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2017 마을미디어 봄인사 –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센터장 이주훈

By | 2018-01-05T18:47:53+00:00 4월 3rd, 2017|카테고리: 01_센터소식, 6_소식|Tags: , , , , , |0 Comments

안녕하세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센터장 이주훈입니다.

 

마침내 4월 새봄이 찾아왔습니다.

올 봄은 참으로 힘들고 어렵게 온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우리의 열정과 열망을 모아 간절히 바랬던 그 봄이 온 것은 맞나요?

어쩌면 우리가 봄을 데리고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봄이 제 발로 찾아왔던, 강제로 소환했던 어쨌든 새 봄은 새 봄입니다.

여러분들 모두에게 새 봄만큼 화사한 일들이 가득하기를 바래봅니다.

 

마을미디어사업도 6번째로 맞는 봄입니다.

1년생으로 시들 것 같았던 마을미디어였지만 우리는 매년 긴 겨울을 견뎌냈고, 새 봄이 오면 늘 그렇듯이 새 싹을 틔우며 또 다른 꽃망울을 피우며 다년생으로 성장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큰 도약을 준비해야합니다. 그간 햇빛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토양의 기운부족으로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큰 제약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촛불 민심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 요구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소통체계의 혁신과 변화입니다. 기존 주류미디어의 한계와 폐해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 국민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 스스로, 시민들의 눈으로, 마을주민들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하는 마을공동체미디어가 새로운 소통체계의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아르헨티나의 공동체미디어

2004년 아르헨티나 시민사회는 광범위한 논의 끝에 공동체미디어에 주파수의 1/3, 예산은 1/10을 배정하는 것으로 법을 바꾸었습니다. 근 10년이 걸린 긴 싸움이었지만 결국에 법제화에 성공했고, 대부분의 남미국가들이 이러한 모델을 따르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미디어는 이러한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을공동체미디어에 대한 시민권 주장을 넘어서 당당한 소통과 성찰, 생활정치와 자치분권의 핵심적 권리로서의 커뮤니케이션권리를 주장해야 할 것입니다. 소통의 권리,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권리 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소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해야합니다.

사람들이 소통하고 주장하고, 그 주장이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평가되어지는 전 과정에 대한 참여가 조직적으로, 제도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권리를 제 4세대 기본권으로 주창하고 이 권리에 기반을 두어 사회시스템을 재구성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앞서 이야기한 남미의 여러 국가들에서와 같이 사회적 자산인 주파수에 대한 과감한 1/3배분전략이라던지, 그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전체 공적자금의 1/10을 배정하는 것과 같은 혁신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남미의 어느 나라보다 대안적 미디어운동의 역사가 깊고 넓습니다. 또한 과학기술혁명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중의 하나입니다. 광통신망의 보급, 휴대폰의 보급, 미디어교육의 활성화 등…. 이제는 실천적으로 이를 제도화하는 과감한 상상력과 정교한 기획이 필요한 때입니다.

 

단순히 비료를 더 달라고, 물을 좀 더 자주 달라고 보챌 것이 아니라, 우리가 튼튼한 묘목을 심을 땅을 달라고 요구하고, 그 땅에 비쳐질 더 강한 햇빛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합니다.

빼앗긴 들에 온 봄은 봄이 아닙니다.

우리가 빼앗긴 들을 되찾아야 봄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작은 이해관계를 넘어 보다 근본적인 요구를 만들어내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나갑시다. 우리가 살아갈 들을 되찾아 새봄을 맞이합시다.

 

오늘 우리에게 온 이 햇살이 진정 우리가 찾아올 그 봄 햇살이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2017년 4월 이주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