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잡지, 어디까지 해봤니?

마을잡지, 어디까지 해봤니?

작성자 최고관리자 기획 조회 374 작성일 2020.07.28

마을잡지, 어디까지 해봤니? 

- 성북구 마을잡지 집담회 후기를 기록하며...


김가희(호박이넝쿨덩쿨)


※ 본 글에서 매체명은 <>, 단체명은 ()로 표기합니다.


지난 7월 10일 오후 2시 정릉 동네책방 호박이넝쿨책에 성북구 마을잡지 <능말이야기>(능말이야기)의 이상림,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성북동천)의 차정미, <정릉야책>(호박이넝쿨덩쿨)의 김가희 세 명이 모였다. 공식적으로 세 팀이 함께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을잡지를 만들며 드는 여러 가지 고민과 생각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그동안 어떤 사람들이 마을잡지를 읽었을까 떠올려보며 마을잡지의 의미와 마을잡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을잡지를 어디 가면 볼 수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온 터라 마을잡지 아카이브와 유통에 대해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니 문제의 실마리도 보이고 앞으로 협력해서 해결할 과제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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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말이야기>는 9년,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는 6년 된 장수 마을잡지이며 <정릉야책>도 4년차를 맞이하며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 동안 잡지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아쉬운 점은 배포 이후에 어떤 사람들이 읽는지,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나아가 재밌고 흥미로운 잡지를 만들어 더 많은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크다. 하지만 마을잡지를 구독률 같은 양적 잣대로 평가해아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더 많은 독자를 만들고 좀 더 흥미로운 콘텐츠로 독자들에게 다가갈까 하는 고민은 모든 마을미디어의 고민이죠. 하지만 누가 보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냐? 이렇게 효용성이나 양적 숫자로 따지면 마을미디어는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을미디어의 의미를 이해하면서 개선점을 찾아가야한다고 생각해요.

<능말이야기>는 2013년에 시작했는데 그 당시 마을미디어는 마을을 기록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고 교육을 통해서는 대안언론에 대해 얘기했어요. 대형매스컴에 대항하는 의미가 컸는데 지금은 그런 성격이 많이 희석된 것 같아요.

잡지를 만들 때는 편집위원들의 모든 생각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잡지에는 편집위원들이 마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해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담게 되죠.”

- 이상림(능말이야기)

“어떤 주제와 내용을 담을지를 고민해요.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공감을 더 받을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접근하죠. 쉽게 말하면 이슈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이슈들이 있고 잡지가 나오는 시기에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이슈가 뭐가 있을까를 자연스럽게 고민해요. 일반 상업 잡지와 다르게 마을잡지는 잡지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하고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를 같이 나눌까를 고민한다고 생각해요.”

- 차정미(성북동천)

성북의 마을잡지는 마을미디어의 의미와 정체성을 고민하며 마을 주민들과 더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슈를 찾아 노력한다. 능말이야기의 상림 씨는 마을과 함께하는 실천을 강조하는 마을미디어 활동가이다. 



“저는 마을활동의 하나로 잡지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마을미디어에서 마을에 더 방점을 두는 편이죠. 마을 일이나 마을 이슈가 있으면 직접 참여해서 주민들과 함께하고 지원하는 것에 의미를 둬요. 정릉차고지 문제나 동구여중 사태 때에도 주민들 모임에 참여를 하고 기사로 전했죠. 그런데 많은 마을미디어단체들이 사업을 하다보면 콘텐츠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바빠지니까 오히려 주민들과 멀어지는 일이 생기는 딜레마에 빠지더라구요.”

- 이상림(능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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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차고지 주민토론회 취재(위), 동구여중 기자회견 취재(아래)



상림 씨는 성북에 있는 잡지 팀들이 모여 마을잡지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말한다. 단체 활동이 오래되었고 공적자금을 받아 활동가가 되었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된 것이다.

성북동천은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뭉친 주민 모임으로 잡지 사업 뿐 아니라 마을 이슈에 대한 공론화에 관심이 많았다. 정미 씨는 2018년 공공미술에 대한 공론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북의 예술가 모임인 <모모모>와 연합해서 문제를 제기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열변을 토하며 다양한 의견들을 펼친 모습을 보게 된 경험이 좋았다고 한다.


<동네비평 : 성북동 공공미술> 현장 기록 기사 보러가기


세 잡지의 특징을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능말이야기>는 동네 이슈를 잘 다루는 잡지이고 <정릉야책>은 인문학 마을잡지 성격이 강하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는 가게 이야기 등의 동네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데 전문가들이 많아서인지 잡지 톤이 안정적이고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성북동천은 올 한 해 마을잡지 제작 활동을 쉬어 가기로 했다.


“저는 2018년도부터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에 참여했는데요. 당시에도 성북동천이 마을잡지를 지속할지 고민이 있었고 그런 가운데 제가 새롭게 참여하게 된 거죠. 기존의 잡지 틀을 새롭게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쉽지 않았어요. 저는 처음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일단 기존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아요. 올해는 제가 개인적인 일로 마을잡지를 쉬게 되었는데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동안 활동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 차정미(성북동천)

고정된 틀을 갖는 것보다 유연하게 마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이 마을잡지 장수의 비결이 될 것 같다. 새로운 활동가들이 계속 양산되어야 잡지의 내용과 구성에 있어서 활력을 갖고 마을잡지 제작의 원동력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림 씨 역시 마을미디어가 해야 할 일로 활동가를 키워내는 풀뿌리 정신을 강조한다.


정미 씨는 우연한 기회에 친구를 통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마을잡지를 잘 보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마을잡지를 보는 사람들이 있구나 실감했다고 전해준다. 상림 씨의 경우도 시장에서 이런 마을잡지가 있어 하고 꺼낸 잡지가 <능말이야기>였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뿌듯해한다.


<정릉야책>은 주민들의 에세이나 시를 모집하여 싣고 있는데 생각보다 자신의 글을 잡지에 싣고 싶은 주민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다. 인문학 잡지로서의 성격이 강한 <정릉야책>은 이슈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주민 인터뷰를 통한 철학 및 가치관을 공유하거나 주민들이 직접 쓴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이야기를 다루는 게 특징이다. <정릉야책>이 올 해 잡지 등록을 통해 ISSN 신청을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잡지 유통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2019년에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는 인쇄매체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기록원에 인쇄매체를 기증하여 마을미디어 인쇄매체의 보존 및 열람이 가능하게 되었다. 온라인아카이브도 구축 중이라 마을잡지에 대한 접근성은 향상되리라 기대된다. 비슷한 예로 <성북동 사람들의 이야기>와 <능말이야기>가 정릉 청수도서관을 비롯하여 성북구 다수의 도서관에 공식적으로 잡지등록이 되어 있어 성북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호박이넝쿨덩쿨은 <정릉야책>을 잡지로 등록하여 ISSN 신청을 하고 성북구립도서관 측의 협력을 얻어 성북구에 있는 도서관에 잡지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당연히 능말이야기도 함께하기로 했다.


상림 씨는 “온라인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지만 단체에서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요.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차원에서 잡지 플랫폼 운영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와의 협력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마을잡지 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이야기를 나눴는데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와서 이런 자리가 유의미한 것을 증명했다. 우선 서로의 잡지에 성북구 인쇄매체에 이런 것들이 있다고 홍보하고 성북구에서 마을잡지를 만날 수 있는 곳에 대해서도 알리자는 의견을 나눴다. 세 단체가 함께 페미니즘 등의 사회 이슈를 정하고 공동으로 간담회를 열어 기사를 실어보자는 의견도 모았다. 성북에서 마을잡지 만드는 세 단체의 첫 만남은 서로의 경험담에서 시작해 함께 할 사업의 도출까지 이뤄낸 성과가 큰 시간이었다. 함께 하기로 한 일들이 잘 진행되어 2020년에는 마을잡지가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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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가희(호박이 넝쿨덩쿨)


정릉 동네책방 호박이넝쿨책_야책에서 책과 사람을 만나며 마을잡지 <정릉야책>을 만들고 있다. 지금처럼 즐겁게 공부하고 글쓰며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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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마을잡지, 어디까지 해봤니” 

마을잡지를 만들기 시작한 지 4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잘 만들고 있는지 확인받고 싶고, 더 많은 주민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누가 어떻게 잡지를 읽을까?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까? 더 좋은 유통 방법은 없을까? 이웃잡지에 물어보자는 소박한 마음에서 성북구 마을잡지 세 팀이 모였다.


<능말이야기> 

성북구 정릉동 <능말이야기>는 2012년부터 매년 1회 마을잡지를 발행, 2020년 현재 7권의 작은 잡지를 만들었다. <능말이야기>의 주민 회원들은 오랫동안 북한산 자락 아랫동네 정릉동에 거주하며 지역과 지역주민에 애착을 가지고 마을활동을 해오고 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

지역 이슈는 물론 역사, 문화, 주민들의 일상을 나누는 마을잡지다.

다음의 온라인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브런치 http://me2.do/xrE2exLh

- 카카오톡 채널 성북동천

- 이메일 seongbukdong.town@gmail.com


<정릉야책>

정릉 아리랑시장 동네책방 호박이넝쿨책에서 만난 주민들이 일상을 담은 에세이, 문학, 인터뷰 등을 통해 삶과 철학을 나누는 마을잡지이다. 책방 호박이넝쿨책과 https://hobakbook.tistory.com/에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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