는데 어렵더라고요. TV에서 방송을 보는 건 재밌지만 그걸 만드는 사람은 고통스럽다는 걸 간과한 거죠.


막상 활동을 시작하니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었는데, 3년차 까지 온 이유가 있다면 영향력이 좀 생기더라고요. 지역에서 우리를 알아봐 주시고 연결해주시는 것들이 생기니까요. 이런 사회적 자본이 늘어나는 게 느껴져요. 성과 측정 사업에서 이런 걸 측정해주시면 좋겠어요. 역량이 갖춰지면 지역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취미 혹은 직업이 되고, 지역사회에 사회경제 공동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민나루는 주민들과 주민자치회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올해 잡지는 기본으로 가져가고, 영상도 시도하고 싶어요. 주민자치회와 연계해 영상 자서전을 만들어본다든지…회기동 주민센터에서 어르신들 자서전을 만드는 사업을 구상했는데, 책과 함께 5분 내외의 영상 자서전을 만들어보고 싶거든요.


이은경(프라이드그린토마토) :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저희의 활동을 기록하려는 취지로 마을미디어 활동을 시작했어요. 사람과 활동을 확장할 수 있는 도구로 미디어를 사용한 거죠. 이제 사업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올해는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일을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잡지 발간이 끝나면 콘텐츠가 많이 남는데, 글을 읽는 사람과 영상을 보는 사람이 확연히 갈라져 있기 때문에 영상 콘텐츠도 만들려고 해요. 오늘 저희끼리 기사를 읽어보는 리딩 파티(Reading Party)를 하고 왔는데, 음성으로 담아서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조금씩 활동을 확장하고,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을미디어 활동 이후 부르는 곳 늘어

편견을 넘어, 연대와 존중의 힘을 알려준 마을미디어


Q. 마을미디어 활동에 참여하기 전과 후, 개인적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요?


서인식(구로마을TV) : 부르는 곳이 많아졌어요. 취재 요청이나 영상 제작을 문의하는 곳이 늘었죠. 지역아동센터나 기자회견 현장, 행사장, 여성회 등에서 홍보영상 제작을 요청하기도 해요. 외주 사업이 늘었죠. 그리고 작년에는 방송을 제작하는 게 좀 두려웠는데 올해는 덜한 거 같아요. 뉴스는 시의성이 중요하니까 당일 바로 편집해서 올려야 하는데, 편집 일정이 부담스러웠거든요. 올해 생중계 방송으로 전환하며 부담이 많이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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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식(구로마을TV) 


심소영(문화플랫폼 시민나루) : 개인적인 변화라면, 제가 사는 동네를 사랑하게 되었죠. 직장 생활을 할 때,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었어요. 30년 넘게 이 동네에 살았음에도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잘 몰랐고요. 그리고 시민사회 활동을 할 땐 편견이 많았던 거 같아요. 새마을 협의회 등 동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들이 어떤 자부심을 느끼는지에 대해선 생각하지 못했고, 그냥 나라에서 시키는 일을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동네에서 다양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어떤 자긍심을 가졌는지 배우게 되고, 동네에 대한 애정과 열정도 배웠죠. 내가 정말 동네에 대해 몰랐구나 싶어요. 이렇게 동네를 알게 되니까 애정이 많아진 게 개인적인 변화입니다.


이은경(프라이드그린토마토) : 저는 저의 다양성에 대해서만 목소리 냈던 사람이었어요. 그렇지만 제 다양성을 인정받기 위해선 남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타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야 잡지를 완성할 수 있더라고요. 다들 이해하는 것이나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존중받으려면 나도 존중해야 하는 거 같아요. 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생긴 변화이기도 하지만, 이제 40대니까 그렇지 않으면 꼰대가 될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웃음). 


그리고 연대의 힘을 배운 것, 그게 미디어 활동을 통해 변화한 지점이에요. 누군가와 연대해서 목소리 내고, 글도 쓰고, 이렇게 확장이 되는 거죠. 관계가 확장된 것에 대한 행복감도 크고 그런 행복감이 미디어 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동기인 거 같아요.


참여자들에겐 성취감을, 주민들에겐 즐거움을!

지역사회 내 협업과 확장의 플랫폼이 된 마을미디어


Q. 마을미디어 사업에 참여하며 다양한 주민을 만나실 텐데요. 이웃과 지역공동체엔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서인식(구로마을TV) :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다양한 문의가 들어와요. 주민자치회에서 회의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기도 하시고요. 구로마을TV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저희가 뭔가 하면 기준이 된 거 같아서 무게감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 여러 명이 합류한 게 심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죠. 그리고 후원회원들께도 고마움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제가 일할 수 있는 게 후원금 덕분인 거 같아요. 돈 버는 거 관심 없는 거 아니냐, 좋은 일 하는 거 같긴 한데 뭐 먹고 사냐고 많이들 물어보시거든요(웃음). 되도록 구로마을TV에 외주를 주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일을 받아도 인력이 부족해서 수행할 능력이 없을 때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지만요.

그 외에, 미디어 환경이나 온라인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나 민감도가 높아진 거 같아요. 초상권 문제 관련해서 피드백이 온 적이 있거든요. 구로마을TV와 주민분들 모두 변화를 많이 겪은 거 같습니다.


심소영(문화플랫폼 시민나루) : 조합원분들의 경우는 잡지가 한 편 한 편 나올 때마다 성취감을 크게 느끼시는 거 같아요. 넉넉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게 되는구나’, 하는 성취감이 있죠. 지역주민들의 경우엔,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는 매체에 대한 반가움을 표현해주세요. 저희가 잡지 다섯 편을 제작했고 이제 6호 제작을 하고 있는데, 주민들을 섭외하면 ‘기다렸다’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있어요. 저희 잡지를 알고 계시는 거죠. 기쁘게 섭외 요청을 받아주실 때, 이런 매체가 무용하진 않았구나 싶어요. 


또 저희는 협동조합이다 보니까 재원확보를 위해 사회적 경제 센터 쪽 지원사업 심사를 많이 받아요. 수익이 큰 사업이 아니니까 많이 떨어지죠. 그렇지만 이제 심사과정에서 조금씩 변화가 느껴져요. 초기엔 발간물이 없었지만 이젠 여러 편이 제작되었고 참여자 수도 많아졌으니까요. 해가 갈수록 심사 내용과 반응이 조금 달라지는 게 느껴지는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이은경(프라이드그린토마토) : 작년 교육생들의 경우, 본인들의 필요와 욕구를 미디어를 통해 꺼낼 수 있다는 데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보람차요. 전문적으로 체계를 잡으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활동비와 별개로 성취감, 행복감을 느끼시는 거 같아요. 교육을 받은 후 활동가로 오시는 비율도 높은 편이고요.


그리고 이번 해 성인지 강의를 진행했는데, 오셔서 ‘잡지 보고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지역에서 우리 잡지를 보고 계시고, 참여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시는 거 같아요. 원래 우리끼리 재밌으면 된다고 생각했고 우리만 보는 줄 알았는데(웃음). 주민분들이 재밌게 보신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저희는 잡지를 200부 정도 찍는데 직접 배포를 하고 다녀요. 병원이나 관공서에 배포하니까 주민분들이 보신 거 같아요.


그리고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활동이 힘든 분들과 협업할 기회도 있었어요. 저희를 통해서 아카이빙을 하려고 하시는 등, 지역 안에서 협업 되는 부분이 보여요. 마을미디어가 협업, 확장의 플랫폼이 된 거죠. 마을미디어엔 소소한 마을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을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좋은 매개가 될 수 있는 거 같아요.


Q. 마을미디어 사업에 참여하면서 각 단체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서인식(구로마을TV) : 많이 지켜보고 계시는구나, 체감이 되죠. 그래서 잘해야 하는구나, 싶고…부담감이 좀 있어요. 활동 초기와 비교하면, 이젠 자연스럽게 구로구 내 시민단체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 거 같아요. 구로마을TV가 지역 사회 내 개별 단체들이 하는 일을 소개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자 스피커 역할을 한다고 인식된 거 같습니다.


심소영(문화플랫폼 시민나루) : 전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무 자르듯이 기존 활동을 끊을 순 없었어요. 저희는 2017년엔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진 않았고 시민협력 플랫폼을 시작했었는데, 1년 차에 ‘연결시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그리고 마을미디어가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소통 매체라고 생각했고 그 기조로 지금까지 성장해온 거 같아요.


작년부터 서울시 민민협력 사업을 하고 있어요. 시민나루가 대표 단체고 10여 개 단체가 함께하는데, 뉴딜일자리 참여자분들과 연결되고 상근자가 3~4명 정도 되는데 시민나루의 잡지 제작을 별개의 작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역과 시민들을 연결시키고 소통하는 거라고 생각하시죠. 저희가 일반적인 회사와 같은 조직은 아니지만, 각각 담당 업무가 생기고, 자기 미션을 가질 수 있게 되며 단체 내부에 시스템이 생기고 있는 게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는 구청에서 협치 기반 조성 민간위탁을 하는데, 협동조합이다 보니까 그것이 가능해서 수탁을 받았어요. 미디어 사업만으로 이렇게 된 건 아니지만, 지역 내 연결 사업이 구조화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거 같아요.


지금 학부모회, 도꼬마리, 공공급식센터 등 지역사회 내 다양한 단체와 함께하고 있어요. 미디어 분과 외 다양한 분과가 있지만 미디어 관련해서만 말씀드리면, 시민나루가 만드는 <마을이음> 외 공공급식센터와 함께 소식지도 같이 만들고 있어요. 마을기자단 분들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많진 않아도 활동비를 받을 수 있죠. 지역의 활동이 자원봉사로만 이루어지거나 운동으로만 연결되지 않고, 작지만 경제활동으로 연결되면서 나아가는 것도 변화하고 성장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 혼자만의 성과는 아니고 지역 내 단체들과 협업하면서 같이 이뤄낸 성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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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소영 (문화플랫폼 시민나루) 


동대문구에 시민단체는 많지만 연결고리가 약한데, 작은 단체들이 모여서 연대하고, 자기 역할을 찾아가고 있어요. 시민나루는 규모는 작지만 법인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동대문구 시민사회 안에서 연대 활동도 하고 연결 및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그리고 저희뿐 아니라 주변에서 미디어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소식지나 자서전 만드는 팀들이 모두 교육에 함께하기로 하셨어요. 학생들과 주민들이 함께 글쓰기 교육과 영상 교육을 듣고 생각을 공유하기로 했죠. 복잡한 동대문구에서, 마을미디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은경(프라이드그린토마토) : 단체 안에서의 변화는, 저희가 한 회, 두 회 잡지를 발행하며 소문이 좀 나서 교육을 부탁받는 경우가 있어요. 코로나19로 미뤄지긴 했지만, 저희가 배운 걸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양천구는 시민사회단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편인데, 프라이드그린토마토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라 의뢰가 들어온 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연결고리가 없는 분들이 좀 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글을 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거창한 문제의식을 나누지 않더라도요.


이렇게 혁신교육지구 사업에서 교육 의뢰도 들어오는 등, 자꾸 규모가 커지고 있어요. 올해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10기에 선정 되기도 했고요. 협업 제안이나 의뢰가 많이 들어오게 된 게 단체 내 큰 변화인 거 같아요. 저희는 차차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갈 예정입니다. 지금은 수익이 창출되어야 하니까, 공간 사업에서 매출을 만들어내고 미디어는 하나의 분과로 자리 잡을 거 같아요. 잡지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지점이 있으니, 앞으로 다양한 사업으로 뻗어나갈 예정입니다.



진행 정은경

사진 김창섭

속기 및 정리 김푸른


>>2부에서 계속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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