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_이슈] 모든 마을미디어들이 무병장수하는 세상, 부산에서부터 만들자! –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 개최


복성경 (부산민언련 대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힘이 됐어요.”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에 참여한 마을미디어 제작자들의 한결같은 소감이었다.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은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온 마을미디어를 서로 격려하고 누적된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 또 마을미디어가 계속 되려면 마을을 넘어 마을미디어를 고민하는 모두가 함께 연대해야 하는 것도 공감하는 자리였다.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은 11월 22일(수) 오후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렸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부산민언련)은 올해로 네 번째 마을미디어 한마당을 열었는데, 마을미디어 현황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였다.

▲ 정수진 마을미디어연구소장

 첫 순서는 정수진 마을미디어연구소장의 특강 ‘부산 마을미디어 오늘을 말하다’였다. 정수진 소장은 부산지역 마을미디어 조사 사업 결과를 정리해 숫자로 현황을 공유했다. 올해 부산지역 마을미디어의 두드러진 특징은 ‘청년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부산 청년 팟캐스트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부달라)>와 청년 잡지 <지잡>은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었고, 반송의 청년 신문 <반반신문>은 올해 <반반미디어>로 확장하고 있다. 팟캐스트 <청바지(청년 바로 지금)>의 등장과 <참여TV>에서의 청년 기자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또 올해 부산민언련 마을미디어연구소가 연중 3회에 걸쳐 마을미디어 네트워크를 준비하는 모임을 시도해 온 것도 의미있게 평가했다. 마을미디어 간 교류와 마을미디어 제작자의 역량 강화에 기여한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돼야 할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2017 부산 마을미디어의 수확, 청년 제작자들의 약진

 청년 미디어 제작자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보람은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의 큰 수확이었다. ‘지역, 청년 그리고 미디어’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쇼는 참석자들의 호응이 컸다. 부산지역 마을미디어 중 대표 청년 미디어라 할 수 있는 <반반미디어>의 김영준, <참여TV>의 김세윤, <지잡>의 이다솔, <부달라>의 김미지, <청바지>의 방선애 씨가 이야기 손님으로 나와 마을미디어 경험을 나누었다.

 ▲ ‘지역, 청년 그리고 미디어’ 토크쇼

 김영준 씨는 <반반미디어>가 지역 거점 미디어로서 지역에 대한 애정만큼 미디어에 대한 애정도 뜨겁다며 마을에서 활력소가 되는 미디어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 점이 소득이고, 청소년 기자들의 참여를 북돋우고 그들과 함께 학교에 찾아가 결과물을 배포하는 일은 무척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참여TV>의 시민기자로 활동하다 현재 부산참여연대 활동가로 변신 중인 김세윤 씨는 지역 주류 언론이 놓치고 있는 부산 이슈를 담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면서 청년들끼리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초창기와 달리 현재 스튜디오를 이용한 방송이 이뤄지지 않아 고민이라며 청년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TV>에 참여해 지역 이야기를 해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지잡>이다솔 편집장은 경성대 페미니즘 동아리, 부산교대 총장 논란을 보도하면서 현장을 지키던 대학생들이 취재가 힘이 되었다고 말해줄 때 보람 있었다면서 글 쓰는 일이 어렵지만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하면 좋은 글이라 생각하고 두려움 없이 쓰려고 한다는 경험담을 풀어 놓았다. <지잡> 기자단 속에서 개별 기자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며 청취자의 호응을 얻고 있는 <부달라>김미지 씨는 “팟캐스트를 만들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누구나 방송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이 더 확충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올해 첫 방송을 시작한 <청바지> 방선애 씨는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청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미디어 제작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즐기면서 방송할 수 있길 희망했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관심사나 나누고 싶은 아이템으로 미디어를 만들고 싶어하고 나름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글쓰기가 어렵고 기술이 부족하고 조직 내 갈등이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이 모이지 않는 것과 재정 지원이 없는 것이었다. 열정은 있으나 열정만으로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청년들이 재정과 시설 걱정 없이 콘텐츠와 소통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적 지원이 확대되는 것이 공통된 요구였다. 청년들의 거침없는 토크는 함께 하는 마을미디어 제작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마을미디어에 발을 담궈 본 사람이라면 청년들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모두의 고민이자 바람이다.

 ▲ ‘숨쉬기’ 코너

 짧은 시간이었지만 쉬어가는 마당 ‘숨쉬기’ 코너는 참석자들이 한데 어울리는 신나는 시간이었다. 잠시 헬스트레이너를 꿈꿨던 부산민언련 복성경 대표가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을 알려주며 몸을 풀었다. 몸을 쓰는 데에만 바쁘고 풀지 못하는 마을미디어 생산자와 강사들에 대한 배려였다. 다양한 연령의 마을미디어 생산자를 하나로 묶기 위해 신나는 댄스 음악을 틀어 놓고 마음가는 대로 흔들어 보았다. 서로의 모습에 환호를 보내기도 했고 웃음꽃이 피어나기도 했다. 어쩌면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온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자유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내년에는 마을미디어 생산자들이 마음껏 웃고 떠들 수 있는 힐링 타임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모두 함께 만든 부산 마을미디어 공동선언

 드디어 마지막 순서.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의 절정이었던 ‘공동선언’의 시간. 참석자 40여 명이 함께 만드는 공동 선언문이었다. 보통 공동 선언문은 주최측이 미리 준비해서 낭독하는 형식이다. 기껏해야 서너 사람이 공동 선언문을 나눠 읽는 형식이다. 그런데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은 달랐다. 참석자들은 미리 나눠준 색마분지 위에 ‘마을미디어 발전을 위한 과제나 바람’을 솔직하게 썼다. 마을미디어를 오래 만들어 온 사람, 얼마 되지 않은 사람, 노년이든 청년이든 중년이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썼다. ‘이것 하나만 해결되면 정말 마을미디어 잘 나갈 텐데’ 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원하는 마을미디어 정책을 글로 표현했다. 그리고 모두 무대 앞으로 나와 다같이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 선언’을 완성하였다.

▲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 ‘공동선언’

– 청년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게 지자체, 기관, 대학, 어른들이 하나되어 지원하자!
– 정부는 노인복지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고 마을미디어를 지원해주길!
– 무료로 쓸 수 있는 녹음 시설을 증설해서 더 많은 미디어를 만들 수 있도록 해 주세요!
– 청년 미디어 파티 원츄!
–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부산시는 돈 쫌 지원해 주세요!
– 미디어센터는 더 많은 마을미디어 교육을 지원하라!
– TV에 마을미디어가 나왔으면 좋겠어!
– 1구 1마을라디오!!
– 마을미디어 처음 만들 때만 지원하지 말고 꾸준히 지원하라!
– 모든 마을미디어들이 무병장수하는 세상, 부산에서부터 만들자!
– 마을미디어 네트워크 함께 만들어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마을미디어를 일구고 지켜온 사람들. 그들은 여전히 마을미디어를 원한다. 내년엔 더 자주 교류할 수 있길 바라며 서로 살아남기를 기원했다. 그 소박한 바람으로 2017 부산마을미디어 한마당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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