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의 블로그에 와보숑의 김재현 이사장이 게재한 글을 허락을 얻어 웹진 마중으로 가져왔습니다. 마을미디어 영상을 오랫동안 제작해온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에서 8년 동안 시도하고 고민했던 내용이 진솔하게 담겨있어 새롭게 영상 마을미디어를 시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편의 기사로 나누어 전해드립니다.

출처 : 성북마을방송 와보숑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wabstv

김재현(성북마을방송 와보숑 이사장)

▲ 김재현(성북마을방송 와보숑 이사장)

요즘 2019년도 마을미디어활성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영상마을미디어를 해보고자 하시는 분들의 교육문의나 조언을 구하는 요청이
아주… 아주… 드물게 있는데요.

어찌어찌 영상마을미디어 활동을 해온 8년동안
덕지덕지 제 머리속에 붙어있는 늘어진 슬라임 마냥 얄팍한 고민과 생각들을
그나마 좀 정리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준비했습니다.

*꼭 알아주세요.

1. 이 의견은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시는 걸로…
2. 와보숑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는 착각은 안하시는 걸로…

1. ‘다 갖추고 하겠다는 건 안하겠다는 뜻이다.

가끔 시작도 하기 전에 카메라는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는지, 노트북은 어떻게 하면 싸게 살 수 있는지, 사무실은 어디다 문의하면 되는지를 알려달라는 분들이 계십니다.

온갖 관심이 소위 말하는 하드웨어에만 있고, 활동계획은 이것저것 다 갖춰놓은 후에 생각해보시겠다는 분들이죠.

심지어는 활동하기도 전에 인건비 충당과 지급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부터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셨더랬어요….

​야심찬 첫 출발선 앞에서 많은 것을 갖추고 어려움없이 순탄한 시작을 고민하는 것이야 이해되지만, 현실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다 갖춰놓고 하겠다’는 것은 결국 ‘안하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비단 저희 뿐만 아니라 어떤 마을미디어단체도 확고한 기반을 갖추고 시작하기 보다는 활동의 과정에서 하나씩 필요에 의해 마련해나간 경우가 대부분 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단언컨데, 다 갖추고 마을미디어 활동하시는 단체 본적이 없습니다. (있다면 댓글달아주세요…^^)

​2보다는 이다.

자신의 콘텐츠가 처음 업로드 된 순간부터 100만뷰를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또는 자신의 콘텐츠가 딱 이만큼 ‘좋아요’를 받을 수 있을 것 이라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모든 일에는 ‘운’의 영역과 ‘실력’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때,
영상컨텐츠는 ‘운’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2백만 뷰를 기록한 아래의 영상을 한번 보시죠…

▲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한 유명한 영상

2백만뷰를 달성하고 엄청난 패러디를 탄생시킨
이 엄청난 편집기술(?)과 촬영기법(?)의 영상이 과연 ‘실력’의 영역에 있었던 것일까요?

요즘 핫한 유튜버 박막례할머니는 엄청난 진행기술로 유명세를 타신걸까요?

결국 생각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대박컨텐츠는
한편의 고퀄리티 영상이기보다는 수많은 저퀄리티 영상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퀄리티 영상의 누적이 결국 고퀄리티로의 양질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퀄리티에 집착하기 보다는 비록 저퀄리티라도 다양한 영상을 꾸준히 만들어 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옳은 전략입니다.

물론 단순히 양의 누적만으로는 질적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양의 누적과 함께 질적 변화를 위한 혁신적 노력이 담겨있어야 겠죠.

그러나’양’적인 집중은 말은 참 쉽지만, 다양한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다양한 참여자들의 협업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꾸준한 제작활동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저희도 이루지 못한 참 쉽지 않은 과제이긴 합니다.

​3. 그래도 시작했으면 갖추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앞에서는 굳이 갖추고 하지 말라고 하더니, 이제는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니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을 듯 합니다.

영상마을미디어가 아니라도 마을미디어를 하고자 하신다면 필요한 하드웨어를 갖추고자 하는 일정정도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들어볼까요?
영상마을미디어 초기에 핸드폰영상으로 마을미디어를 시작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의 핸드폰이야 웬 만한 카메라 못지않은 성능을 자랑하고,
동영상편집 앱 역시 다양한 연출을 무리없이 해낼 정도로 훌륭해서 간단한 영상쯤은 쉽게 만들 수 있으니, 핸드폰만가지고도 영상마을미디어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편리함만큼 한계도 명확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먼저 핸드폰이기 때문에 장시간 촬영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발열과 핸드폰의 수명단축 문제, 고가핸드폰이 일반화 된 상황에서 짐벌, 추가 메모리 구입 등으로 발생하게 될 가성비 문제등은 장기간 영상마을미디어를 진행하고자 하신다면 결국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문제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

편집부분에서도 세심한 편집의 어려움, 긴 자막 작성의 어려움, 창조적인 효과적용의 한계는 핸드폰만으로 영상을 제작하기에는 간과하기 어려운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처음에는 주어진 현실에 맞게 시작하더라도, 내공이 쌓이고 활동의 경력이 축적되는 ‘양질전환’의 시점이 오면 추가적인 하드웨어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결론이고, 이 시점에 대비해서 미리 갖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양질전환의 시점에서 알맞은 준비를 할 수 있을까요?
경험상 정답은 없습니다. 단체의 성격과 상황에 맞게 할 수 있을 뿐..

▲ 성북마을방송 와보숑

​4. ‘마을미디어’는 ‘협업’이고 ‘과정’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1인미디어가 마을미디어가 될 수 있는가?’

마을미디어가 마을의 이야기를 미디어를 통해 전달한다는 측면에서만 고려한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라면 ‘1인미디어’라는 방식으로 ‘마을미디어’를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첫째, 제작 과정자체가 재미없습니다. 혼자 하니까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둘째, 제작 결과 자체가 재미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을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굉장히 재미있는 경우가 있었나 싶습니다.
(물론 마을이야기도 나름 감동과 재미가 있기는 합니다만..)

셋째, 제작자체가 상당히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을을 혼자서 담으려면…….
(물론 기동력과 실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넷째, 제작방식이 너무 힘들어집니다. 기획,섭외,촬영,편집,업로드 등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야하니까요…(물론 요즘은 LIVE라는 방식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보면 마을미디어는 마을살이의 기본원리인 ‘협업’이라는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니 마을미디어 활동, 제작과정 자체가 어찌보면 결과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영상마을미디어는 기획과 구성이 ‘60%’다.

영상마을미디어 강의를 준비하면 대략 편집과 촬영이 전체 강좌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촬영과 편집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하는 단체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제가 영상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절박한 우리의 당면과제는 ‘기획과 구성’입니다. ​

기획과 구성이 엉망인데, 화려한 편집기술과 휘황찬란한 촬영기술을 동원해 대박 컨텐츠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돼지가 신부화장을 하고 영화배우 오디션에서 주연배우로 캐스팅 될 가능성과 맞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획과 구성은 어떤 대상에 대한 맥락과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러한 맥락과 의미를 시청자가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대상에 대한 심도있는 탐구와 이해가 필요하고, 다시 재해석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그 대상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찌됐든 촬영과 편집에만 치중하고 기획과 구성을 등안시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시간관계상 교육과정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면, 제작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사전조사를 통해 기획과 구성과정을 거쳐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마을미디어’는 ‘협업’이고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기획과 구성이 고작 60%인 이유는 솔직히 ‘촬영’과 ‘편집’ 역시 만만치 않은 힘든 과정이라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

 

▶2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