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7월 10일 열린 2019 마을미디어 활동가학교 <우리 마을 이슈 콘텐츠 만들기 프로젝트> 3강에서는 마을 이슈를 담은 마을미디어 콘텐츠 사례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더 많은 마을미디어 활동가들과 사례를 나누고자 속기록을 기사 형태로 정리해 웹진 마중에 싣습니다.


사례 발표/ 김재현 (성북마을방송 와보숑)

속기 및 정리/ 김푸른

 

마을 이슈 콘텐츠는 저희도 아직 ‘도전기’ 상태이다. 동네 이슈를 다룬 콘텐츠는 재미가 없다. 어떤 갈등상황이거나, 합의는 있지만 실행되지 않은 것이 이슈인데, 그걸 드러내는 게 껄끄럽고 재미가 없다. 그래서 저희도 고민이 많다. 이슈 콘텐츠라고 해서 다루는 게 있나 하고 돌아보니까 저희도 많지 않더라. 그렇게 도전하는 와중 제작한 것이 <직구 인터뷰>, ‘직접 들어보는 구의원의 속사정’이다. 시작 계기는, 구의회에 TV 갖다놓는다기에, 우리 영상 틀고 싶어서. 그러면 후원해주지 않을까 했다 (웃음). 사실 전부터 하고 싶기는 했다. 구의원이 하는 일 많은데 주민에 알려져 있지 않아서. 기획하는 과정에서 어렵게 고민 많이 했던 콘텐츠다. 그 과정을 말씀드리고 싶다. 좋은 사례라고 권장하기는 어렵겠지만 저희 고민을 공유하고 의견도 좀 들어보고 싶다. 영상도 보여드릴건데, 이에 대해 많은 의견을 받았다. 그리고 지탄도 받았다.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기도 하다.

 

마을미디어는 진짜 마을을 담고 있을까?

 

<직구 인터뷰>를 만들게 된 고민의 시작이 있다. 우리가 진짜 마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나 하는 생각이었다. 마을에서 활동하는데, 우리가 보여주는 얘기는 축제한 얘기, 행사 한 얘기, 웃고 즐거운 모습들이다. 그런데 그게 진짜 마을이냐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 안에서도 갈등이 많고 이해관계가 많은데 그걸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 마을을 왜곡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을을 재밌게만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가 무슨 기관지도 아닌데. 이런 저희들의 모습으로 오해도 많이 샀다. 마을 사업 하면 ‘박원순’으로 여겨지는데, 마을미디어=박원순 지원으로 연결되어서 기관지라는 오해도 많이 샀다. 이런 오해에 대해 고민은 좀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마을을 보여주긴 하는데 저희 관점이 없고 생각이 없다. 마을에 대해 무슨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건 좀 아닌 것 같았다. 미디어라는 걸 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저 마을 게시판에 불과한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마을미디어가 주로 구 단위로 활동하는데 구청 행사 쫓아다니게 되더라. 그걸 그냥 올리면 구청에서 만든 거랑 똑같더라. 그게 우리한테 의미가 있나, 마을미디어가 맞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직구 인터뷰>같은 이슈 콘텐츠를 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관심 없더라도 우리 생각을 담아 시작하자는 거였다.

 

마을 이슈 콘텐츠, 만들기 힘든 이유가 있다

 

시작했는데 현실인식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희한테 없는 게 다섯 가지 있더라. 우선 취재역량이 없다. 이슈의 비하인드 이야기나 이해관계자들의 사정을 취재하고 얘기 나눠보고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더라. <직구 인터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는데. 제대로 취재를 안 하면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역량 키워야 하는데, 그럴만한 인원이 없다. 만들었는데 반론 제기하면, 그 반론에 대해 아니라고 후속취재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안 된다. 이런 고민 때문에 부딪히는 이야기를 피했다. 공감하는 얘기만 주구장창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는 재미. 이슈라는 게 재미가 없다. 재미없게 다루면 결과적으로 ‘이슈’가 안 된다. 그게 의미가 있나. 게다가 요즘은 영상을 5~10초 이내에 스킵해버리지 않나. 이에 대한 기획력은 어디서 오나. 하는 고민을 했다. 재미를 추구하려니 예능이라고 지탄받기도 한다. 너무 진지하면 재미없다고 하고. 그 중간의 접점을 어떻게 만들지가 고민이었다. 그리고 하다보니 느끼는게 뭐냐면 마을을 제대로 알고 있나 싶기도 하다. 너무 많은 이슈들과 이야기가 있고 변화발전 하고 있는데 마을을 너무 모른다. 무궁무진한 마을의 모습을 제대로 모르니까 이슈콘텐츠 접근하기가 되게 어려웠다.

그리고 맷집이 있나하는 것. 다루고자 하는 게 갈등상황인 거다. 관련된 이해관계가 있는 건데 우리의 의지와 다르게 어느 쪽에 동조하게 되면 반론이나 문제제기를 견디기가 어렵다. 저희 상황은 아니지만, 성북구에서 재개발 문제로 영화 만들었는데, 재개발추진위가 굉장히 문제제기를 해서 구청에서 우리 의견과 다르다고 현수막 건 일도 했다. 한 번 정치적 낙인이 찍히면 마을에서 활동이 어렵다. 이럴 때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할 수 있는 맷집이 있나. 이에 따르는 활동의 제약을 버틸 수 있나 싶기도 하다.

마지막이 그래서 ‘이슈화’ 할 수 있나. 결국은 이슈화가 안 되는 거다. 조회수가 30, 50밖에 안 나오고. 물론 조회수는 부차적인 문제다. 우리가 다룬 것들이 조회 수가 나와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슈화가 안 된다면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싶다. 제작자들도 힘이 빠진다.

 

와보숑의 도전 <직구 인터뷰>, 함께 볼까요?

 

‘현타’는 이정도로 하고, 작게나마 그래도 시도한 것이 <직구 인터뷰>다. 현재 두 편이 나왔는데 정혜원 의원, 김우섭 의원이 출연했다. 3세 번째 의원을 지난 토요일에 섭외했다. 정혜원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인데 먼저 만난 이유는, 저희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오해를 받을까봐 고려한 것도 있다. 그리고 여성의원이기도 하고 구의원 하면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있는데 처음을 재밌는 분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희 의도가 반영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직구인터뷰 1회 – 정혜영의원 편

(영상 보며) 구의원 같지 않고 연예인 같으시지 않나. 앞부분엔 의원에게 지역 현안을 설명하게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현안과 의정활동 평가를 해주신다. 이 분에서는 의원 홍보를 생각했다. 자기PR의 기회가 있어야 해주시는 것도 있고. 그 다음에 구의원으로서 의정활동 어려움이 있냐고 질문 드린다. 중간에 영상편지도 들어갔다. 이 장면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첫 번째 비판은 여성성을 강조한다는 것. 여성 의원이라고 ‘엄마’가 강조된다는 것이. 두 번째는 왜 울리는가. 굳이.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사실 제 딴에는 재밌게 해보자는 취지였는데 그랬다. 그 다음에 나는 민주당 지지자인데 자유한국당이라 싫었다는 사람도 있었고. 어쨌든 저희 고민보다 말을 잘 해주셨다. 젊은 의원님이라서 나름대로 재밌게 해주셨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내용이 없는가 싶기도 하고.

느낀 것도 있었는데 구의원들이 생각보다 솔직하고 인간적이더라. 저희는 의정활동 고리타분 얘기할 것 같았는데 동네 주민 같더라. 뱃지 떼고 얘기하면 누군지 모를 정도로. 정치인이라는 프레임이 있으니까 이익을 대변하고 정치 성향이 있을 것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그런 면모를 드러내려는 기획의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용이 없다고 해서 고민이 많이 됐다. 저희 유튜브 가시면 보실 수 있는데.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린다(웃음).

 

<직구 인터뷰>를 통해 보는 이슈 콘텐츠 제작 TIP

 

다시 돌아와서, 이슈 콘텐츠를 작게라도 해보자는 것이 <직구 인터뷰>였다. 저희 전략은 이슈에 직접 접근하는 게 아니고 중심 인물들을 인터뷰해보자는 것. 너희 상황을 얘기해 달라. 반론 들어오면 그 분들도 만나볼게. 이슈 있는 사람들 만나보면 그 이슈에 대한 상황도 들어볼 수 있는 것이고. 또 첨예한 갈등은 사람들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무관심한 영역을 알리려고 했다. 그리고 시의적절한 작은 이슈들부터 접근하고자 했다. 큰 이슈는 만들고 나면 다 지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인터뷰이가 인터뷰이를 섭외하게 했다. 김의섭 의원 편 보시면 정혜원 의원이 섭외했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게 하니 조금 편했다. 세 번째 의원은 그렇게 섭외했는데 못 하겠다고 하더라.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편하기는 했다.

어려운 과정, 그래도 해보니 좋더라

 

어떻게 하면 무겁지 않고 가볍게, 어렵지 않고 쉽게, 복잡하지 않고 심플하게 이슈 콘텐츠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너무 어렵게 가버리면 하는 저희도 재미가 없기 때문에 고민이다. 그렇게 하기는 했는데 해보니까 느낀 것들이 있었다. 해보니 마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이슈를 다루니까 축제 다니는 것보다는 이해가 늘었다. 현안은 마을의 이해관계가 모여 있는 것이기 때문에 건드리고 이해하는 것이 마을을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었다. 또 매체 영향력을 확보하니 좋더라. 구의원을 인터뷰하니까 구의원들을 현장에서 만나면 나도 언제 섭외요청 오냐고 하고 시의원도 하자고 한다. 영상을 보고는 정혜원 의원이 연기가 많이 늘었다느니 하는 얘기도 한다. 그런 이슈가 되고, 구의원이 링크를 공유하니까 조회수도 올라간다. 영향력 늘리기 괜찮다.

저희가 구의원 영상 만들어놓으니까, 언젠가는 선거가 있는데 그 영상이 판단의 기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때 했던 얘기들이 어떻게 변화했을지… 그런 용도로 쓰면 좋을 것 같다. 저희는 끝까지 남아있을 거니까. 처음에는 고민했던 게, 섭외했을 때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했는데 그런 생각이 많이 깨지더라. 만나보니까 구의원들도 관심 받고 싶어 한다. 말하고 싶어 하고. 그런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것도 좋다.

어쨌든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상을 높게 가져보려 한다. 첫 번째 고민하는 건, 이슈가 우리에게 다 모이게 할 수 없을까. 이게 다 우리한테 모이면 받아가고 좋아요와 구독 눌러달라는 홍보 안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역과의 협업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대와 협업을 이슈 콘텐츠 때문에 고민하게 되었고, 또 우리가 이슈를 찾기보다는 만들어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면 5-6분 정도 토크콘서트를 하면 어떨까 싶었다. 주요 정책 이야기하고 후보자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 계속 말했던 거지만 더 가볍고 재밌고 심플하게. 요즘 고민하는 건 라이브를 활용하는 거다. 시의성이 있고 가감 없이 보여주는 면이 있어서다. 편집을 하면 편집 논란이 있기도 해서.


결국에는 저희 목표는 10000명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슈가 우리에게 다 모이고 마을 소식을 우리를 통해 다 볼 수 있으면 어떨까. 쇼핑몰 회사 다니는데 가장 큰 힘은 회원 수다. 그러니까 광고를 줄 수 있고 돈이 생긴다. 그럼 10000명이면 우리가 찾아가지 않아도 얘기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면 자립이 될 것 같고 다양한 콘텐츠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을미디어가 무엇보다 마을에 뿌리내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노력이 필요한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영상매체의 특성이 있지만 마을 이슈 다루신다면 잘 하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