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역의 경계를 넘어, 전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들! 그들은 지역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는지, 또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전국 마을미디어 대표선수들의 이야기를 릴레이 방식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대표선수, 문화공간 삐지트[B:zit]를 운영하고 계신 부천 아이유, 임민아 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Q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동에서 문화공간 삐지트[B:zit]를 운영하고 있어요. 협동조합 ‘커뮤니티플랫폼 이유’에서 조합원들의 수다쟁이 누나·언니·동생·친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맑은 영혼과 넓고 깊은 마음을 가진 분들은 저를 부천아이유라 부르시지요.

 

Q2. 부천아이유라는 닉네임을 얻게 된 사연이 있다면요?

2016년 2월, 팟캐스트라는 걸 해보자고 삐딱한 세 사람이 모여서 녹음을 시작했어요. 팟빵에 ‘삐틀스’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공개했죠. 저희 방송을 듣고 청취자 중에 누가 그러셨대요. “진행자 목소리가 아이유처럼 예쁘네”라고요. 그때부터 함께 방송을 제작했던 이득규 PD와 정성훈 선수가 ‘부천아이유’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아이유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맞닿은 닉네임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와 너,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미디어! I and yoU! ‘IU

3년을 주야장천 전국을 다니면서 부천아이유라고 소개했더니, 이젠 어딜 가나 자연스럽게 부천아이유라고 불러주신답니다. 가끔 그런 분도 계세요. 그러다 진짜 아이유가 찾아오는 거 아니냐고. 언젠가 아이유와 함께 방송할 날이 올 거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Q3. 부천아이유님은 마을미디어 활동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2014년 마을잡지 '마을콕' 발행, vol 01

▲ 2014년 마을잡지 <마을콕> 발행, vol 01

2005부터 기자로 일을 했어요. 불현듯 뒤를 돌아봤는데, 아주 소름 끼치도록 매년 똑같은 패턴으로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나는 무엇 때문에, 누굴 위해서,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스스로 질문하기 시작했어요.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그저 종이 위에 글자만 늘어놓고 있는 저를 들여다보면서 매너리즘에 빠졌어요.

지역 언론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이기도 해요. 기자들이 보도자료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고, 권력을 가진 자와 가까이하면서 그 패턴을 따라 하고, 언론의 역할을 져버린 채 홍보맨을 자처하는 등의 문제 말이에요. 스스로 반성문을 쓰기도 했지요.

 

 

콩나물신문2013, 저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모여 지역 언론과 협동조합을 공부하게 됐어요.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국장님, 월간 토마토 이용원 국장님 얘길 들으면서 정신이 번뜩 들었던 것 같아요. 십시일반 돈을 모아 콩나물신문을 창간하게 됩니다. 창간 준비호 편집국장을 맡아서 신문을 만들었어요. 밤새는 줄 모르고 신나게 일했죠. 무보수라도 상관없었어요. 너무나 신나고 재미있었거든요. 하지만 재미도 잠시였고,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협동조합을 글로만 배웠던 거예요. 협동이 뭔지 협력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채 엄청난 갈등을 겪게 됩니다.

기자로 일하면서 느꼈던 문제의식, 콩나물신문협동조합에서 겪었던 갈등,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와 이해관계자들을 보면서 고민이 깊어졌어요. 그때 제 눈을 뜨게 해준 분들이 계신데요. 오랜 세월 공동체를 연구해온 김성균 박사님과 골목잡지 <사이다>를 만드는 최서영 대표님이 바로 그분들이에요.

지역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무늬만 시민이 아닌 진짜 시민으로 사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신 분이 김성균 박사님이고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 마을과 마을 사이 같은 모든 관계에 소소한 이야기들이 가장 귀한 것이라는 걸 알게 해주신 분이 최서영 대표님이에요.

 

김성균 박사

▲ 김성균 박사 https://youtu.be/EJJBTWZGw5w

최서영 대표

▲ 최서영 대표 https://youtu.be/EOTkeWHybF8

 

Q4. 문화공간 삐지트를 거점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원미동이야기2014 여름부터 마을공동체 사례를 쫓아다니면서 기록했고, ‘마을콕’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잡지를 발행했어요. 그런데 마을잡지를 만들려면 인쇄비가 필요하잖아요. 3년 동안 주민공모사업에 의지해서 보조금을 지원받았어요. 하지만 보조금에만 매달릴 수는 없잖아요. 최소한의 비용으로 할 수 있는 마을미디어 활동이 무얼까, 어떻게 하면 자립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페이스북과 유튜브, 지역방송 채널을 활용해서 우리가 만난 사람이야기, 마을이야기, 지역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유튜브에서 ‘마을콕’이라고 검색하시면 영상을 보실 수 있어요. 누구나 쉽게 마을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마을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꾸준히 네트워크하고 있고요. 마을미디어 활동으로 확장된 네트워크 덕분에 삐지트[B:zit]라는 공간에서 문화, 예술, 교육, 창작 등 어마어마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Q5. 마을미디어 활동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모두 소화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마을미디어 활동하면서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것이 있다면?

 

2016년 따복공동체 한마당 부천 ‘마을미디어 실전을 보여주마’

▲ 2016년 따복공동체 한마당 부천 ‘마을미디어 실전을 보여주마’

 

▲ 2017년 따복공동체 한마당 ‘따복 자랑대회’ 마을라디오 공개방송 진행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엄청난 활동가들이 모이는 자리였어요. 2017년 따복공동체 한마당에서 라디오 공개방송 형태로 사회를 봤는데요. 진중권 교수를 초청했던 경기도 사회적경제 워크숍 사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 사회자로 섭외 요청이 줄줄이 들어오더라고요.

지역에 핫이슈였던 ‘상동영상단지 복합쇼핑몰 개발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팟캐스트로 제작했었는데요. 주민감사청구, 주민소송으로 확대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죠. 하지만 전화위복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시민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계기가 됐어요. 대장동 3기 신도시 개발 관련한 시민사회 메시지를 영상에 담았고요. 광역동으로 전환되면서 ‘부천동’으로 이름이 바뀐 ‘원미동’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6. 누구나미디어협동조합이 작년에 창립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얼마 전부터 커뮤니티 플랫폼 이유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었던데요. 변경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커뮤니티플랫폼이유

마을미디어 활동을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누구나미디어협동조합 법인을 만들게 됐어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은 마음에 문화예술, 평생학습, 도시재생, 민관협치, 주민자치 등 다양한 분야를 학습했어요. 그 과정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분들을 조합원으로 모셨고, 각자 전문성을 담아낼 수 있는 커다란 그릇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커뮤니티플랫폼 이유’로 법인명을 변경했어요.

 

Q7. 커뮤니티 플랫폼 이유에는 어떤 분들이 함께 하고 계시나요?

커뮤니티플랫폼이유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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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두 분을 먼저 소개할게요. 멘토이신 김성균 박사님을 협동조합 부설 ‘에코뮤니티 R&D Lab’ 연구소장님으로 모셨는데요. <분명한 전환>, <에코뮤니티>, <지리산에 길을 묻다>, <똥이 밥이다>, <시민과의 약속 매니페스토>, <함께 만드는 마을, 함께 누리는 삶> 등의 책을 쓰셨고요. 아나키즘, 생태공동체, 커뮤니티를 주제로 끊임없이 연구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부천시민연합 상근 활동가로 일했던 디자이너 남수지 선생님도 조합원으로 모셨는데요. 20대인 남수지 조합원 덕분에 평균연령이 확 낮아졌습니다. 참고로 전체 8명 조합원 중 20대 1명, 30대 3명, 40대 1명, 50대 2명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어요.

김포에서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는 청년 김남두, 김성민 조합원이 있고요. 서울마을미디어센터 매니저로 활동했던 주원호 조합원, 캘리그라피스트 꽃비 고천성 조합원, 행사 기획·연출의 대가인 이득규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자로 일할 때 만났던 취재원이기도 하고, 콩나물신문협동조합에서 고락을 함께했던 이들이기도 하고, 마을미디어 시작할 때 동지가 되어주었던 사람들입니다.

 

Q8.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수익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부천아이유님께서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마을미디어 활동을 본업으로 하고 계신대요. 어떻게 그러한 마음을 갖고 도전할 수 있었나요? 만족할 만큼의 수익이 되시나요?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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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수익

마을미디어 활동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단기 속성 프로그램으로 마을미디어 제작에 필요한 기초를 배웠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하는 게 중요해요. 조합원들은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디자인, 영상제작, 마케팅 관련 교육을 받고 있어요.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협동조합 조직 역량 강화 사업을 끌어와서 활용하고 있고요. 저는 올해 성공회대 문화대학원(미디어·문화연구 전공)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제가 조합원들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있고, 신뢰하기 때문에 어딜 가서도 자신 있게 일을 맡겨달라고 할 수 있어요. 크든 작든 규모에 상관없이 즐겁게 일하면, 수익은 절로 따라오는 것 같아요.

 

Q9. 사용하시는 SNS 채널을 보니, 눈에 띄는 해시태그들이 보이는데요. #커뮤니티플랫폼_이유 #부천아이유가_간다 #이유있는_여행 #이유있는_포럼 해시태그마다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 걸까요?

#커뮤니티플랫폼_이유 : SNS를 통해서 법인을 홍보하기 위해서 쓰는 해시태그예요. 우리가 하는 커뮤니티 활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의미고요.

#부천아이유가_간다 : 마을미디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확장, 면대면이 확장되면서 성장하게 되는데요. 그게 어디든, 누구든, 무슨 일이든 부르면 달려가 만나겠다는 의미예요.

#이유있는여행 #이유있는포럼 : ‘이유 있는’ 시리즈로 세계 공동체 답사, 다양한 주제의 포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김성균 박사님이 계세요. 지난해 일본 스즈카 애즈원 커뮤니티 답사, 올해 초 영국 스코틀랜드, 핀드혼 공동체 답사를 다녀왔고요. ‘동네에서 저널리즘’이라는 주제로 채영길 교수님을 모시고 포럼을 열기도 했습니다.

 

Q10. 지역 소식을 전하기 위해 콩나물신문과 마을콕을 만들고, 활동을 위한 거점공간을 마련하고,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수익구조까지 갖춰오고 계신대요. 지금의 활동에서 바라보는 비전은 무엇일까요?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마을활동가에게 자유로운 방식으로 정책 제안을 받고 있어요. 마을미디어를 수단으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지원 정책을 제안하려고 하는데요. 더욱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우리의 염원을 정책에 담아보려고 해요.

그리고 경기만 에코뮤지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법인명을 변경하고 ‘경기만 에코뮤지엄 실천대학’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박물관 유리상자 속에 보관된 유물만이 아니라, 지역에 사는 사람의 삶과 참여와 활동이 에코뮤지엄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는데요. 시민력을 가진 진짜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을 디자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에코뮤지엄으로 설명하고 풀어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거칠게 마을미디어 정책을 만들어 제안하는 과정, 경기만 에코뮤지엄을 통한 더욱 확장된 네트워크 안에서 커뮤니티플랫폼 이유는 성장할 거라고 믿습니다.


interviewee 마을미디어 전도사, 부천아이유!

임민아

신문, 잡지, 라디오, 영상 등 다양한 마을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을 누비며 마을미디어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협동조합 커뮤니티플랫폼 이유’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며, 부천 원미동에 삐지트[B:zit]라는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