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미디어, 시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의 근간

마을미디어, 시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의 근간

작성자 최고관리자 센터 소식 조회 288 작성일 2020.07.17

마을미디어, 시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의 근간

2020 <마을미디어 성과측정 사업> 사전간담회 시리즈① - 지역연계형 



>>1부에서 계속 (링크)




“우리 구에 농인이 얼마나 되냐” 묻는 행정…

조회수만으로 측정되지 않는 가치에 주목해야


Q. 각자 소속된 단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본다면요?


김진숙(라디오금천) : 라디오금천은 기획은 잘하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실전에 좀 약해요. 아이디어는 풍부한데 실행에서 좀 막히죠(웃음). 활동 기간이 길어지니 도전해보고 싶은 건 많아지는데, 흔히 성과라는 건 조회수가 얼마나 나오는지, 구성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로 평가되잖아요. <금천 수어 방송>을 공모 사업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담당자가 ‘농인이 금천 구민 중 몇 퍼센트나 되냐’고 묻더라고요. 농인이 우리 지역에 얼마나 되고, 방송을 누가 얼마나 보는지 묻고 다수의 금천 구민에 해당하는 사업이 아니면 신청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소수를 위한 방송은 어디에서도 해주지 않아요. 라디오금천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라디오금천의 장점은 ‘꾸준함’이라고 봅니다. 주 2회 뉴스도 내보내고, 코로나19로 잠시 중단했던 방송도 재개했어요.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잘 움직이죠.


이경숙(와보숑) : 와보숑도 정기적으로 꾸준히 콘텐츠가 나온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지역 이슈와 정보를 잘 전달한다는 것도요. 그래서 와보숑에 호기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요. 영상은 시각적으로 주목하게 되는 것도 있고요. 그렇지만 마을미디어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조회수도 저조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미디어 교육을 하면 라디오는 대부분 후속 활동을 하는데 영상은 꼭 그렇지 않아요. 스무 명이 교육을 수료하면 후속 활동을 하는 건 한두 명 정도에요. 사람이 적다 보니 편집작업에 어려움이 많죠.

그리고 라디오금천과 반대로, 와보숑은 실행력과 기술력은 갖췄지만, 창의적인 기획이 잘 안 나와요. 타 방송과 비교해보면 비교가 확 되죠. 외주사업을 할 때 클라이언트들도 비교를 많이 하시고요. 외주사업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예산 관련해서 갈등도 겪고 있어요. 가격 매뉴얼을 요구하는 클라이언트들이 있는데 영상 퀄리티나 길이에 따라 예산은 천지 차이거든요. 가격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내부에서 아직 고민 중이에요.


박은미(은평시민신문) : 은평시민신문엔 자부심이 있어요. 마을미디어 활동 성과를 증명할 때, 조회수나 방문자 숫자는 물론 중요하죠. 은평시민신문은 종이 신문과 인터넷 기사 발행을 함께하는데 요즘은 pc 접속보다 모바일 접속이 대부분이에요. 조회수를 볼 때 그런 변화에 맞춰 점검하는 게 중요해요. 물론 조회수 이외 내용적인 성과도 굉장히 다양하게 측정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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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변화를 만든 경험이 곧 마을미디어의 성과


Q. 다른 사람에게 마을미디어 활동의 성과를 설명해야 한다면, 어떤 걸 얘기할 수 있을까요?


김진숙(라디오금천) : 신뢰를 주는 건 꾸준함이라고 생각해요. 쉬지 않고 꾸준히 방송을 만드니까 기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사실 효율을 추구한다면 기술력 있는 사람이 후다닥 만드는 게 시간 절약이 되긴 하는데…인력은 항상 부족하니까, 새로운 참여자가 기량이 늘고 숙달될 때까지 기다렸죠. 현재는 오퍼레이팅이나 엔지니어링이 가능한 인원이 6명 정도로 늘었어요. 원래 3명 정도였으니 두 배 늘은거죠.


이경숙(와보숑) : 와보숑도 마찬가지에요.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활동의 성과죠. 작년엔 새로운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며 기술력도 강화되었고요. 그리고 와보숑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활동가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다양한 세대가 함께 하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봐요. 또 성북구의 다양한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요. 한 달에 두 번, 정기 기획 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만난다는 것도 그렇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장점이죠.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성과로 제시할 수 있고요.


박은미(은평시민신문) : 은평시민신문이 제2창간을 선언하며 “지역을 자극하고 지역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문구를 썼어요. 은평시민신문이 ‘사학비리 백화점’이라 불리는 충암학원 문제를 보도한 게 10년도 넘은 일이에요. 현재는 구재단이 쫓겨나고 임시 이사가 활동하고 있죠. 교육청도 충암학원의 문제를 알고 있지만, 행정이 움직이라면 증거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때 저희가 보도한 기사를 많이 참고했다고 하더라고요. 은평시민신문은 직접 학생들을 만나서 학교 상황에 대해 리얼한 보도를 수십번 했어요. 저희만의 노력으로 변화가 일어난 건 아니지만, 기여한 건 분명하죠. 그리고 대선이나 총선은 전국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많이 보도되지만, 지방선거의 경우 그렇지 않잖아요. 이런 보도도 지역 신문이 하고요.

작년엔 은평구가 ‘서북3구 공동협력사업’ 중 하나로 미혼남녀 만남 행사를 추진한 것을 기사를 썼어요. 기사를 통해 그 행사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는데, 나중에 주최 측에서 연락이 와서 부적절한 행사라는 걸 인정했어요. 그리고 내부적으로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앞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신경 쓰겠다고 답했죠. 이런 식의 성과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다만 은평시민신문의 약점은 재정 구조가 취약하다는 거죠. 신문 제작에 시간을 거의 다 쓰는데, 돈을 벌기 위해 또 다른 일을 하는 건 감당하기 어렵다는 한계와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을미디어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꾸준히 기여하고 있는지 주목해야


Q. 각 단체에서 사업 참여의 성과를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김진숙(라디오금천) : 뉴스라인 팀을 예로 들면, 정기적으로 만나 내부회의를 통해 콘텐츠 점검을 하고 공유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정체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경숙(와보숑) : 정기 기획 회의에서 뉴스나 영상에 대해 서로 피드백해요. 그래서 수정이 이루어지고 업로드 하는 구조예요. 상반기와 하반기에 워크숍 등을 통해 자체 평가도 해요. 미디어 교육 같은 경우는 만족도 조사를 하고요.


박은미(은평시민신문) : 성과 점검은 이사회, 편집위원회, 상근자 회의 등 다양한 회의를 통해서 하고 있어요. 이때 성과만 본다기보단 콘텐츠와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Q. 만약 다른 마을 미디어의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해야 하면, 어떤 기준으로 살펴보실 거 같나요?


김진숙(라디오금천) : 전 웬만한 마을미디어 단체 계정은 다 구독하고 있어요.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해야 한다면, 기획과 업로드 빈도를 중심으로 살펴볼 거 같아요.


이경숙(와보숑) : 저도 콘텐츠가 얼마나 자주, 정기적으로 올라오는지를 먼저 볼 거 같아요. 그리고 지역 의제가 잘 담겨있는지, 이웃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등 콘텐츠 내용을 중심으로 보게 되죠.


박은미(은평시민신문) :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보겠죠.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처음부터 큰 영향을 미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요. 엄청난 특종을 발견하거나 만들어낸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요. 꾸준히 활동하고, 그 활동이 몇 년간 쌓이면 언젠가 회자되는 순간이 있어요. 전 마을미디어를 통해 개인의 변화를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과라고 할 땐 개인의 성장보다는 각 단위들이 마을에 어떻게 기여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동기도 물론 중요한 출발 지점이지만, 지역에 대해 공부하고, 얘기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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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예산, 공간 지원 절실… 

마을미디어의 공공성 부각하는 노력도 필수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마을공동체 소통과 활성화를 위한 마을미디어의 성과를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김진숙(라디오금천) : 일단 예산 지원이 절대적이에요. 단체를 자력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어려워요. 단체가 열악하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지원해달라고 하면 입을 다물어요. 우리가 가짜뉴스 못 만들어서 안 만드는 거 아니거든요. 마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마을을 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거죠. 해마다 없어지는 단체도 있는데, 인건비나 예산, 공간 지원을 다 막아놓고 알아서 크라는 건 너무 가혹합니다.

예산 지원과 더불어 콘텐츠 노출의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지역과 뭔가 단절되어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구청 매체나 학교 같은 곳에 노출이 되면 좋을 거 같아요. 요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분들도 많잖아요. 저희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서로 상부상조 하면서 커나가면 좋겠어요.


이경숙(와보숑) : 안정적인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공간과 활동가 인건비가 보장되면 마을미디어 단체들이 계속 조직을 운영할 수 있어요. 그 외에 앞으로 우리 단체가 쭉 계속될 수 있다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필요할 거 같아요. 활동하면서 재미있고 행복해야 하잖아요. 긍정적으로 미래를 전망할 수 있고, 구성원들이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게 성과 발전에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은미(은평시민신문) : 예산이 제일 중요하죠.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예산을 달라고 할 땐 그럴만하니까 달라고 해야 하잖아요. 이때 그럴만한 내용이 뭔지 만들어놓아야 해요. ‘과거 DJ가 꿈이었다’는 개인적인 동기도 문화적인 측면에서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론 한계가 있어요. 마을미디어가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요즘 다른 지역 취재를 다니는데, 수도권 이외 지역은 인구가 압도적으로 적어요. 인구 대비로 봐도 수도권에선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활발히 나와야 하는 데 그런 구조가 없어요. 서울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자치구 단위의 지역 신문이나 미디어가 잘 없잖아요. 그들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직접 목소리 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게 행정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근간이기도 해요. 서울에 중앙 언론이 아무리 많아도 지역의 이슈는 거의 다루지 않잖아요.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마을미디어는 당연히 지원받아야 한다고 보고, 지원 방식에 대해선 좀 고민되는 지점이 많습니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연말 성과 공유회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아요. 마을미디어의 공공성이 잘 부각되지 않는 거 같아서요. 마을미디어의 공공성을 부각하고, 강화할 수 있는 성과 공유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각 지역에서 마을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얘기하는 시간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끝 -


진행  정은경

사진  이세린

속기 및 정리  김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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