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프로그램 진행자 연합 기획방송 (1)

 


[편집자 주] 짧게는 4년, 길게는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을라디오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청취자와 만나온 마을라디오 진행자들이 있습니다. 웹진 마중에서는 이 분들의 공로를 기리고 그간 진행해 오신 방송의 의미를 조명하고자 마을라디오 진행자 4팀이 함께하는 연합방송을 준비했습니다. 마을라디오 진행이 200여 회에 달하는 장수 프로그램의 진행자들과 함께, 가재울라듸오의 장수프로그램 <가재울음악수다방> 봄디의 진행으로 나눈 이야기들을 기사로 갈무리하여 전합니다.


 

 

[현장 스케치 영상 보기] 

 

[생중계 영상 다시 보기]

진행 봄디 (김춘광) 녹취 이경진

사진 황지태 영상 와보숑

생중계 가재울라듸오 장소 동작FM

기획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봄디 (김춘광) / 여러분 안녕하셨죠? 오늘 음악수다방은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와 함께하는 기획 특집 방송, 장수 프로그램 진행자들과 함께하는 장수프로그램 특집을 콜라보 방송으로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마을미디어를 제작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마을미디어의 의미에 관해서 서로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팀씩 방송 소개와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티나 (정수임) / 안녕하십니까. 저는 동작FM <하이파이브1040> 215회째 방송 중이고요, 첫 스타트를 끊었던 티나 정수임입니다. 방송을 처음 시작한 것이 7년 전인데, 지금은 20대 청년으로 자란 저희 아이들이 당시 사춘기 때였어요. 사춘기 때는 정말 막돼먹은 게 있잖아요? (웃음) 저는 그걸 참지 못해서, 고민을 하다가 마을에서 이렇게 사춘기 청소년에 대해 알 수 있다고 해서 방송을 하러 오게 됐어요. 10대의 자녀와 40대의 부모, 그래서 1040입니다.

홍재응 / 강서FM 홍재응, 이명화의 <웰다잉 노래인생> 홍재응입니다. 저는 2015년 9월 22일날 처음 웰다잉 방송 1회를 녹음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홍재응의 웰다잉, 이명화의 노래인생이 각기 다른 방송이었는데, 웰다잉이라는 것이 잘 죽자는 것이 아니라 그러기 위해 결국 잘 살자는 이야기인데, 조금 생소하잖아요. 그래서 강서FM 국장의 아이디어로 두 방송이 합작을 해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명화 / 같이 진행하고 있고요, 저는 노래 강사로서 방송 앞부분에 살짝 무거운 주제를 이야기하면 뒤에서 분위기를 팍 띄워주는 양념 역할을 합니다.

은반디, 달의꿈 / 안녕하세요~ 와보숑FM <골목 안 책방> 은반디, 달의꿈입니다.

은반디 / 저희는 2015년 9월 15일에 첫 방송을 했고, 어쩌다보니 200회까지 달려오게 되었어요. 골목 안 책방은 책을 소개하는 방송이에요. 마을에서 책방이 계속 살아있고, 사람들 사이에 콘텐츠가 계속 유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책이 아니어도 우리 마음에 좋은 책들을 소곤소곤 나누고 싶어서, 대로에는 없고 골목 안에 있는 <골목 안 책방>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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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보숑FM <골목 안 책방> 은반디, 달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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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FM <웰다잉 노래인생> 홍재응,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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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재울라듸오 <음악수다방> 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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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작FM <하이파이브1040> 티나

 

봄디 / 질문 하나 드리면, <하이파이브 1040>은 청소년 대상으로 해야 하잖아요. <웰다잉 노래인생>은 또 어르신들 대상으로 해야 되고. <골목 안 책방>은 책을 좋아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각자 대상에 맞춰 주제를 선택하기가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티나 / 저는 주제보다는 게스트 섭외가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저희가 직접 다 섭외를 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 같은데, 그 아이들을 어떻게 방송 나오라고 다 꼬셨나 싶어요. 그런 식으로 영업을 뛰었으면 돈 많이 벌었을 거예요. (웃음)

한 번은 마을버스 타고 출근하다가 계속 같은 버스를 타는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어요. 처음에 시간 있냐고 물어보니까 “이 아줌마 뭐지?”하고 주춤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방송 한 번 나와 보라고 했죠. 마을 방송이 뭐 이상한 것도 아니잖아요? 호응도가 너무 좋았어요. 아이 어머니도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아이가 문자로 “선생님, 엄마가 방송 너무너무 좋대요”하고 보내주면 야, 한 건 했다 싶고 그랬죠.

홍재응 / 저 같은 경우는, 제 부모님 만나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르신들 만나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2018년 2월 4일자로 ‘연명의료법’이 통과되면서 웰다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해서 청취자 기반도 많이 생겨났고요.

이명화 / 제 입장에서도 곧 나에게도 다가올 일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님 생각을 하기도 해요. 실제로 저희 방송에는 거의 매주 저희 엄마 이야기가 등장해요. 출연료는 못 드리지만. (웃음)

봄디 / 저도 음악방송을 진행해 보니까, 어렸을 때 부모님 통해서 들은 음악이야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어르신들 대상 특집방송이나 명절 때 트로트 방송 하거든요. 그럴 때 어렸을 적 아버지 차에서 듣던 노래들 틀어드리면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방송 들으시는 어르신들이 제 나이를 의심하기도 하시고. (웃음)

달의꿈 / 저희는 처음엔 그냥 저희가 좋아서 시작했던 방송이었어요. 지금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덜 좋아하는 사람이든, ‘이런 책이 있는데 한 번 읽어볼래?’하고 권해주는 방송이 되려고 해요. 소재는 정말 무궁무진하죠. 계절에 맞게 책을 고르기도 하고 지금 사회에서 한창 뜨거운 이슈와 맞닿아있는 책을 선정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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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디 / <웰다잉 노래인생>이 첫 방송 이후로 거의 한 주도 쉬지 않고 방송 중이시라고 하던데요. 두 분이 시간을 맞춰서 계속 꾸준히 하시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홍재응 / 1월 한달 방학 기간만 쉬고 계속 쭉 해왔습니다.

이명화 / 오랫동안 방송을 같이 하다 보니까, 표정만 봐도 무슨 말을 할지 느낌이 와요. 대본도 각자 맡은 부분을 주로 쓰지만, 합쳐놓으면 꼭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완성이 되니까, 별로 어려운 것도 모르겠어요.

봄디 / 티나 선생님은 방송 기간이 제일 오래되셨는데, 녹음을 지속해오시면서 어떠셨어요?

티나 / 2013년 5월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20회만 하자고 했어요. 대본 볼 때 손을 떨고 했으니까. 심장이 떨려서 단명할 것 같다고 했죠. 처음에는 저도 스킬이 없으니까 예, 아니오, 단답형 대답만 하는 친구들이 제일 힘들었어요. 게스트 입 떼게 하려고 공부를 많이 했어요. 대본을 잔뜩 쌓아놓고 보고, 처음에는 열정이 많았죠. 제 아이들이 10대를 지나 청소년이 아니게 되면 이 방송은 안 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계속 하는 걸 보니 제가 이제는 아이들한테 빠져버린 것 같아요.

사실 저희들도 슬럼프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1년 2개월 정도 쉬고 있던 차에, 여기 저기 단톡방에서 아이들이 그러더라고요. 선생님, 저 방송 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안 할 거라고 마음먹고 있다가도 오랜만에 온 연락이 반갑고, 처음 왔을 때는 자기 못 한다고 그러던 애들이 자기 이야기를 술술 하는데 감동이 느껴졌죠. 게스트로 시작했다가 4-5년 참여하고 진행자로 성장한 아이들이 많아요. 그러다가 꿈이 방송이 된 아이들도 많고요. 그러니까 제가 하는 일이 장난이 아니구나 싶고, 자긍심도 생기더라고요.

제 나이쯤 되면 비타민 먹고 그러는데, 저는 그런 것도 필요 없어요.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만 보고 오면 에너지가 확 올라오더라고요. 친구들이 저는 40대 같지 않대요. 거울 안 보면 내가 10대인가 착각한다니까요. 아이들하고 노니까 너무 힘이 되고, 제가 슬럼프에 빠지면 아이들이 또 밀어줘서 여기까지 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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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파이브1040>

 

봄디 / <골목 안 책방>도 진행해 온 기간의 이야기 좀 해주세요.

은반디 / 저희는 매주 금요일 방송해서 딱 200회까지 했는데, 편성을 새롭게 바꾸려고 잠시 쉬고 있어요. 초반에 달의꿈 님이 꼭 하셔야 하는 공부가 있어서 한 달을 빠지신다고 하는 거예요. 혼자 하니까 너무 심심해서 안 되겠더라고요. 저희가 중간에 진행하시는 분이 두 분 늘었었어요. 지니쌤하고 현군이 들어왔는데, 방송은 사람이 늘어나면 정말 풍성해지거든요. 혼자 하다가 둘이 할 때 부담감은 반반이 아니라 무게가 절반 이하로 확 내려가는 거더라고요.

첫 방송 때 대본을 썼다가 읽는 티 안 낸다고 열심히 했는데 너무 티가 나는 거예요. 그래서 협의를 했죠. “방송은 날방이다, 자연스러운 게 최고다!” 해서 각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공유를 따로 안 해요. 그래서 서로 다음에 할 이야기를 모르니까 서로 눈빛을 계속 봐요.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요. 그렇게 거짓 없는 방송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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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 안 책방>

 

봄디 / 그런 게 호흡이죠. 저희 <음악수다방>은 원래 4명이서 시작했어요. 그러다 물작가 빼고는 빠지시게 되어서 진행은 저 혼자 하게 되었어요. 한 주는 생방송, 한 주는 녹음방송이 나갑니다. 서대문구에서 실시간 영상 보시고 신청곡 올리는 분들 사연 읽어주고, 노래 신청하면 신청곡 틀어주며 방송을 하죠. 2015년 8월부터 시작해서 한 주인가 빼고 매주 방송을 했고, 저 또한 다 함께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둘이나 셋이 하면 한 명이 잠깐 빠져도 다른 분들이 커버해줄 수 있는데, 혼자 하면서 제일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시간을 뺄 수 없다는 거. 저희는 생방송을 일찍 시작했어요. 제가 216회 중에 15회부터 생방송을 시작했으니까. 그 시간에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하는 거죠. 또 3, 40회 무렵부터는 영상 중계도 시작했어요. 격주로 생방송 나가면서 격주로 영상이 나가니까 나중에는 옷 입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거예요. 동네에서 모자 뒤집어쓰고 청바지 입고 돌아다니다가도 방송을 하러갈 때는요. 누가 얼마나 볼지는 몰라도.

그런데 때로는 또 방송하러 가는 게 쉼이 되기도 해요. 음악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일상에서 바쁘게 지내다가 한 시간 동안 내가 좋아하는, 내가 듣고 싶은 음악 골라놓고, 오늘의 주제는 ‘쉼’으로 해서 “여러분, 살다보면 가끔 쉬는 시간 필요하지 않으세요?” 하죠. 그리고 노래 두 세곡 틀어놓고 저도 쉬고. 그런 날은 저도 힐링이 되고 쉬었다 가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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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수다방>

 

봄디 / <웰다잉 노래인생>의 경우는 ‘웰다잉’만 다뤄야 하는데, 주제를 정하기 어렵진 않으신가요?

홍재응 / 웰다잉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또 죽음 이후까지 갈 수 있는 영역이에요. 주택 문제다 하면 노인과 주택문제, 청소년의 주택문제, 다 연결이 되니까 주제 선택에 큰 어려움은 없어요. 평상시에 다음에는 뭘 할까 메모를 늘 하죠. 스마트폰 메모장에 주제를 적어놓고, 노래도 좋은 게 있으면 다음에 틀어야지 하고 적어둬요. 한 3회분 이상은 늘 준비되어 있어요.

이명화/ 일상이 주제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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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다잉 노래인생>

 

봄디 / <골목 안 책방>의 경우는, 방송을 하려면 네 분이 다 그 책을 읽으셔야 하잖아요. 그럼 일주일에 한 권씩 계속 책을 읽으시는 건가요?

은반디 / 저희 방송에는 추리소설을 소개하는 ‘후 앤 왓’ 코너가 있는데, 이건 2주에 한 권을 소개해요. 또 다른 코너인 ‘문득 그 책’은 일주일에 한 권이어서, 한 달이면 책을 3-4권 봐야 해요. 저희가 한 번 안 읽어본 책을 방송 소재로 선정했다가 망한 적이 있어요. 괜찮다는 서평을 보고 추천해서 읽었는데, 죽도록 안 읽히는데다가 겨우 다 봤는데 너무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결국 방송에서 그랬죠, “왜 이걸 소개하는지 모르겠다, 읽어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웃음) 읽은 책이어도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니까 방송 직전에 책을 또 읽어야 해요. 그래서 계속 되새겨 읽으면서 책을 재이해하니까, 이해도가 확실히 높아지기는 하더라고요.

봄디 / <‘하이파이브1040>은 요즘은 아예 선생님이 안 나오시고 청소년들끼리 진행하기도 하더라고요. 친구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덕후들은 왜 캐릭터를 좋아하는가? 이런 얘기도 하고. 선생님이 코칭은 안 해주시나요?

티나 / 안 합니다. 대본도 자기들이 다 쓰고. 애들이 정말 영악하고 얄미울 정도로 잘 해요. 저는 오래 해왔어도 아직 방송하면 떨리는데, 아이들은 너무 뻔뻔하더라고요. 정말 타고났구나 싶고, 아이들이 충분히 잘 하니까 하산 시켰죠. 솔직히 방송이 참 매력적이잖아요. 유튜브도 요즘 많으니까, 7년 전과 비교하면 요즘은 르네상스 시대예요. 큐시트만 짜주면 잘 놀아요. 섭외도 친구들끼리 하고, 동작FM 방송을 보고 자발적으로 오기도 해요. 처음에 섭외할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말이죠.

 

☞ 인터뷰 내용은 2부로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기사 보기] 무려 200회? 마을라디오 DJ가 말하는 기나긴 방송의 비결!

– 장수프로그램 진행자 연합 기획방송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