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지난 5월, 서울 마을미디어 활동가를 비롯한 공동체미디어 뉴딜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워크샵: 리서치에서 글쓰기까지” 강의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3일간 열렸다. 오정훈 다큐멘터리 감독의 지도 아래 이번 강의는 미디어 활동을위한 인터뷰의 기능과 방법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미디어로 인터뷰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본 글은 전자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인터뷰가 무엇인지, 인터뷰는 어떻게 활용되는지, 인터뷰를 하려면 어떤 일부터 해야 하는지, 인터뷰 후에는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사람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마리들이다.

▲지난 5월 미디액트에서 진행된 <인터뷰 워크샵:리서치에서 글쓰기까지> 강의 현장

인터뷰란 무엇인가?

인터뷰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대화’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인터뷰는 여러 명의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이다.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 혹은 대화의 주최자를 우리는 인터뷰어(Interviewer)라 부르며,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 혹은 인터뷰 참여자를 인터뷰이(Interviewee)라 한다. 인터뷰라는 단어에서 “인터”는 교차되어 마주치는 것으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관계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뷰”는 사람의 가치관과 관점을 드러내는 사회적인 행위를 떠올리게 한다. 다시 돌아와 인터뷰가 곧 대화라면, 대화는 어떤 것으로 이루어질까?

 

대화의 요소

대화는 출발, 매개, 교환, 관계로 구성된다. 대화를 시작하려면 그 “출발” 지점이 명확해야 한다. 왜 취재를 하는지 인터뷰를 둘러싼 공동의 이해와 주제 그리고 목적을 설정하자. 설령 어떤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상호 인정한다면 공동의 목적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매개”는 언어의 문제에 대한 것이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더라도 문화, 정치관, 학습경험 등에 따라 사람들은 언어를 다르게 이해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는 변화하기도 한다. 한편 우리는 인터뷰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관점과 가치를 공유하고 “교환”한다. 때로는 자신이 잊고 지나간 순간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 인터뷰에서 질문은 인터뷰이를 경유해 다시 인터뷰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터뷰어는 준비한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계”의 측면에서 인터뷰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성과 상호작용성이다. 쉽게 말해 열린 태도를 갖추는 것이 좋다. 인터뷰 대상의 논점에 반대하더라도 존중해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이 맞을 수 있고 나의 견해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두자.

 

인터뷰의 기능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인터뷰가 가진 기능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인터뷰는 “설명”한다. 정보를 제공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인터뷰는 “서사”를 구성한다. 서사는 인물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뜻한다. 다시 말하면 이야기는 인물과 사건이 있을 때 성립한다. 또한 인터뷰는 “논증” 행위이다. 근거 제시를 통해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며 이를 증명한다. 여기서 근거란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다. 논증의 차원에서 인터뷰는 곧 내가 내세우는 어떤 주장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마주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수행할 때 “감정”의 영역을 놓쳐서는 안 된다. 대화 참여자의 감정적 표현, 가령 직접 말하지 않더라도 침묵하는 순간이나 목젖이 떠는 순간에 발생하는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자. 인터뷰에서 감정은 그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고 독자 혹은 시청자의 감정이입과 집중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워크샵 지도를 맡은 오정훈 다큐멘터리 감독

인터뷰의 쓰임새

인터뷰 결과물은 뉴스(전파), 연구(질적 연구, 구술사 등)와 출판, 다큐멘터리 영화와 같은 작품 제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인터뷰는 다양한 플랫폼과 매체를 통해 공유하고, 확산시키고, 보관(아카이브, Archive)할 수 있다. 특히 인터뷰 아카이브는 장기적으로 보면 사료로서 큰 자산이 된다.

 

인터뷰 과정

이제 실질적으로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하며, 마무리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자. 인터뷰는 사전 준비, 실행, 분석과 평가 그리고 공유의 순서대로 진행된다. 실제 인터뷰 콘텐츠를 제작할 때 전반부 두 가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후반 작업에도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 사전 준비 단계

첫째, 인터뷰 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안에는 목적(사회적, 문화적 혹은 정치적 필요성), 인터뷰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 예상 청취자 혹은 독자에 대한 사항이 담겨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인터뷰에 익숙하지 않다면 추상적인 필요성을 생각하기보다 작고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먼저 구축해보자. 그리고 계획서 작성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인터뷰 내용 정리, 참여자 파악, 인터뷰 도구(녹음기, 메모지, 마이크, 카메라 등) 준비, 스케줄(예상 소요 시간, 개별 인터뷰이 일정, 이동 시간 등) 확정, 예산 책정(교통비, 식비) 등을 거쳐야 한다.

두 번째, 인터뷰어는 자료 조사를 해야 한다. 인터뷰가 다루는 이슈에 대한 현황 파악과 문헌 조사가 우선시된다. 참여자에 대한 사전 정보를 획득하고, 인터뷰의 논점과 타당성을 검토하자. 그리고 예상 참여자를 조사하는 것이 좋다.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 중 인터뷰어인 자신과 가장 잘 맞고 편안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상을 섭외해야 한다. 인터뷰 대상을 탐색하는 과정 안에서 유사한 인터뷰 사례 조사를 병행하면 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사전 인터뷰를 추천한다. 이를 통해 인터뷰이는 사전에 논의사항을 인지해 대답을 준비할 수 있고, 인터뷰어는 현장 환경을 분석할 수 있다. 가령 어떤 곳에서 인터뷰를 진행할지, 카메라를 어디에 설치할지, 현장에 녹음을 방해할 소음 문제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세 번째, 인터뷰 참여자가 정해지면 그 장소와 시간을 설정한다. 인터뷰이가 편안함을 느끼고 인터뷰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대를 우선시하자. 대상의 일상 혹은 업무 환경과 식사시간 등을 반영해야 한다. 만일 (인터뷰 소요 시간이 짧으면 괜찮지만) 촬영을 병행하고 자연광을 사용한다면 빛과 그림자의 문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질문지를 작성해 참여자에게 발송하면 된다. 그리고 자신 외에 인터뷰 현장 스태프가 있다면 그들과도 질문지를 공유하자.

 

. 실행 단계

인터뷰 실행 단계는 두 가지 차원에서 살펴볼 것이다. 먼저 유형별로 나누어보자.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는 특정 주제의 전문가 그룹 혹은 이해 관계자를 설정해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일반적인 의견을 대변하기 좋다. 페이스 투 페이스 인터뷰(Face to Face Interview)는 직접 특정 인물을 만나 대화하는 방법이다. 실제 만남을 통해 자세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전화 인터뷰는 상황상 면대면 인터뷰를 할 수 없을 때 사용한다. 서면 인터뷰는 만나기 어려운 인터뷰 대상과 팩스나 이메일 등을 통해 실행하는 방식이다. 인터뷰이가 직접 답변을 작성하기 때문에 그의 논리적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이번에는 순서를 중심으로 인터뷰 실행 단계를 정리해보자. 원칙적으로는 아래의 순서를 따르는 것을 권장하지만 인터뷰 참여자의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조율할 수 있다.

1) 인사

2) 인터뷰 분위기 조성

3) 주제에 대한 상호 이해 확인

4) 인터뷰 기록 도구(촬영 및 녹취)에 대한 사전 동의

5) 질문와 수용

6) 종합: 논지를 정리하고, 인터뷰어 자신이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혹은 놓친 것은 없는지 확인한다.

7) 추가 질문: 선행된 대답 중 첨언할 것이 있는지, 인터뷰이가 아직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는지, 주제와 무관하더라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검토한다.

8) 마무리 인사: 인터뷰 내용의 해석과 요약 가능성(실제 방송에서의 분량, 활용 및 인용 방식, 초고 확인과 피드백 요청 등)을 제시한다.

 

. 분석과 평가 단계

인터뷰 실행이 끝나면 빠른 시일 안에 인터뷰 녹취록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에는 이를 바탕으로 논점을 이해하고 분석한다. 분석 후 인터뷰이의 입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전체적인 맥락을 진단하는 과정으로서 분석 결과를 해석한다. 분석과 해석 과정을 거친 텍스트는 인용 시점(지면의 성격과 입장, 객관적 기자의 시점 혹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서술 시점, 포맷, 발행 시기)을 설정해 재구성한다. 이후에는 1차 원고 작성, 해석 및 분석 결과에 대한 인터뷰이의 확인, 그리고 수정 및 최종 원고 작성의 단계를 거쳐 인터뷰를 마무리하게 된다.

 

. 공유 단계

완성한 인터뷰 콘텐츠를 방송과 출판 등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한다. 자세한 사항은 앞에서 설명한 “인터뷰의 쓰임새” 내용을 참고한다.

▲인터뷰 워크샵 현장

인터뷰 방법

좋은 인터뷰를 위한 몇 가지 권장사항이 있다. 첫째, 인터뷰의 자세와 분위기를 생각하자. 인터뷰어로서 나의 캐릭터와 스타일, 다시 말해 사람을 만나는 나만의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장소와 시간이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인터뷰의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그 전략을 세워보는 것이 어떨까. 둘째, 닫힌 질문과 열린 질문을 구분하자. 닫힌 질문은 어떤 사실을 증명하거나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그것이 요구하는 것에 대한 대답 외에 더 이상 답변할 수 없는 유형의 질문을 뜻한다. 반면 열린 질문은 다른 질문과 연결되며 인터뷰 참여자의 추가적인 서술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대상이 ‘더’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질문을 중심으로 인터뷰 내용을 고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열린 질문을 설계할 때 그것이 포괄하고 있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자. 셋째, 인터뷰는 일반적으로 가벼운 질문에서 시작해서 깊은 질문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안정적이다. 깊은 질문은 상술(앞선 답변 정리와 재확인)과 보충 설명 요구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거나 인터뷰이와 반대 의견을 가진 변호인을 불러오는 방식(예를 들어 “다른 언론에서는 당신과 다른 주장을 제기하는데 이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으로 던질 수 있다. 넷째, 질문은 가급적 단순하게 하자. 설명과 보충은 필요하지만 질문 자체가 지나치게 길면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공감을 바탕으로 하되 공격 및 비판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길 바란다.□


[필자 소개] 임종우

경기도 성남시의 상영활동가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가 발행하는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는 주로 영화 글을 쓰거나 비평을 가르친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