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마을라디오, 비밀은 생중계에 있다! – <가재울음악수다방> 김춘광 DJ

By | 2018-10-02T02:25:10+00:00 10월 2nd, 2018|카테고리: 5_알아두면좋아요, 블로그|Tags: , , , |1 Comment

[편집자 주] 잘 나가는 마을미디어 콘텐츠의 비밀, 궁금하신가요? 2018년 마을미디어 네트워크 워크숍에서는 마을미디어로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마을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사례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가재울음악수다방>, <들려주는 마을신문>, <특별한 그들만의 세상>, <이달의 노원> 네 콘텐츠의 제작 과정과 고민을 담은 원고를 ‘웹진 마중’을 통해서 전합니다.


 

김춘광 (가재울라듸오)

 

안녕하세요. 서대문 가재울라듸오에서 <가재울음악수다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봄디’입니다. 강연에 앞서 먼저 지난 9월 3일(월)에 생방송으로 방송되었던 오프닝을 잠시 듣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들어보시면, 오프닝을 하는 중에 제가 작은 실수를 두 군데 했습니다. 이런 경우에 많은 분들이 오프닝을 다시 녹음 하거나, 생방송에서 실수 했다고 크게 실망 하실 겁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런 정도는 그냥 넘어갑니다. 오히려 이런 실수가 생방송의 묘미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 생방송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첫 번째 비밀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실수가 두려워서 아예 생방송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공중파 라디오 방송도 잘 들어보면 프로 DJ들과 스텝들이 심심치 않게 실수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 점을 십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2주에 한 번 생방송 중! <가재울음악수다방>을 소개합니다

저희 방송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음악수다방>은 ‘함께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끌벅적한 사랑방 수다를 통해 소통, 화합, 즐거움, 힐링을 꿈꾸는 방송’입니다. 2015년 8월 10일(월)에 첫 녹음을 했고, 같은 해 8월 12일(수)에 첫 업로드가 되었습니다. 발표를 하는 2018년 9월 8일(토) 현재, 총 158회의 방송이 제작, 업로드 되었습니다. 그 중 약 70회 정도가 ‘생방송’, 약 50회 이상이 ‘보이는 라디오’로 진행 되었습니다. 매주 월요일 저녁 8시에 ‘팟빵 서울마을라디오 동네방네’, ‘페이스북(facebook) 페이지 가재울라듸오’ 그리고 ‘유튜브(YouTube) 가재울라듸오 채널’을 통해 방송되고 있구요. 한 주는 생방송으로 그리고 다음 한 주는 녹음방송으로 방송이 나가고 있습니다.

돌아보니까 처음 생방송을 시작한 것은 17회(15년 12월) 방송이었고, 36회였던 16년 4월에는 ‘보이는 라디오’를 시작했습니다. 또 16년 8월, 54회 방송은 ‘1주년 기념 2시간 특별 생방송’을 했고, 115회였던 17년 10월에는 공연장을 대관해서 청취자분들과 마을 주민분들을 초청한 뒤 ‘2시간 특별공개방송-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통해 축제의 장을 열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6.14 지방선거를 앞두고 18년 5월말에 ‘지방선거 후보자 초청 대담방송’을 진행하는 등 마을에서 주민분들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좋은 창구의 역할을 다양한 형태로 감당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에 주민들이 직접 댓글로 메시지를 보내주시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사연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본인들이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해 주시기도 합니다. 이런 실시간 소통이 생방송을 지속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비밀이자 원천이 됩니다. 아무래도 팟캐스트는 녹음을 하고 해당 파일이 업로드 된 후에 청취자들이 듣고 댓글을 올리기 때문에 진행자와 청취자의 소통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시차’가 발생됩니다. 그런데 생방송을 통한 소통은 이러한 시차를 줄여주기 때문에 진행자와 청취자 모두가 소통의 기쁨과 즐거움을 현장에서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멋진 방송대신 오래 가는 방송을 지향하기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마을방송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저는 마을방송이 좋은 방송, 소위 ‘잘 나가는 방송’이 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콘텐츠 자체의 내용이 아주 좋거나 유명 진행자나 유명 출연자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가령, ‘지대넓얕’,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같은 방송들입니다. 이런 방송들은 그 방송의 콘텐츠, 출연자, 진행자 자체가 큰 이슈이자 힘이 되죠. 또 다른 하나는 ‘오래 지속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서서히 저변을 넓혀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가요무대’나 ‘전국노래자랑’ 같은 프로들이 그런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매주 간절히 기다리거나 꼭 찾아서 보지는 않아도 오랜 시간 방송이 지속되면서 ‘오래 지속되었다는 것’ 자체가 곧 그 방송의 ‘브랜드 파워(Brand Power)’가 되는 방법입니다. 저는 음악수다방이 이 두 번째 방법으로 서대문에서 성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방송은 대단한(또는 유명한) 진행자도 없고, 유명한 출연자도 없었고, ‘음악’과 ‘수다’라고 하는 평범한 소재로 방송을 진행해 왔지만 방송이 오래 지속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출연해 주시고, 그 분들이 자신의 출연이나 지인의 출연을 계기로 방송을 듣게 되고 서로 방송을 소개해주고 하면서 애청자가 되는 분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견디면서 ‘지속하는 것’ 자체를 전략으로 여기는 것, 이것이 제가 전해 드리는 세 번째 생방송 지속의 비밀입니다.

 

반드시 찾아오는 슬럼프, 실시간 피드백으로 견뎌내다

그런데 일반적인 방법으로 방송을 계속 만들어서 업로드하다 보면 반드시 지치는 시점이 옵니다. 또는 어떤 외부적인 상황이나 사정에 의해서 방송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될 때가옵니다. 왜냐하면 마을라디오는 사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일정부분 내 시간과 노력을 사용해야 하는데 반해 그에 대한 ‘반대급부’는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것이 ‘반려동물 키우기’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처음 반려동물을 키울 때에는 보기만 해도 예쁘고, 돌아서면 또 보고 싶고, 누군가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기쁨은 작아지고, 돌봐줘야 하고, 시간에 맞춰서 산책 시켜줘야 하고, 목욕도 시켜줘야 하고, 먹을 것을 제공해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고 돌봐주고 하는 일들이 커집니다. 즉, 처음의 기쁨과 즐거움은 작아지거나 없어지고, 힘들고 귀찮은 ‘책임’과 ‘의무’가 남게 되는 거지요. 마을방송도 계속하다 보면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대체로 30~60회쯤 방송을 했을 때 이런 생각이 많이 들 때 같습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해야 하는데, 그걸 극복하게 도와주는 것이 바로 생방송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에게도 이런 시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방송을 하면서 청취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이 시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그것이 다시 생방송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치지 않고 생방송을 계속할 수 있는 비결이자 오늘 제가 드리는 네 번째 비밀입니다.

 

운영진과 주민DJ의 분업도 중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준비과정입니다. 생방송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 때, 서로간의 ‘소통’과 ‘분업’ 그리고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희 음악수다방의 경우 오프닝 대본은 작가, 진행은 DJ, 녹음과 제작은 PD가 하는 방식으로 ‘분업’이 이루어지지만, 주제나 아이디어는 저와 작가가, 게스트 초청은 상황에 맞게 운영진과 제가 함께 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책임지고 감당하다 보면 앞서 ‘반려견 키우기’에서 ‘책임’과 ‘의무’만 남아서 재미없고 힘들어 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기 쉽습니다. 마을라디오가 주민들과 밀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것처럼 제작과정에서 진행자와 운영진의 원활한 ‘소통’과 ‘분업’ 그리고 ‘협업’을 하는 것이 생방송을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이것이 오늘 제가 전해드릴 마지막 비밀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아래 질의‧응답으로 보충하고, 저의 강연은 여기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부디 ‘실수해도 괜찮다는 유연함’, ‘함께 하는 소통’으로 더 많은 분들이 생방송을 시도하고 즐겁게 방송을 지속해 나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재울라듸오 청취하는 방법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가재울라듸오 팟빵 : http://www.podbbang.com/ch/7853

가재울라듸오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gajaeul.radio

가재울라듸오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oarrsfuB0kilcgaiXlh-wQ

 


 

이하는 그날 강연 이후에 모둠에서 오간 질문과 답변을 간략히 정리한 것입니다.

  • 음악은 어떻게 트나요?
  • 생방에서는 전곡을 틀고, 팟캐스트 업로드 본에서는 저작권 문제로 일부만 잘라서 틉니다.

 

  • 생방이 겁나지 않나요?
  • 물론 겁도 나고,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소통의 즐거움과 기쁨도 큽니다. 가급적 두려움보다는 즐거움과 기쁨을 더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 카메라가 돌아가는 동안 또는 음악이 나가는 동안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나요?
  • 저 같은 경우는 가급적 카메라를 덜 의식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차피 본질은 라디오이기 때문에 듣는 분들을 더 많이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노래가 나가는 동안은 카메라를 의식하기 보다는 노래 이후의 멘트를 준비합니다. 노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본다던지, 출연자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 출연자에게 말을 시키고, 노래 이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다음 정보를 제공해 준다던지 합니다.

 

  • 아직 방송경험이 없고,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진행자입니다. 방송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나 진행자로서 준비되어야 할 사항에는 무엇이 있나요?
  •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해 보시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되실 것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팟캐스트는 녹음 후 파일이 업로드 되니 날씨나 그날만의 특정 이슈를 언급하시면 듣는 시점과 녹음시점의 시차 때문에 맞지 않는 말이 될 수 있기에 주의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계절이나 하루의 날씨가 아니라 그 시즌의 기후 정도는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으니 가볍게 언급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비오는 날’처럼 날씨가 아예 그날 방송의 주제가 되기도 하구요.

 

  • 청취자가 있나요? 청취자는 어떻게 확보하나요?
  • 서대문에서는 꽤 알려져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끔 마을 행사에 가시면 처음 뵙는 분들이 방송을 들으셨다며, “목소리가 참 좋다.”, “방송이 참 재미있다.”고 칭찬을 해 주십니다. 청취자 확보를 위해 처음에는 제 지인들을 중심으로 직접 알리는 방법을 썼습니다. 그리고 주변 분들부터 시작해서 마을 분들을 초청해서 게스트로 모셨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셨지만 일단 한 번 출연하신 분들은 애청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그 출연하신 분에게 주변 지인들에게 본인이 출연하신 방송을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씀드립니다. 필요하면 전달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거나, 어플이 없고 연세가 많으신 분은 직접 어플을 깔아드리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청취자가 다른 청취자를 끌어들이거나, 출연자가 주변 지인들을 청취자로 끌어들이거나 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청취자 숫자가 늘고 있는 중입니다.

 

  • 대본은 어떻게 준비하나요?
  • 대본은 주로 오프닝을 중심으로 작성하고, 본 방송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날의 주제에 맞게 제가 준비합니다. 해당 방송의 주제는 출연자가 있을 시, 출연자의 경력에 맞춰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저와 작가가 함께 논의해서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주제에 맞게 노래를 선곡하고, 해당 내용을 학습해서 현장에서 방송하는 것으로 대본을 준비합니다.

 

  • 생방송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이나 요구사항은 무엇이 있나요?
  • 일단 진행자와 제작자가 겁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수에 너무 무뎌지면 안 되겠지만 작은 실수 때문에 방송을 못하거나, 아예 진행 자체를 망설이는 상황이 된다면 생방송을 하는 것이 고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예상 못한 상황이 발생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 진행자에게 임기응변의 유연성이 있으면 아무래도 생방송을 진행하기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 생방송을 위해서 장비나 공간 측면에서 반드시 준비되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 우선, 녹음장비, 마이크, 컴퓨터 등은 있어야겠지요. 진행자가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을 가지고 있으면 진행이 좀 수월할 수 있구요. 생방송을 하려면 카메라도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방음벽이나 완벽한 방음시스템 같은 것들은 조금 후순위로 미뤄도 될 것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녹음하다가 비오는 날에는 빗소리, 가을에는 귀뚜라미 소리, 여름에는 매미소리 같은 것도 함께 녹음되기도 한답니다. 때로는 문을 여닫는 소리, 지나가는 개소리도 녹음되기도 해요. 하지만 “이것이 마을라디오의 묘미이고, 생방송의 묘미다.”라는 말로 웃고 넘어가요. 너무 완벽하게 모든 것을 갖추려고 하면, 마을라디오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업이 있으신 것 아닌가요? 마을라디오 진행이 생업은 아니시죠?
  • 네, 마을라디오에서 아무런 보수나 대가를 받지 않습니다. 저도 생업이 있고, 생업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자원활동으로 라디오를 진행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지속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는데요. 바로 그 점이 마을라디오를 오래 지속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좋아하는 내용,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내용을 방송 콘텐츠로 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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