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들을 위한 디지털 멍석 깔기 – 강북FM 방구석 랜선 콘서트

#코로나대응 #강북구공동체라디오 #음악방송

2021-01-13

[편집자 주] 2020년도 올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연말이 되도록 기세가 꺽이지 않고, 우리의 일상은 이제 비대면이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2020년 한해 웹진 마중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마을미디어>를 주제로 마을미디어에서 시도해온 다양한 비대면 활동 사례를 소개해 왔습니다.

마지막 사례로는 코로나19로 설 곳을 잃은 지역 예술인들에게 온라인 공연장을 제공해준 강북FM '방구석 랜선콘서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음악인들을 위한 디지털 멍석 깔기 
– 강북FM 방구석 랜선 콘서트  

 

김선영 (강북FM)

 


예상치 못한 전염병 사태로 전세계가 말 그대로 멈춰버리는 경험을 했던 올해 상반기였다. 봄, 초여름을 지나고도 축제와 공연은 연일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주변 지인들 중에서도 음악인들의 시름은 늘어만 갔다. 내가 속한 합창&오케스트라단의 연습 일정도 무기한 연기되고 있던 터, 그저 답답해하고 있을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 멍석을 깔아보기로 했다. 방구석 랜선 콘서트 기획을 좀 더 구체화하고 6월부터 연주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반응은 뜨거웠다. 무려 30여개의 팀이 지원한 것이었다. 게다가 강북구 지역을 넘어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쟁쟁한 음악예술인들이 음원과 영상 링크를 담은 메일을 보내왔다. 

 

 

방구석 랜선 콘서트 출연자 모집 홍보물

방구석 랜선 콘서트 출연자 모집 홍보물
 
 
 

순탄치 않았던 준비 과정, 최고 난이도는 음향에 있었다 

실무자 회의를 통해 포크음악, 재즈, 인디밴드, 아일랜드 전통음악, 클래식 음악 장르의 최종팀을 선정했다. 이어서 각 팀에 연락을 취해 대략적인 날짜와 공연 장소를 협의했는데, 결과적으로 함수방 (함께 사는 수유1동 주민사랑방), 수유리 스페이스, 강북FM 스튜디오, 포네 커피 하우스로 결정되고 차례대로 라이브 중계가 진행되었다. 

 

방구석 랜선콘서트 1회 소리셋 팀과 수유1동 함수방

 

 

공연장소와 필요한 장비 일체는 공연팀에서 준비하는 조건이었기에 매번 다른 환경에서 일관되게 질 좋은 영상과 음향을 송출한다는 것은 온라인 중계를 지원하는 입장에서 도전이자 무모한 모험이었다. 먼저 화면 구성에 있어서는 전체 풀샷, 출연진과 악기 클로즈업을 담기 위해 2대 이상의 카메라를 사용했는데 카메라 수 대비 전문 인력이 추가적으로 배치될수록 현장 중계가 훨씬 수월했다. 세밀한 사전 작업에 시간을 투자하면 투자할수록 알찬 실시간 방송 결과물을 낼 수 있었는데, 예를 들면 출연진의 동선을 미리 파악해서 카메라 구도와 화면을 미리 구성해보거나, 연주될 곡의 제목, 가사 자막과 돌발 상황을 대비한 화면 조정 메시지 등을 담은 이미지를 컨셉에 맞게 제작하는 작업과 전체 리허설은 최소한으로도 꼭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특히 음악 방송을 기획한 만큼 현장의 음향을 깨끗하고 잡음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기술 지원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이는 올해 마지막 랜선 콘서트 리허설 때까지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다행히 여러 조언을 구한 끝에 당일 현장에서는 무난한 음향 상태로 중계할 수 있었다. 

 

 

 방구석 랜선콘서트 2회 재즈 싱어송라이터 이훈주 편, 다양한 화면 구성을 시도하다보니 다소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방구석 랜선콘서트 3회 카키마젬 촬영 현장

 

 

코로나 시대에 예술가와의 협업, 동네 공간의 재발견 

강북FM 방구석 랜선콘서트는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기에 온라인 생중계와 공연료를 지원함으로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주민들을 연결해보려는 시도로 시작되었다. 찾아가는 라이브 방송이 어느 정도의 기획력과 기술적인 준비를 요하는지는 수십 회의 리허설과 현장 중계를 거쳐서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 이상 ‘접촉’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는 예술가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로 협업하며 단체의 역량도 성장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를 앞으로 어떻게 견고하게 하고 확장할지는 더욱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이번 방구석 랜선 콘서트를 진행하며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긍정적인 반응을 경험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깝고 익숙한 장소에서의 안전한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로컬’ 트렌드를 목격한 셈이다. 로컬에 숨겨진 이야기와 그 지역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고민해볼수록 코로나 시대에 재발견되고 있는 ‘동네’의 가치를 더욱 드러내는 것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구석 랜선콘서트 4회 강북FM 스튜디오에서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된 아일랜드 음악여행 간아늠 편

 

 

쿤스트 앙상블의 랜선콘서트와 함께하는 2020 강북FM 연말 힐링 공개방송

 

 


 

필자소개

 

썬피디

부캐가 각광받는 좋은 시대를 타고나 원 없이 공부하고 돈 벌고 노래하는 프로 공부러, 프로 리스너.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부터 강북구공동체라디오 PD로 활동하며 추가 능력치를 획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