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만 (조르바, 창신동라디오덤)

지난 8월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워크숍이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진행되었다. 2013년 네트워크가 만들어진 해부터 시작되었으니 올해로 벌써 일곱 번째.

평소에는 마을 방송이나 글로 소식을 주고받던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1박2일을 보낸다. 그런데 정작 나는 워크숍과 인연이 없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시작한 후 2017년 워크숍이 첫 참여였다. 작년에는 워크숍 직전에 작은 사고를 당해서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는 마을미디어 네트워크 기획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워크숍 기획 단계부터 아이디어를 내고 어떻게 하면 서로의 경험을 조금 더 잘 나눌 수 있을지,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낯선 활동가들끼리 인사를 하며 셀카를 찍고 몇 가지 키워드 질문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준비했다. 촬영한 사진은 현장에서 바로 인화하고 워크숍이 진행되는 동안 전시하는 이벤트로 준비했다.

두 번째는 미디어리터러시 이야기다. SNS매체가 매스미디어의 규모를 뛰어넘는 이 시대에 어떻게 하면 마을미디어 단체와 개인이 마을과 지역에서 소통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것과 더불어 생각한 것이 유튜브이다. 개인 크리에이터가 아닌 마을미디어가 추구해야할 콘텐츠와 그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자 했다.

그리고 작년부터 올해 까지 마을미디어에는 많은 변화와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짧은 브리핑 형식으로라도 이를 공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현황공유 테이블을 만들었다.

세 번째는 주제별 컨설팅이다. 먼저 활동한 단체의 경험을 통한 솔루션 제공이 목표였다. 아이디어 회의에 참여한 기획위원들의 고민이 그대로 주제가 되었다. 주제별 컨설팅을 선뜻 수락하고 준비해준 단체들에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50곳이 넘는 단체가 참여했으니 행사가 끝날 때 까지 눈 한번 마주치지 못할 수도 있겠지 싶다. 그래서 인사나누기 프로그램은 적절했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나도, 서로 인사하고 얼굴에 스티커 붙이기를 즐겼다. 일단, 다양한 단체들이 모인 것이 놀랍다. 새로운 참여단체나 처음 참석하시는 분들의 살짝 상기된 표정들도 보기 좋았다. 이렇게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동지의식이 생겨서 든든했다.

 

첫 번째 프로그램 ‘ 마을미디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마을미디어 활동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무엇이든 대답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선배 활동가들이 모였다. ‘참여자 발굴 노하우’부터 ‘라디오 기술 컨설팅’ 까지 총 8개의 테이블이 만들어졌다. 아쉽지만 워크숍 진행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두 개의 테이블에만 참여가 가능했다. 테이블 참석자들은 개인이나 단체가 꼭 듣고 싶은 주제를 선택했기에 각 테이블의 분위기는 진지했다. 경험에서 나오는 테이블 진행자들의 얘기는 나의 경험, 고민과 서로 교차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내가 참여하지 않은 테이블인 ‘참여자 발굴 노하우’와 ‘마을방송국 맞춤 홍보 전략’은 마지막까지 선택의 고민을 하게 만든 주제들이다. ‘TBS와 마을미디어 협력 프로그램’은 마을미디어 단체들의 큰 관심 속에 진행되었다. 내가 속해있는 창신동라디오 덤을 포함한 마을방송국들이 계속 도전 중인 ‘라이브방송 만들기’는 필요와 욕구뿐만 아니라 요즘 추세에 맞춤한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마을잡지 만들기’는 기획부터 잡지를 만드는 종이의 종류와 무게까지 다룬다고 하니 꼭 필요한 단체에게는 맞춤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내가 참여한 ‘단체 운영규칙 만들기’와 ‘지역이슈를 찾아내는 방법’ 역시 생생한 경험을 나눔 받는 것에 감사했고 진행 시간이 짧았던 것이 아쉬웠다.

 

두 번째 프로그램 ‘크리에이터에게 듣다 유튜브’

마을에서 어떻게 유트브를 시작하고 활용하면 좋을까? 마을미디어 단체들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요즘은 여기저기 너도나도 유튜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도 꼭 해야만 할까? 하는 고민도 있다.

‘크리에이터에게 듣다’를 처음 기획할 때에는 이런 고민과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유튜브는 플랫폼일 뿐이고 우리가 원하는 소통과 공동체성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었나보다. 하지만 강의를 듣는 동안 조금씩 선명해지는 것이 있었다. 우리는 이 플랫폼을 가지고 어떤 가치와 목표, 의미를 나눌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각자의 활동 속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것에서 시작해도 좋고 지역 현안도 좋겠다. 별다른 꾸밈없이 시작해도 서로 공감하기 시작하면 구독자나 조회 수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프로그램 ‘마을미디어 현황공유’

올해는 마을미디어와 관련된 중요한 일들이 있었거나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래서 기획된 것이 현재 마을미디어 현황을 워크숍에서 공유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모두의 숙원이었던 마을미디어 지원 조례 제정 소식이다. 마을미디어네트워크 정책위원회에서 많은 시간 논의와 활동을 통해 준비해서 이루어냈고 우리 모두의 성과로 나눌 일이다. 두 번째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축적된 활동과 사업의 가치, 결과들을 가지고 마을미디어사업과 활동의 방향에 대한 연구 용역이 진행중 이라는 소식이다. 여기에는 마을미디어 지원센터 이전 문제와 지원 예산 등 앞으로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사안들이 포함되어있다. 세 번째는 TBS 연계협력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공유이다. 공중파와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하고 실제적인 실험을 통해 마을미디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어서 진행된 레크레이션은 멋쩍음으로 시작했지만, 나는 어느새 맨발로 뛰어다니며 게임에 참여하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라 피곤했을 텐데 다들 즐겁게 참여했다. 이어진 뒤풀이는 해마다 비용이 예산을 넘는 통에 올해는 네트워크에서 지원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정해진 예산만으로 뒤풀이가 진행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회비를 남겨서 좋다고 해야 할지 서운해 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네 번째 프로그램 ‘SNS 시대 , 마을미디어 미디어 리터러시’

2일 차 프로그램인 미디어 리터러시는 방송국 일정이 있어서 아쉽게도 참여하지 못했다. 대신, 꼼꼼히 듣고 온 우리방송국 국장과 얘기를 나누었다. 지금까지는 마을방송국이 지역, 마을의 현안이나 관심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매체의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보다 다양한 가치와 목적이 있겠지만 앞으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연계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학교, 지역단체, 등)에서 마을미디어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미디어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 가능자로서 그에 걸맞은 역량을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을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공감했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모두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 자신과 사회의 변화를 꿈꾸며 뛰어다니실 모든 분들, 바쁜 활동 중에도 기회위원회에 참여하고 아이디어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위원들, 많은 아이디어들을 찰떡같이 프로그램으로 구성해내고 준비와 진행까지 맡은 센터 스텝들

우리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자.


글쓴이/ 조르바

우리마을 미디어교실이 시작된 2012년부터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창신동에서 다양한 일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