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렬(동작FM 방송국장)

[편집자 주] 2019년 6월 28일 서울시의회 제287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창원, 김춘례, 오한아 의원 공동 발의)가 통과되었습니다.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을만들기 사업과 함께 시작된 마을미디어가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끊임 없이 요구해온 법적근거 마련, 제도적 정비가 드디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에 서울마을미디어 웹진 <마중>에서는 조례 제정 특집 기사로 본 조례를 대표 발의한 서울시의회 오한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만나 조례 제정 취지와 의미, 앞으로의 전망 등을 물어보았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7월 3일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근처 카페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양승렬 정책위원장이 수고해 주었습니다.


▲왼쪽부터 양승렬(동작FM 방송국장), 서울시의회 오한아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양 : 의원님 안녕하세요? 지난 주에 서울시의회 6월 정례회가 끝났죠? 그동안 정신이 없었을 것 같은데 주말엔 좀 쉬셨어요?

오 : 별로 쉬지 못했어요. 저는 의원 중에 가장 바쁜 게 시의원이 아닐까 생각해요.(웃음) 그도 그럴 것이 사는 곳과 직장(의회) 간 출퇴근 거리도 멀고 수시로 지역의 민원과 행사를 챙겨야 하거든요. 의원은 의정활동, 지역활동, 정당활동 이렇게 크게 세 가지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 특히나 지역구 일이라는 게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대기상태죠. 주민들에게서 연락이 오면 바로 만나러 가거나 필요한 조언을 드리고 아니면 적합한 곳을 연결시켜드리죠. 주민분들은 지역에서 워낙 오래 활동했던 사람이 시의원이 되니까 편하고 친근한 마음에 자꾸 물어보시는 것 같아요. 항상 5분 대기조, 동네 홍반장이에요.(웃음)

양 : 회기 때는 회기라서 바쁘고 회기 아닐 때는 민원 해결하느라 바쁘고…

오 : 네. 회기 끝나면 그동안 미뤄뒀던 지역활동을 하고 또 회기 이후에는 다음 회기에 해야 하는 토론회나 조례 관련 연구, 시 정책에 대한 업무들을 해야 하죠. 회기 아닌 기간이 더 바쁜 것 같아요. 휴가는 생각도 못해요.

양 : 이거 거의 극한직업인데요?(웃음)

오 : 어떤 분들은 시의원, 구의원이 너무 많고,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저는 오죽하면 V-log를 찍어볼까 싶었어요. 이런 활동을 시민들과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양 : ‘오한아의 다큐 3일’ 이런 거 만들어 봐도 좋겠는데요?(웃음) 그리고 우선 의원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어요. 지난 금요일, ‘서울특별시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가 통과됐는데 대표 발의자로 나서주셨잖아요.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를 대신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조례 통과된 순간 네트워크 단톡방은 난리가 났었어요. 서로 축하하고 기뻐하며 아주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죠. 의원님은 마을미디어에 특별하게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오 : 저의 지역구인 노원구에 지난 연말 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생겼잖아요? 또 노원에는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많은데 이걸 보면서 우리도 자치구 차원에서 주민방송국을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리고 제가 유튜브에 관심이 많은데 유튜브라는 1인미디어의 잠재력을 보면서 이걸 가지고 주민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마을에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평소 노원마을미디어 활동가들에게 이야기도 듣고 또 올해 1월 23일, ‘서울시 마을미디어 정책토론회’에 발제자로 나가면서 현장의 문제점도 파악하게 되고 저도 더 공부를 많이 하게 됐어요.

▲서울시의회 오한아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례 제정 이후 달라지는 것들

 

양 : 조례가 있는 것과 없는 것.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오 : 현재 마을미디어의 근거를 찾자면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의 기타 관련 사업 조항 정도인 것 같아요. 그렇게 조례 없이 다양한 사업 중 하나로 들어가 있으면 언제든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이죠. 이번 마을미디어 조례 제정의 가장 큰 의미는 시장의 책무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에요. 그 전에는 서울시 과장, 팀장 수준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책임지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서울시장이 책임 있게 사업을 펼쳐야 하는 거죠. 그리고 또 중요한 지점이 있는데, 조례가 생겼다는 건 사업의 안정성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시민참여적인 부분, 공익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성도 요구된다는 거예요. 행정이든 의회든 앞으로 더 관심을 가질 것이고 마을미디어 사업이 목적에 맞게 잘 진행되고 있는지 지켜보는 눈이 많아지는 거죠.

양 : 서울마을미디어는 2012년에 시작해서 8년차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왜 그동안 제도적인 정비가 없었을까요?

오 : 저도 올해 초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그게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이렇게 오랫동안 역할을 해왔는데 왜 아직 조례가 없었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살펴보니까 2016년 이때쯤이 조례 제정의 적기였던 것 같은데 왜 그때를 놓쳤을까 아쉽더라구요.

양 : 시간을 거슬러 보면 지난 2014년 3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마을미디어 청책토론회라는 것도 있었고 그때 분위기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박원순 시장도 마을미디어 꼭 필요한 사업이고 좋은 거니까 잘 만들어보자고 했었고요. 그런데 당시 행정에서는 이렇다 할 변화의 움직임이 있지 않았어요.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도 조례 제정을 위해서 내용도 만들고 워크숍도 계속 했었는데 누가, 어떻게 발의를 할 것인가, 누가 힘 있게 이 사업을 가져갈 것인가 하는 게 정리가 안 됐던 것 같아요.

오 : 그건 뭐냐면 행정에서 서로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2012년 처음에는 5억 원으로 시작을 해서 조금씩 예산이 늘다가 올해에는 11억 5천만 원까지 커졌는데 이 정도면 문화본부에서 볼 때 결코 작은 사업은 아니에요. 행정은 예산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하거든요. 하지만 마을미디어의 경우는 행정에서 그런 모습도 별로 없었고 지역공동체 담당관에서도 이 사업을 가지고 가려고 하지 않았죠. 마을미디어를 ‘마을’로 볼 것이냐, ‘미디어’로 볼 것이냐 고민과 이견이 있는 상황이지만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면 지역공동체 담당관이 가져갔어야 했던 거죠.

양 : 네, 그게 정리가 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네트워크에서도 ‘마을’과 ‘미디어’ 어디에 방점을 찍을지 의견이 다양한데, 중요한 건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역의 공론장이 되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미디어 활동이라는 거죠.

▲왼쪽부터 양승렬(동작FM 방송국장), 오한아(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민관 거버넌스, 소관부서 등 남겨진 숙제들

 

오 : 저도 이번 조례를 만들면서 지역에서 주민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필요하고, 이걸 확산해야 한다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양 : 이번 조례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창원 위원장님, 김춘례 위원님과 같이 공동 발의를 하셨어요. 보통 이렇게 공동으로 많이 하시나요?

오 : 네, 공동 발의가 많은 편이에요. 공동 발의를 하면 한 의원만의 관심사항이 아니라 상임위 공동의 관심사가 되는 거죠. 특히나 김창원 의원님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님이시기 때문에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고 성북구 출신인 김춘례 의원님까지 함께 해서 원팀으로 움직인 거죠. 이렇게 해야 조례 이후에도 예산 확보라던가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힘이 되거든요.

양 : 이번에 통과된 조례안을 보면서 다소 아쉬움이 드는 부분도 있었는데요. 민관 거버넌스를 위한 위원회 등의 제도가 들어가 있지 않은 건 향후 어떻게 보완이 가능할까요?

오 : 마을미디어가 활성화되려면 소관부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현재는 문화본부의 문화예술과 소관으로 되어있는데 문화예술과는 순수 예술 지원이 주된 업무이기 때문에 마을미디어에 대해서 궤가 좀 다른 게 사실이에요. 문화본부의 성격과 마을미디어의 특성이 서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면 굳이 문화본부에 있을 이유는 없죠. 그래서 저와 저희 상임위의 생각은 마을미디어 소관부서를 시민소통기획관으로 바꾸는 게 어떨까 고민하고 있어요. 참고로 tbs의 경우도 시민소통기획관으로 가는 게 어떤지 얘기가 되고 있거든요. 내년도 예산이 7~8월이면 정해지는데 내년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내년에 개관하는 길음동 문화복합미디어센터에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위해 조례 통과를 6월에 진행했어요. 이후에는 소관 부서 문제를 정리하고 그리고나서 위원회의 역할과 책임을 정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시의회 오한아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양 : 말씀하신 내용들이 시기적으로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오 : 일단 8~9월에 임시회가 있는데 그때 소관부서 변경 논의를 마무리 짓고 그 이후에 조례 개정 작업을 진행하는 거죠.

양 : 그렇다면 시민소통기획관으로 갔을 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오 : 제가 보기에 시민소통기획관의 역할과 마을미디어가 딱 맞아 떨어지거든요. 시민소통기획관은 말 그대도 시민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그 안에 있는 뉴미디어과 같은 부서는 영상, 음성 등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소통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마을미디어는 시민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소통기획관 안에서 좀 더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양 : 시민소통기획관의 경우에는 시정 홍보나 민원 접수 이런 업무로 한정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건가요?

오 : 시정 홍보, 민원 접수의 업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대시민 소통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하는 곳이에요.

양 : 그럼 일단 7~8월 중이면 소관부서에 대한 결론이 나오겠네요?

오 : 의원은 소관부서 변경을 요청할 권한이 있는 것이고 최종적인 결정은 시장님의 역할이에요. 최근에 문화본부장으로 계셨던 분이 기획조정실장님으로 가셨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잘 이해하실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어요. 문화본부의 주력사업이 예술지원인데 시민소통 사업을 우리 본부에서 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고 있겠죠. 일단 상임위 차원에서 요청을 했고 양 부서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서울시의회 오한아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마을미디어는 우리의 목소리

양 : 마지막으로 오한아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마을미디어란? 마을미디어는 ____ 다! 어려운 질문이지만 한 단어로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오 : 이거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웃음) 한 마디로 하긴 어렵지만… 저는 마을미디어는 ‘우리의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시민들이 직접 내는 목소리를 담아 참여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것! 개개인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마을의 의제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정책으로까지 만들어지는 과정에 마을미디어가 있다고 생각해요.

양 : 마을미디어 활동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들이 시의원님들인데요. 이번에 마을미디어 조례를 발의하신 분들이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출신의 시의원들이시잖아요. 마을미디어가 활성화 된 지역이죠. 의원님은 누구보다 가까이서 마을미디어 활동을 지켜봐오셨을 텐데 마을미디어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 : 이번에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 조례가 제정되어서 그동안 수고해 오신 마을미디어 활동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민들의 더 큰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마을미디어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마을미디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열심히 힘을 보태겠습니다.

양 : 의원님 오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갖고 있던 궁금증도 해소되고 희망을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마을미디어가 꽃길만 걸을 것 같은데요?!(웃음)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왼쪽부터 홍선정(서울마을미디어 지원센터), 양승렬(동작FM 방송국장),서울시의회 오한아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은경(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센터장), 권세미(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