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_리뷰] 영화 ‘나의 시 나의 도시’ 리뷰

By | 2018-05-08T12:51:07+00:00 10월 4th, 2017|카테고리: 4_알아두면모음, 리뷰, 블로그|0 Comments

나의 시 나의 도시 리뷰

주원호(관악공동체라디오/마을미디어매니저)

 

작품의 줄거리

이 영화의 주인공 12살의 흑인소녀 프란신 발렌타인이다. 그녀는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4살 때 과테말라 안티과에서 캐나다 레슬리 니마크 지역의 임대주택단지로 이주했다. 가족 모두 이주를 할 수 있는 충분한 비용이 없었기에 어머니를 안티과에 두고 아버지와 단 둘이 캐나다로 이주했고, 지금은 84살의 할머니와 할머니가 입양한 2명의 삼촌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와 일을 해야 하는 아버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삼촌들 대신 가정 일을 분담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늘 어머니의 부재를 신경 쓰고 있고, 어머니를 그리워하지만 연락이 잘 되지는 않는 듯하다.

 

 

그녀는 인생의 대부분을 살아온 빌라웨이즈 지역을 사랑하고, 그 속에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이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은 곧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마을 여기저기에 재개발에 대한 안내판과 새로 건설될 마을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판이 세워진다. 재개발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주민들에게 재개발 기간 동안 잠시만 마을을 떠나있으면 재개발이 끝난 4년 후 더 나은 환경의 집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프란신은 그런 이야기가 허황된 이야기라고 느끼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도 매월 나오는 월세를 감당하기조차 어려운 환경인데, 새로 지어질 집으로 이전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는 이번에 마을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녀는 지역에 위치한 발라웨이즈 아트스튜디오에서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가사를 쓰고 이를 바탕으로 가락을 붙여 노래를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평소 새로운 것을 만드는 활동을 좋아하는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노래를 만들어서 직접 녹음하는 단계에 이르자 약간의 문제가 생긴다. 그녀는 창작은 좋아하지만 자신의 창작물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함께하는 선생님, 친구들과 작은 갈등을 겪기도 한다.

선생님과 친구들은 그녀에게 사람들 앞으로 나설 것을 권유한다.

‘스스로 창작을 하는 것에 만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의 작품을 알아주는 사람들과 작품을 나눠야 너의 창작이 더 발전할거야’

‘네가 여기서 나서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실망할거야. 왜 너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니?’

하지만 그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잖아요.’라고 선생님에게 이야기 하며, 녹음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고, 선생님은 그녀에게 계속 시도하고 연습하라고 조언한다.

 

 

그 와중에 재개발을 위한 준비는 계속 되고 있다. 그녀는 타임캡슐을 만들어 ‘과거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고 적는다. 그리고 그 안에 빌라웨이즈 공동체의 모습에 대한 내용을 넣어서 집 앞뜰에 묻는다. 그리고 본인이 부를 노래의 가사를 완성한다.

 

결국 녹음 일정 마지막 날. 그녀는 계속 노래를 부르는 것을 망설인다. 하지만 선생님의 계속 된 설득 끝에 겨우 입을 떼고 본인이 만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여기 거리에서는 네가 무얼 가졌든 상관없어

네가 누구든 뭘 가졌든 상관없어

우린 어른이 아니지만 상대하기 쉽지 않을 거야

우린 쉽지 않을 거야 그게 바로 우리니까

 

지역공동체 안에서 이뤄진 성장

프란신은 창작하는 것 좋아한다. 또한 예술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욕구가 왕성하다. 미술관으로 견학을 가서 그녀는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한다. 학교 성적도 나쁘지 않고, 선생님의 평가도 좋다. 하지만 자신의 창작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소개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프란신이 이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본인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할머니, 아버지는 물론 빌라웨이즈 아트스튜디오의 선생님과 친구들이 모두 그녀를 지켜보고 조언해주며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가 마지막 녹음 일에 프란실이 녹음에 참여하도록 담당선생님이 프란실을 계속 설득하는 장면이었다. 여전히 본인의 노래를 다른 사람 앞에서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프란실이 녹음에 참여하여 노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선생님은 강압적으로 재촉하지 않고, 오랜 시간 그녀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며 설득했다. 이런 노력 끝에 프란실은 마음을 열고 멋지게 본인의 노래를 불렀고, 무사히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 사실 영화에서는 길지 않은 몇 개의 컷만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실제 설득하는 시간은 무척 길었을 것이다. 그냥 선생님이 시키면 아무 말 없이 따라야 하는 식의 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두렵다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프란실과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고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이야기해서 풀어내는 선생님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프란실은 빌라웨이즈라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 그 안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래서 그녀는 공동체를 사랑하고 그 공동체가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재개발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그녀는 본인이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한다. 마을의 모습을 기록해서 타임캡슐을 남겼고, 공동체 행사에 참여해서 활동하고 교류한다. 또한 본인이 만든 노래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다지기도 한다.

 

영화의 감독 찰리오피서는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무대인사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기술팀에게 부탁합니다. 영화 처음 시작할 때 소녀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관객들에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으니 볼륨을 더 높여주세요. 그리고 관객여러분. 처음에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작게 웅얼거리며 이야기 하던 소녀가 마지막에 얼마나 당당하게 큰 소리로 이야기 하고 있는지 주목해서 영화를 봐주세요.’

 

감독의 이야기와 같이 영화를 보면서 프랭신이 점차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하며 도전하는 것을 망설였던 소녀는 마지막에 시의회에서 재개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밝힌다. 그리고 의원들로부터 많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는 하나의 공동체가 구성원 개개인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지, 특히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이 영화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현재 내 주위에 함께 하고 있는 공동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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