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7월 10일 열린 2019 마을미디어 활동가학교 <우리 마을 이슈 콘텐츠 만들기 프로젝트> 3강에서는 마을 이슈를 담은 마을미디어 콘텐츠 사례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더 많은 마을미디어 활동가들과 사례를 나누고자 속기록을 기사 형태로 정리해 웹진 마중에 싣습니다.


사례발표 / 이창민 (가재울라듸오)

속기 및 정리 / 김푸른

 

가재울라듸오는 서대문구에서 6년째 활동하고 있는 마을미디어입니다. 성동격서는 구의회 회의록을 낭독하는 방송이에요.

 

성동격서의 탄생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가재울라듸오를 중심으로 ‘서대문 정치하당’을 운영해 주민들이 지방선거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출마 후보자들을 초청해 대담방송을 진행하는 활동을 했어요. 연세대학교 마을학개론 수강생들과 구청장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해서 3명 중 2명이 참석했습니다. 선거 직전 서대문구 의회 의장이 교체되는 일이 있었는데 구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묻기도 했어요.

저희는 선거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방정치 이슈화 방식을 고민했어요. 구의회 회의록을 읽어주고 듣는 주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성동격서라는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성동격서는 ‘성실하게 읽어드리는 동네 라디오 격전의 서대문구의회’의 약자입니다.

성동격서는 처음엔 황호완, 이창민 두 명이 진행했어요. 한 번 들어볼게요.

모 의원이 ‘여성분들께 죄송한 말씀인데 집에서 살림은 안하시고 그거 가지고 자꾸 그 방향과 다른 의도로 접근을 하고 있다는 거죠~’라고 말한 회의록입니다. 그리고 ‘2층인데 엘리베이터 없어도 되지 않냐’는 발언도 확인할 수 있죠.

방송 듣기>>http://www.podbbang.com/ch/7853?e=22724651

그런데 둘이서 진행을 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어요. 제가 제일 궁금했던 건, 논쟁이 확 붙을 만한 순간이 있는데 이 순간들마다 의회가 정회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다시 회의를 재기하면 속기에 남지 않아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자기들끼리 뭔가 정리하고 오는 걸텐데. 이를테면 이런 일들에 대한 궁금증들을 해소해줄만한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서호성 전 서대문구 의원을 논설위원으로 영입하게 되었고 해설에 전문성이 더해지게 되었죠.

성동격서는 2000명 이상이 듣는 방송이 되었고 구의원들도 방송을 신경 쓰게 되었어요. 속기록을 읽으니까 긴장된다는 의원도 있었고, 동료 의원들이 방송 들으라고 하기도 한답니다. 구의원과 구청 공무원들이 듣는 방송이 되었어요.

 

성동격서의 제작 과정 회의록 기반 방송 만들기

 

어떻게 제작하는지 소개해드릴게요. 일단 구의회 회의록을 찾아봅니다. 구의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회기별 검색을 하면 회의록이 시간 순서대로 올라와요.

그리고 미리 회의록을 읽어보고, 필요한 자료를 조사합니다. 청소년 의회 관련 회의면 청소년 의회에 대해서, 성인지 예산에 관한 회의면 성인지 예산이 뭔지에 대해서.

그리고 회의록은 길어요. 저희도 처음엔 다 읽었는데 방송이 2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더라고요. 녹음도 힘들고 듣는 분도 힘드니 논쟁이 될 만한 부분과 적당히 읽고 넘어갈 부분을 정리합니다. 녹음 할 때는 읽기와 논평의 비중을 조절해야 합니다.

그리고 녹음 후 홍보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슈가 될 만한 부분을 뽑아서 업로드하고요.


방송을 읽을 땐 비판적으로 읽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사실관계는 명확히 해야하고요. 그리고 가재울라듸오가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청이나 구의원의 반론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하면 취재를 하고, 게스트로 초청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현장감을 키우기 위해 관련자 인터뷰를 합니다. 구청이나 구의원에게 전화해 인터뷰를 받아내거나 게스트를 초대하기도 합니다.

이걸 왜 하느냐. 일단 지방의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목적이에요. 지방의회가 감시, 관심 받아본 적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관성에 따라 뭔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주민들의 관심도 증가하죠. 그리고 다른 콘텐츠에 이용 가능한 경우도 있었고요.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단 해보시라는 것. 어렵지 않아요.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속기록이 있고, 누가 대본을 써주는 거니까요. 코멘트할 수 있는 역량은 키워가면 됩니다. 시작이 어렵지 않은 콘텐츠이고 동네마다 다 할 수 있어요. 꼭 도전해보시면 좋겠어요. 참,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느그 시의원 뭐하시노’라는 방송도 같이 진행했어요. 시의회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국회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겠죠. 어느 마을에서 활동하시든 회의록 기반 방송은 꼭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