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한번 고르고 다시 시작! ‘수원마을미디어 현황분석’ 연구사업을 마무리하며

By | 2018-12-03T19:34:52+00:00 12월 3rd, 2018|카테고리: 03_마중 전국구, 2_기획, 블로그|Tags: |0 Comments

 

김윤지 (수원마을미디어연합)

“준비, 땅!”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울리고 달리기가 시작됐다. 길고 긴 마라톤 경기라 바로 속도를 내기보다 긴 호흡으로 천천히 내딛어야 결승점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걸까. 점점 발걸음이 빨라지고 숨도 조금씩 차오른다. 어느 순간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이제까지 달려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더 먼데, 잠깐 쉬고 갈까?’

2014년 마을미디어지도를 그리는 프로젝트로 시작한 수원마을미디어. 올해로 5년차를 보내며 재미있고 빠르게 성장했다고 확신한다.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여 마을미디어 교육을 받고 활동을 시작했다. 라디오, 영상, 신문 단체가 늘어나면서 수원마을미디어지도를 점점 빼곡히 채워나갔다. 그리고 마을미디어단체가 모인 네트워크 ‘수원마을미디어연합’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뿌듯함도 느꼈다. 특히 ‘2018 시민과 함께하는 연구사업: 수원마을미디어 현황분석’은 수원마을미디어를 다시 돌아보았던, 앞만 보고 달려왔던 마라톤을 잠시 멈췄던 시간이었다.

연구사업을 공모한 수원시정연구원은 대한민국 수원시에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발굴하는 기관이다. 매년 시민과 함께하는 연구사업을 공모하는데 수원마을미디어연합은 TF팀을 구성해 ‘수원마을미디어 현황분석’을 연구과제로 제안했고 공모에 선정되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연구과정은 크게 3단계다. 수원지역 마을미디어 단체와 활동가를 선정해 설문조서 및 인터뷰를 실시한 1단계, 그 결과를 분석하고 한계점을 키워드로 추출하는 2단계, 그리고 3단계는 선정한 키워드를 토대로 마을미디어 집담회를 열어 정책 제안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이었다.

 

‘누가’ 마을미디어를 하는가: 마을미디어 22단체, 70명 활동가를 만나다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긴 여정에서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 먼저 수원에서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는 단체를 조사했다. 하지만 대상 선정과 범위에 있어서 혼란이 있어 시작부터 그리 순조롭지는 않았다. 수원마을미디어는 수원미디어센터에서 ‘마을미디어지원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사실 그전부터 마을신문, 전통시장 방송국은 존재했다. 누가 먼저, 어떻게 시작했는지 알 수 없는 수원마을미디어 단체를 두고 ‘어디까지 인터뷰 대상을 포함시켜야 할까’ 했던 고민은 결국 ‘마을미디어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로 되돌아갔다.

논의 끝에 마을미디어 활동이 수원을 기반으로 하는지, 단체 및 구성원은 수원시에 거주하는지, 마을미디어 콘텐츠는 수원시와 연관이 있는지 3가지 기준을 정했다. 선정한 인터뷰 대상은 단체 22곳이고 활동가 182명 중 70명이었다. 마을미디어지원사업에 속하지 않지만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는 단체도 포함시켜 형평성을 더했고 단체별로 담당자를 정해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을 만나는데 꼬박 한 달이 걸렸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데 두 달이 걸렸다.

설문조사는 활동기간, 지역, 매체 종류, 모임 횟수, 콘텐츠 생산량, 예산확보 등 활동현황과 활성화를 위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결과에 따르면 마을미디어 활동가는 40대(60%), 여성(83%)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또 영상 및 라디오보다는 신문(49%)에 활동이 두드러졌고 활동기간은 3년 이상이 41%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아 마을미디어지원사업이 생기고 난 이후 장기적인 활동이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 활동에 있어서 예산확보는 대부분 마을미디어지원사업(81%)에서 충당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업에 지원하거나 자부담으로 운영한다고 나타났다. 또 마을미디어지원사업 중에서 활동지원(54%)에 속해있었는데 이는 마을미디어 활동이 주로 콘텐츠 제작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활동 범위를 벗어나 지역에서 마을방송국을 만들거나 지역축제와 협업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확장하는 시도가 필요함을 할 수 있었다.

 

‘왜’ 마을미디어를 하는가: 한계점을 묻고 개선점을 모으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한 결과였다. 인터뷰 대상자는 마을미디어 활동이 즐겁다(22%), 구성원들과 만남이 즐겁다(22%), 나의 생각에서 우리의 생각으로 바뀐다(17%),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성취감 및 자신감 상승한다(13%), 예산부족으로 한계를 느낀다(13%)는 대답으로 분포되었다. 이는 수원마을미디어는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해 지역을 변화시키는 문화’로 정리할 수 있다. 설문조사를 통해 스스로 마을미디어가 가지는 의미를 만들어냈고 그 활동의 주체가 우리에게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설문조사가 마을미디어 현황과 의미를 부여했다면 인터뷰는 수원마을미디어 한계점을 드러내는 과정이었다. 인터뷰는 공통질문과 매체별(라디오, 신문, 영상)질문으로 나뉘었다. 질문은 단체 소개를 비롯하여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 개선방안, 지속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구성되었다. 인터뷰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그 과정 자체가 마을미디어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다. 인터뷰 담당자도 대상자도 마을미디어 활동가였기에 때로는 인터뷰가 공감과 위로가 섞인 수다로 변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담당한 한 활동가는 “활동가에게 던진 질문은 나에게로 돌아와 스스로 대답하는 과정이 되기도 했다. 그동안 활동했던 마을미디어를 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담당자는 활동가들이 대답한 내용을 녹음하고 다시 받아 적으며 분석해나갔다. 각 질문에 공통적으로 대답한 부분은 모으고 분류해서 키워드로 정리해나갔다. 그 결과 개선점 부분에서 ‘구성원, 거점공간, 콘텐츠 유통방안’으로 좁혀졌다. 구성원에 있어서는 콘텐츠 제작보가 구성원들 간 결속력이 마을미디어를 지속하는 힘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주민을 모집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모집하는데 한계가 있고 기존 구성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보수교육이 필요하다는 대답이 많았다.

거점공간에 대해서는 현재 수원마을미디어에 현재 화두이기도 한 만큼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현재 수원지역은 다른 사업으로 공간을 지원받아 운영하거나 그 외 도서관, 복지관,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해 운영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단체는 수원미디어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매년 활동가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한정적인 공간이 한계점으로 지적되었고 이는 거점공간 확산이 필요함을 나타내고 있다. 콘텐츠는 매체 간 융합에 대한 시도와 유통경로 확장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서서히 라디오, 영상, 신문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사라지고 단체가 협업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이를 반영한다. 콘텐츠 유통도 다양하게 확장하고 시 차원의 공공위도우를 통한 확산도 제기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활동가들이 가장 고민하는 키워드는 집담회 토론 주제로 연결시켰다. 11월 16일에 열렸던 마을미디어 집담회는 구성원 확대방안, 거점공간 방안, 유통확대 방안으로 나뉘어 토론이 진행되었다. 각 주제별로 활동가가 나서 사례를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개선할 점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구성원 확대 방안에서는 마을미디어교육 공통 매뉴얼 구성 오픈 플랫폼을 통한 홍보 등 지속적인 보수교육과 홍보 확장이 필요하다고 나타났다. 또 동 단위 밀착된 거점공간이 필요하고 유통 채널을 다각화해서 양적, 질적으로 향상된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원마을미디어,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 연구사업이 남긴 과제

집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3가지 방향으로 정리되어 정책제안으로 이어졌다. 이는 미디어로 소통하는 마을공동체 형성방안, 지역공동체 네트워크 확장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마을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권리 확장이다. 이는 안정적인 거점공간 및 장비 지원, 중간관리조직의 강화, 마을미디어를 활용한 협업, 콘텐츠 유통지원 및 송출시스템 확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잘 짜인 정책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고쳐나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그리고 정책의 장단점은 누구보다 활동하는 시민들이 잘 안다. 이번 연구사업에 가장 큰 성과는 바로 마을미디어지원사업 대한 가장 솔직한 피드백을 정책제안으로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활동가 선정, 설문을 통한 현황조사, 인터뷰를 통한 한계점 수집, 집담회에서 제기된 개선점을 정책으로 연결시키기까지 그 과정은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외침이었다.

하지만 연구사업은 앞으로 더 많은 숙제도 남겼다. 앞으로 마을미디어지원사업을 비롯한 관련 정책에 활동가들이 주체가 되기 위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 사실 2019년부터 마을미디어지원사업은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중간지원조직인 수원미디어센터가 청소년육성재단에서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에 편입되면서 공모사업이 마을만들기 조례를 기반으로 설계되기 때문이다. 아직 사업이 시행되기 전이지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금 변화의 시점에서 수원마을미디어가 지속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중심을 잘 지켜야 한다. 사업수행을 위한 성과가 아닌 마을미디어의 가치를 실현하는 움직임, 그 움직임이 정책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연결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제 숨 한번 쉬었다면 다시 달려야 할 때이다. 천천히, 하지만 끝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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