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신문과 라디오, 마을 언론으로서 시너지를 내다 – 마을신문 금천in, 라디오금천 <들려주는 마을신문>

[편집자 주] 잘 나가는 마을미디어 콘텐츠의 비밀, 궁금하신가요? 2018년 마을미디어 네트워크 워크숍에서는 마을미디어로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마을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사례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가재울음악수다방>, <들려주는 마을신문>, <특별한 그들만의 세상>, <이달의 노원> 네 콘텐츠의 제작 과정과 고민을 담은 원고를 ‘웹진 마중’을 통해서 전합니다.


 

이성호 (금천in/라디오금천)

 

‘마을신문 기자가 말하는 100회 방송의 비밀’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강연을 했지만, <들신>을 녹음할 때 몇 회라는 것을 인식하고 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들려주는 마을신문(이하 들신)>은 라디오금천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이다. 라디오금천은 2011년부터 라디오와 영상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와 고민을 해 오다 2016년 10월 개국방송을 진행한 금천의 마을라디오 방송국이다.

<들신>은 말 그대로 <마을신문 금천in(이하 금천in)>을 들려주는 방송이다. 라디오 방송국에서 <들신>이라는 이슈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만든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에 마을신문을 통해 취재를 해왔고, 이를 라디오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래서 마을라디오 방송국에서 뉴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방식과 <들신>은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을미디어가 뉴스 또는 지역탐사 보도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들신>의 기획과 제작과정에 대해 전하는 글을 써본다.

 

감시와 기록의 마을신문, 지역에서 여전히 필요했다

먼저 <금천in>에 대해서 소개를 하면, 2010년 11월 창간 준비호 1호를, 2011년 5월 창간호를 발행한 이래 2018년 9월 179호까지 매 월 2번씩 발행되고 있으며, 12면 또는 16면의 타블로이드판으로 매 호 3000부씩 인쇄해 금천 지역 곳곳에 뿌려진다. <금천in>이라는 지역 미디어를 만들게 된 것은 2004년 지역의 몇몇 사람들과 <구로금천영상뉴스>를 1년간 운영해 본 경험과 지역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통해 가지게 된 고민의 결과였다.

<금천in>을 만들게 된 2가지 큰 이유가 있는데, 먼저 지자체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2000년대 후반기(2005~9년)에는 지역에서 지방의회나 지자체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셌다. 지역토호들이 점령한 구의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뉴타운과 개발의 광풍 속에서 구청장이나 지자체의 정책들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는 언제나 중앙 이슈가 몰아쳤고 마을과 지역은 잘 보이지 않았다. 국회나 정부를 감시하듯이 지역과 마을에서 감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지금도 이러한 고민은 여전하다.

두 번째 이유는 기록과 네트워크였다. 작은 동네에 그나마 있는 몇몇 단체와 조합들이 서로 무엇을 하는지 잘 몰랐다. 인터넷을 발달해 중앙정부나 해외에서 벌어지는지는 일은 쉽게 알아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일은 접근이 어려웠다. 단체들이 홍보와 기록 활동에 힘을 쏟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과 행사를 치루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다보니 기록하고 알리는 일은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지역에 대한 감시, 시민역량의 기록, 홍보와 네트워킹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을 ‘언론’이라고 봤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마을신문 금천in>이다. 창립 당시 언론, 미디어센터, 마을연구소라는 3개의 단위로서의 역할을 고민했다. 언론을 통해 마을에 대해 취재하고 이렇게 축적된 정보를 ‘마을연구소’로 분석하고 지역정책을 제안하고 지방정부의 정책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리고 미디어센터를 통해 새로운 미디어생산자를 양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도 나름 재미겠지요. ^^!)

 

마을신문, 어떻게 라디오 프로그램이 되었나

<금천in>이 <들신>이 된 데에는 다음의 이유가 있었다. 일단 신문은 마을에 뿌려진다. 동 주민센터와 도서관, 아파트, 복지관 등에 <금천in>이 비치가 되면 동네에 상주하는 주부와 노인 계층은 쉽게 접근한다. 하지만 직장인, 학생들에겐 어떻게 전달할 것 인가의 고민이 있었다. 1번의 취재로 텍스트,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면 좋겠다는 포부로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기자 4명이 스마트폰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앉아 취재 뒷이야기와 기사를 전했다. 그 후 기자가 줄어들면서 진행자 1명과 기자 1명이 진행하는 2인 체계가 만들어졌다. 기사의 내용은 기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진행자는 거드는 정도였고, 대본은 따로 없이 신문을 대본처럼 활용했다. 2016년에는 기자를 했던 남현숙 피디와 <들신>의 호흡을 맞추면서 간추린 소식, 뉴스포커스, 미리 보는 뉴스, 연재기고자와 전화인터뷰 등 다양한 코너를 넣어 변화를 줬다. 진행자의 역량에 따라 포맷이 매우 달라질 수 있음을 경험한 사례다. 남 피디는 마을신문 기자로 4년 가까이 활동한 경험이 있어 뉴스에 대한 눈과 취재, 인터뷰 기법 등이 숙달되어 있어 이렇게 다양한 코너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했다.

2016년 진행한 하나의 실험이 <라이브금천>을 한 것이다.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실시간 방송 ‘동네방네 라디오’에서 매 주 금요일 30분간 진행한 생방송 뉴스 프로그램으로 전화인터뷰를 중심으로 지역이슈를 다뤘다. 생방송의 재미와 묘가 있었지만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마을신문 금천in>에 보도된 라디오금천 프로그램

 

마을라디오에서도 이슈프로그램 도전해야

이러한 <들신>의 변화를 돌이켜보면, 마을라디오에서 뉴스나 이슈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진행자의 역량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뉴스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지역 현안에 밝아야 하며 취재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어야 한다. 또한 인터뷰 대상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바로 좀 더 깊게 얘기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라디오에 발을 딛는 분들은 대부분 ‘뉴스’와는 거리감을 가진다. ‘어렵다’는 것이다. 그 결과 라디오 자체적인 뉴스역량이 만들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들신>은 가능한 신문이 나올 때마다 녹음했다. 여태까지 신문이 179호가 나왔고, 준비호까지 하면 185호가 나왔다. 그럼 <들신>은 못해도 150회까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2주마다 다가오는 ‘마감’과 함께 만들어진 ‘신문’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을소식을 더 많은 주민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이제는 마을라디오에서도 자체적으로 그런 역량을 만들 시도를 해야 한다. 마을신문은 2주에 한번 발행되기에 시의성이 많이 떨어진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지만 뉴스나 탐사프로그램은 경험이 쌓이는 것이 큰 역할을 한다. 우선 구청이나 구의회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어가고 지역주민들에게 우리 동네의 소식을 전해주는 것부터, 그것이 쌓이면 뉴스의 가치를 선별하고 이슈를 파악하고 해설할 수 있지 않을까? <들신>도 신문 발행 후 녹음 방식이 아니라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신문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김현정의 뉴스쇼가 방송되면 수많은 텍스트뉴스가 만들어지듯이 말이다. 라디오와 신문의 기계적 콜라보가 아니라 화학적 콜라보를 만들어 보는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정답은 마을미디어의 공공성에!

우리는 마을미디어가 스스로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확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마을미디어의 존재 자체가 공공성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보다 지역사회의 여론을 대변하고, 이슈를 선택하고, 마을구성원을 주인공으로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마을미디어는 스스로가 마을 속에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자각하고, 어떻게 하면 지역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 것인가 고민해야한다.

마을미디어가 지역을 파고들 수 있는 더 나은 방식은 무엇인가? 마을미디어가 만들고 싶은 마을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할 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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