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7월 10일 열린 2019 마을미디어 활동가학교 <우리 마을 이슈 콘텐츠 만들기 프로젝트> 3강에서는 마을 이슈를 담은 마을미디어 콘텐츠 사례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더 많은 마을미디어 활동가들과 사례를 나누고자 속기록을 기사 형태로 정리해 웹진 마중에 싣습니다.


발표 / 이호섭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속기 및 정리 / 김푸른

 

저는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다른 사례와 달리 <마을은 지금>이란 프로그램은 여러 단체 활동가들이 모여서 만든 프로그램이어서 제가 소개하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분들과 달리 지원센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마을미디어의 존재 이유, 그리고 <마을은 지금>

 

2017년 <마을은 지금>이 시작되었는데, 센터가 생겨난 이유와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가 이어진다. 당시 행정 방식은 주민들이 예산을 세워 실행하는 식이었고 마을계획단, 주민총회 등이 생겨난 시기였다. 미디어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미 와보숑과 같은 마을미디어 활동단체가 있었지만,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활동가들이 취재하고 제작해서 마을미디어를 활성화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 성북마을TV에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 아닌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하나의 포맷을 만들어서 다양한 마을미디어 단체들이 활용하게 하자는 것이다.

전신사업으로 2016년 동 마을미디어 사업을 했다. 동에서 마을계획 실행하면서 문제는, 마을계획단 등으로 주민들이 와서 투표도 하고 우리 마을 목표나 개선점을 이야기하는데 대부분 주민들은 거기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생활이 바쁘니까 접할 수 없고 물리적으로 와야만 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미디어가 역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동 마을미디어 사업으로 마을계획이나 비전을 지속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이들에게 내용을 보여주려고 했다. 마을미디어의 방식으로 유튜브에 올리고, 투표도 주민참여예산처럼 온라인으로 투표하면 어떨까 했다.

그런데 이것이 관 주도적인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주민 결정을 도와주는 거지만 관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다음연도에 <마을은 지금> 만들면서 이제는 주제 선정까지 하면 어떨까 했다. 그에 대한 토론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성북동 개발, 고려대 기숙사, 책읽는 성북 등이 주제였는데, 활동가 회의를 통해 주제 선정했고 기획 회의 해서 취재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마을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복잡하고 첨예하게 갈등이 있었고 맷집이 필요했다. 동행카드 나눔카 등 다양한 소재로 2018년도까지 진행을 했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처음엔 즐거움과 재미로 많이 시작하신다. 그 다음엔 궁금증을 많이 가진다. 인터뷰를 하고 사람을 만나며 문제점, 어려움 등을 듣다보면 ‘내가 왜 몰랐지?’ 하는 궁금증을 가진다. 그리고 나면 우리에게 사회적 역할이 있다는 걸 인지하기 시작한다. 이를 통해 일정 부분 책임감을 갖게 된다. 즐거움을 넘어선 책임감이 담긴 콘텐츠를 활동가분들이 슬슬 제작하기 시작한다. 센터는 그에 대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과거엔 대안언론, 시민저널리즘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마을미디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을은 지금> 실제 사례 보기 성북동 개발, 고려대 기숙사 건립

 

실제 <마을은 지금>을 함께 보겠다. <성북동은 개발중> 편은 성북구 성북동을 예술마을로 개발하는 사업에 예산을 배정 받아 진행하게 되었다. 시의원이 활동 열심히 하시고 아주 좋은 거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 살고 있는 주민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그리고 조용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었는데 정책적인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다. 그래서 토론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분들을 모셨다. 토론 프로그램으로 얻을 수 있었던 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데 서로 불균형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리고 서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반대를 해왔는데 폭 넒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성북마을 TV] 마을은지금 4부 – 성북동은 개발 중

토론에서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의견을 설명하고, 해명할 수도 있고,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마을도 작지만 하나의 사회이고 체계이기 때문에 정보가 더 공개되어야 의제에 대해 결정하고 반대하고 찬성할 수 있다. 이 과정 없이 알고 있는 지식 안에서 결정하고 행동하게 되는데, 마을미디어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활동가들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인지하고 제작한 거라고 보면 된다.

이건 <고려대 개운산 기숙사>편이다. 고려대 뒤 개운산 한쪽 면에 고대 사유지가 있는데 법적으로 개발되지 않는 공간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숙할 공간이 없고 지역의 비싼 원룸 보증금, 월세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래서 성북구와 고려대가 협업해서 기숙사를 짓는다는 게 기본 골자였는데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이 반대했다. 주민들이 누려야 할, 산책로가 있는 녹지를 빼앗긴다는 입장이었다. 문제는 사전에 소통하지 않았다는 것. 사전에 정보를 잘 전달해 소통했다면 갈등이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다. 주민들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마을미디어의 역할이다.

[성북마을 TV] 마을은지금 5부 – 고려대 개운산 기숙사

행정적인 절차가 주민주도로 바뀌었고 마을의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다양한 내용이 공유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마을 활동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한 번 고성이 고가면 소통이 단절된다. 이와 달리 상황을 좀 더 유연하게 볼 수 있게 하는 건 마을미디어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행정담당자들이 마을미디어를 받아들이고 존재를 인지하는 변화가 있었다.

 

<마을은 지금>의 제작과 그 준비 과정

 

마을PD 교육을 하는데 기존 활동단체에서 선별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각자 공동체로 가서 변형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원래 목표였다. 마을PD 활동가 교육은, 먼저 왜 하는지 이해하는 걸 중점으로 두었다. 알바노조의 맥도날드 점거 사례를 중심으로 사실호소가 어떻게 파급되고 전달되는지. 어떤 정책적 변화를 이루어내는지 살펴보고 마을미디어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예시로 설명을 드렸다. 실전에서는 기존 다양한 폼을 따라해봤는데 캡쳐를 해서 사진 콘티를 만들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콘텐츠의 시작은 ‘따라하는 것’ 부터라는 것. 좋은 폼을 가지고 따라하다보면 역량이 쌓인다.

제작팀이 주제 선정을 하고 기획 회의를 하면서 1차 대본을 만들고 두 팀으로 나누었다. 취재팀과 토론회 진행 팀으로 나누었고 제작과정은 취재팀의 경우 취재(인터뷰 등)를 하고 사진전달, 편집완성, 취재인서트… 이런 순이다. 센터는 제작과정엔 참여하지 않고 스튜디오 촬영을 서포트 하는 역할을 했다. ENG촬영에서는 협조적이지 않다는 걸 미리 알아두시면 좋겠다. 첨예한 갈등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특히 인터뷰를 수락해놓고 방송 땐 빼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촬영 시 동의서를 받는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나중에 자기 의견이 부족하다 생각하면 빼달라고 하시거나 촬영을 포기하는 분들도 많다. 토론자 섭외도 물론 쉽지 않고, 무엇보다 ‘방송’에 대한 설명이 가장 어렵다. 방송을 위한 토론회라고 이해하지 못하고 토론만 한다고 생각하고 오시는 경우도 많다. 특정한 결론을 내지 않고 열린 관점에서 토론한다는 걸 사전에 잘 설명해야 한다. 제안을 하는 목표도 잘 설명해야 한다.

제작과정은 3-4인이 한 팀이 되어서 토론회 준비 2명, 인서트 1-2명 정도로 이루어진다. 1.5개월 기간이 소요되고 취재물은 마을PD가 제작하고 토크쇼 녹화는 센터에서 도움을 드린다. 때론 주제에 대한 제안이 이 과정에서 들어오기도 오기도 한다. 교육을 마치고 초기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재개발과 도시재생 건이었다. 아무래도 출연자들이 논쟁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부분도 있다. 마을이라는 한정된 지역공동체에서 객관성을 구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마을미디어만의 독자적인 시각과 주관이 없으면 안 되지만, 그게 객관성 구현과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지도 딜레마다. 함께 고민해보시길 바란다.

19년도에 <마을은 지금>은 성북구를 넘어 동북4구 거점사업으로 확대할 것이다. <마을은 지금 도봉>, <마을은 지금 강북> 등을 준비하려 한다. 성북구는 마을미디어 단체들이 구예산으로 자립하는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외에 토론회를 생중계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인 것 또한 알려드리며 발표를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