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4구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조례 제정 시민토론회 현장취재기

By | 2018-08-30T18:58:09+00:00 8월 29th, 2018|카테고리: 02_네트워크 소식, 6_소식, 블로그|Tags: , , |0 Comments

황선영 / 사진 최나현

2018년 8월 22일 수요일 오후 4시, 성북구 정릉동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 세미나실에서는 동북마을미디어네트워크와 성북구 시민협력플랫폼 구축사업추진단이 공동 주최·주관하는 <동북4구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조례 제정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오늘의 토론회는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들며 수많은 종류와 형태로 생산되고 있는 마을미디어 컨텐츠의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지원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조망하고 시민 토론을 통해 거버넌스의 바탕을 다지고자 마련되었다. 토론의 발제는 마을미디어 도봉N 이상호 시민기자와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소장이, 토론은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송덕호 대표,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정은경 마을·공동체미디어지원실장, (사)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이사, 강북구의회 행정보건위원회 소속 김명희 의원이 맡았다.

“마을미디어가 왜 필요하고 지원 조례는 왜 필요할까요?”

토론회에 앞서 동북마을미디어네트워크 이상림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동네에서 무엇인가 할 일을 찾은 주민들은 스스로가 공급이 되고 또 수요가 됩니다. 현재 4~50대에게 마을미디어는 일상이고 생활이 되었습니다. 마을미디어는 여러 가지 형태로 제작되고 있으며 활동하는 사람도 점점 늘어 작년 기준으로는 관련 활동을 하는 사람이 3천명에 다다랐습니다. 이제 우리는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을 제도화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의 토론회를 통해 마을미디어가 왜 필요한지, 지원 조례는 왜 필요한지 생각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발제를 맡은 마을미디어 도봉N 이상호 시민기자는 “한때 잘 나가던 도봉 마을미디어가겪는 어려움”에서 지원 조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컨텐츠의 개발로 주민의 호응을 얻었으나 현재는 팟캐스트 뿐 신문도 영상도 운영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핵심 활동가의 부재, 즉 안정적 재정 기반의 부재 때문입니다. 이는 곧 공모사업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매년 탈락의 위험성을 안고 있고 계절에 따라 사업이 연속되지 못하며, 공모사업은 사업비를 중심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인건비는 턱없이 부족하지요. 공모사업 중심의 모델이 오히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해치기도 합니다. 마을미디어가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안정적 기반을 만들기 위한 조례가 필요합니다”라고 하면서도 “우려되는 지점은 마을미디어의 자율성이 침해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내·외적인 동력에서 한계에 부딪힌 마을미디어의 실제 사례를 공유함으로서 돌파구로서 지원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상호 기자의 발제에 이어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전국 최초로 광역지방정부 차원의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조례 제정에 성공한 전북 사례를 중심으로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최성은 소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전주에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조례를 만드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조례는 또 하나의 시작이었을 뿐, 이를 실현시키는데는 이제까지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최 소장은 조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강한 연대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하며, 마을미디어네트워크의 출범이 조례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토론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을 제안하였고, 주민들이 모였을 때 행정의 반응이 달라졌음을 느꼈습니다.”

마을미디어 지원조례는 상위법이 없다 보니 지방자치단체장 및 관계 기관장, 담당 공무원의 의지에 따라 실행력이 미미할수도 있다는 것이 자체 조례가 갖는 한계라고 했다. 따라서 각 자치구의 조례도 필요하지만 그에 발맞춘 입법 과정도 필요하며, 관련 부서 간의 조율과 마을미디어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의 간접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전주의 사례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조례 제정’에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역시 힘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동마다 하나씩 있다면 우리 삶의 모습은 굉장히 달라질 것입니다. 현재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지방 분권과 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요. 마을미디어의 숙명은 새로운 활동 주체의 발굴과 교육을 통한 활동의 지속입니다. 장비가 중요한 미디어의 특성상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장비 대여와 관련 교육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또한 마을미디어는 시민들의 목소리이자, 지방 자치의 통로로서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지역의 공공재, 사회재로서 성격을 인정한다면 지원이 필요하되, 앞에서 우려한 자율성을 위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필요합니다.”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송덕호 대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어머니들이 무릎을 꿇은 뉴스로 미디어가 떠들썩했던 때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지상파의 관심은 일시적이었으나 학부모들은 마을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냈고, 강서의 특수학교 설립은 결국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마을미디어는 다양한 사회 혁신을 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중략) 중간지원조직이라는 위치에서 마을미디어를 봤을 때, 정치적 상황에 따른 사업의 불안정성이 가장 큰 우려입니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 것이죠. 서울시는 마을미디어 발전을 위해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실천방안으로서 조례 지정에 힘써야 합니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정은경 마을·공동체지원실장)

“조례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수도 있죠. 그러나 이 자리가 갖는 의미는 조례를 만드는 과정으로서, 마을미디어와 관련해 주민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마을미디어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 방안에 대한 전략을 세운 다음 조례로 해결해 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무엇을 핵심에 둘 것이냐? 무엇을 어떻게 공식적으로 지원하게 할 것이냐?’라는 문제를 토론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사단법인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이사)

“직접 구의회에 들어가 일해보니, 구의원들은 마을미디어의 현안을 잘 모르고 공무원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인지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주민들이 직접 지방의원들과 접촉하고 필요성을 설득해야 합니다.” (강북구의회 김명희 의원)

지정 토론에 이어 자유 토론도 이어졌다.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시/구의원을 만나 설득하는 등 긴밀한 협력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주민들의 직접 정치 참여를 위한 마을미디어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마을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지속적인 의견과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이번 시민토론회는 동북4구 자치구 차원의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조례 제정의 첫 발을 내딛는 중요하고도 힘찬 첫 발걸음이 되었다. 발제자와 패널을 비롯하여 토론 참석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보면서도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충분히 확인하였고, 주민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노력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도 알게 해 주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지난 몇 년 동안 주민들의 노력으로 인해 높아진 마을미디어의 위상을 확인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각 지역의 역할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동북4구 각 자치구 차원의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조례 제정이 오늘의 출발을 기점으로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대한다. □


필자 소개

황선영은 성북마을살이연구회 부대표이다. 성북동에 살다가 올해 초 마포로 이주하였고, 삼십육쩜육도씨의료생활협동조합 사무국장이기도 하다. 성북마을기자단 일원이며, 지난 2016년 <성북, 무지개와 함께 마을잡지 간행사업>을 통해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에 발을 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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