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성북동 지역사회가 바라는 주민자치회는?> 진행 후기

 

김기민 (성북동천 총무, 성북동 주민자치회 위원)

 

2011년 성북동으로의 이주, 그리고 역사문화지구단위계획 수립과정에서 열린 2013년 성북동마을학교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 필자가 마을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였고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를 간행하는 성북동천이란 주민모임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6년여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성북동의 모습도, 서울시와 성북구의 마을공동체 정책도 많이 변화했다. 그 중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와 서울형 주민자치회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마을·자치 정책으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기본계획(찾동 2.0)에 따르면 서울형 주민자치회는 2022년까지 서울시 424개 모든 동에 도입되는 것이 목표다. 동 단위 민관거버넌스의 대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형 주민자치회란?

서울형 주민자치회 시범 사업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마을계획과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축적된 마을, 자치활동의 경험과 성과를 계승하고, 지원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여 주민이 실질적인 자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시범 사업 실시지역의 마을계획단과 주민자치위원회는 해소되고 주민자치회가 새롭게 설치, 운영됩니다.

비전 : 동 지역사회의 주민자치력 강화를 통해 민관협력적 사회문제 해결력을 높이고 개인이 행복한 지역사회 공동체 형성

목표 : 공공성 높은 주민자치회 운영 및 주민이 결정하는 동자치계획 수립과 실행

※ 설명 출처 및 참고자료

서울형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핸디형 설명자료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발간 자료, 홈페이지 > 알림마당 > 자료실

서울형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주요과정 소개영상(서마종 유투브)

정책·예산 겸비한 ‘서울형 주민자치회’, 3년 뒤 모든 동 확대(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


 

발 내딛는 성북동 주민자치회, 토크쇼를 준비한 이유

성북구는 2017~2018년 서울형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1단계를 시작으로 올해 8개 동에서 확대 실시되었다. 성북동은 그 중 한 곳으로 3~6월 위원 모집 절차와 6~7월 주민자치학교, 8월 공개추첨식을 거쳐 최종 선발된 총 50명이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위촉되었다.

1단계 첫 실시부터 2단계 확대까지 2년여의 터울이 있었고, 2단계 지역에서는 그 시간 동안 주민자치회 도입에 대해 사전에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준비기간이 있었지만 정작 모집과 교육, 추첨이 이루어지는 시점까지도 주민들은 서울형 주민자치회에 대해 학습하고 탐구하며 성북동 지역사회가 바라는 주민자치회의 상과 역할은 무엇인지 함께, 그리고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충분히 마련되지는 못했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나 마을계획단, 직능단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나 안내는 있었지만, 동 인구규모를 감안할 때 개최횟수나 참여인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나마도 행정기관이 주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방향의 설명회로, 당사자 중심의 소통과 토론이 일어나는 공론장은 아니었다.

성북동주민자치토크쇼

성북동 주민모임으로서, 그리고 지역 잡지를 간행하는 마을미디어 단체로서 성북동천은 지역사회가 이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보았고, 발대식을 앞두고 뒤늦게나마 주민자치회에 대한 공론의 장을 준비하게 되었다. 실제 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여기서 나눈 이야기를 기록으로 정리하여 잡지에 실음으로써 2차적인 담론으로 확장되길 기대했는데, 올해 마을미디어 네트워크 워크숍에서 성북마을방송 와보숑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토크쇼를 유투브 및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함으로써 협업을 통해 주민자치 이슈를 활자형 매체와 영상 매체가 결합하여 주민자치에 대한 마을미디어 차원의 접근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렇게 성북동천 × 와보숑 공동 주최·주관 토크쇼, 주민자치를 말하다 <성북동 지역사회가 바라는 주민자치회는?> 행사는 2019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 참여단체간 협력사업으로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워크숍 상냥해‥♥)

 

토크쇼 준비 과정과 오간 이야기들

토크쇼 일주일 전 사회자와 패널, 그리고 기획팀이 사전간담회를 통해 토크쇼에서 나눌 이야기들을 함께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고, 그 날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토크쇼 질문 구성을 가다듬고, 사전 대화를 통해 패널들은 각자 이야기할 내용들을 정리해보았다. 토크쇼 당일엔 사회자와 패널 제외 20여명의 성북동 주민들이 현장에 참여하여 성북동 지역사회가 바라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패널들의 생각을 듣고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찾동 마을계획단과 기존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이 남긴 유의미한 성과와 참여자로서의 소회, 그리고 제도적 한계에 대해 해당 조직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였고, 책임과 권한으로 요약되는 서울형 주민자치회로의 전환과 확대개편을 통해 기대하는 바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령과 활동 분야 등 구성원이 한층 다원화되고, 다양한 층위에서 활동해왔던 주민들이 주민자치회라는 틀 안에 모임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견해차이나 의견충돌, 갈등 등에 대한 우려와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위원들이 견지해야 할 태도나 자세에 대한 생각도 나누었다.

토크쇼 현장

▲ 토크쇼 현장

유투브/페이스북 라이브 생중계 (와보숑)

▲ 유투브/페이스북 라이브 생중계 (와보숑)

왼쪽부터 임정숙, 김육영, 김경서(사회자), 정미림(종암동), 홍승완

▲ 왼쪽부터 임정숙, 김육영, 김경서(사회자), 정미림(종암동), 홍승완

토크쇼 후 기념촬영

▲ 토크쇼 후 기념촬영

 

기획 과정에서 토크쇼가 성북동 주민자치회의 역할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려주리라 기대하진 않았다. 한국 사회의 압축적 변화는 제도와 정책, 민관 거버넌스, 시민의식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이 숨가쁜 변화를 따라가기도 급급한 현실에서 주민자치회 이슈에 대해 성북동 지역사회가 충분한 시간과 공을 들여 공론의 장을 마련해내지 못했던 현실을 단 한 차례의 토크쇼를 통해 일거에 극복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고 무리한 욕심이다. 토크쇼는 제도와 정책으로 말미암은 변화에 대해 지역사회의 누군가는 고민하고 있고, 지역 차원에서 공적으로 다뤄져야 할 이슈임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 생각하며 준비했고, 실제 딱 그 정도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공공연한 관심과 주목이 부단히, 끊임없이 지속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 마을미디어와 지역사회의 역할이 있다.

 

마을미디어와 주민자치회, 서로가 필요한 이유

제 아무리 유의미한 제도와 정책도 그것을 작동시키는 사람이 정확히 이해하고 참여하지 않으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공공 정책, 특히 주민참여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정책에 있어 참여 대상을 염두에 둔 기계적인 홍보나 형식적인 공론화는 시간과 여력이 되는 시민들로 그 참여의 폭을 한정할 여지가 크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긴 호흡으로, 충분한 공을 들여서 알리고 설명하며 제도와 정책에 대해 토론할 여유를 갖고 추진되어야만이 더 빨리 이해한 시민들만을 중심으로 참여가 조직되는 방식이 아닌, 더 폭 넓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제도가 작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행정기관의 역할 못지 않게 지역사회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성북동 ─ 나아가 서울형 주민자치회의 성공적 운영은 동 지역사회가 그 역할의 중요성을 얼마만큼 깊이 이해하고 실제로 그 역할을 자임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활동가나 미디어 활동가라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서울형 주민자치회 또는 혁신 읍면동 사업은 지역사회가 그것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든 되어 있지 않든, 활동가들이 참여할 결심을 했든 하지 않았든 이미 추진되었고 앞으로도 정해진 계획과 일정에 따라 추진될 것이다. 동 지역사회를 진단하고 지역 현안을 조명하며 지역 차원에서 공동으로 다뤄야 할 의제를 설정하고 합의된 의제를 추진하거나,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합의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일련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지역의 이슈를 찾고 공론화하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담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맡아본 마을미디어 단체와 활동가의 경험과 노하우는 그 과정에서 당연히 유의미할 수밖에 없다.

소통 채널로서, 공론의 장으로서 마을미디어가 주민자치회와 긴밀히 협력하거나 주민자치회 안의 한 부분으로 기능하고 역할하며 지역의 현안과 의제에 대한 공론의 장을 기획하고, 그 장에서 다뤄진 담론들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공유함으로써 선거로 선출되지 않은 주민자치회의 부족한 대표성을 보완하는 한편 주민자치회가 결정하고 추진하는 사항에 대한 실질적 정당성을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마을미디어와 주민자치회의 적극적 협력 내지 유기적 결합은 동 단위 주민참여와 자치의 플랫폼으로서 주민자치회가 도입된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데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마을미디어 단체와 활동가 ─ 특히 동 단위에서 활동하는 마을미디어 단체와 활동가들이 이 과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긴밀하게 결합해야 한다.

“마을미디어 활동가인 당신은 이미 주민자치회 위원모집 신청서를 쓰고 있다!” ▢

YOU

 


 

김기민은 올해 성북동 주민자치회 위원 모집에 지원하여 주민자치학교를 이수하고 추첨을 거쳐 위원을 위촉되었다. 성북동천 총무, 2019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 <성북동 마을잡지, 지역사회와 함께> 사업운영 보조담당자로,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가 주민모임 성북동천을 넘어 성북동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고 공동의 문화유산을 남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18~2019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와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함께 구성한 마을미디어 콘텐츠 리뷰단에 참여하여 활자형 매체들에 대한 리뷰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