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계획단 분과에서 동단위 마을미디어 방송국으로! – 양천구 신정3동 줌인네거리 인터뷰

By | 2018-09-10T14:12:41+00:00 8월 29th, 2018|카테고리: 3_인터뷰, 블로그|Tags: , , |0 Comments

[편집자 주] 서울 마을미디어 웹진 ‘마중’에서는 2018년 사업에 참여 중인 마을미디어 단체를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소개드릴 단체는 양천구 신정3동에서 활동 중인 단체 ‘줌인네거리’입니다. 줌인네거리는 2017년 ‘신정3동 마을계획단 미디어분과’로 마을미디어 사업에 처음으로 참여했습니다. 올해에도 활동을 이어나가며 영상과 팟캐스트 두 매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녹색맘톡’, ‘민(民)토크’, ‘기분좋은산책’ 등의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7월 25일 진행되었습니다.


 

김지혜 (강서FM)

 

양천구 줌인네거리를 들여다본다. 줌인네거리를 만나러 간 날은 한창 줌인네거리 마을미디어교실 2기 활동가 교육이 진행 중이었다. 영상 교육이 한창 진행되던 신정3동 주민센터 내 작은도서관에서 줌인네거리의 활동가 세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세 분은 줌인네거리의 매니저와 총무를 담당하는 이호경 선생님, 신정3동 마을계획단으로 활동하던 당시 마을사업전문가로 근무하며 마을미디어사업의 기틀을 마련해 준 이태중 선생님, 그리고 작년 마을미디어사업 초기 신정3동 마을미디어교실에서 강사로 활동한 이후 현재는 팟캐스트 운영,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박성훈 선생님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줌인네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협력하고 지지하며 활동을 이어가는 마을방송국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신정3동 마을계획단 미디어분과, ‘줌인네거리가 되다!

김지혜 : 2017년 당시 마을미디어 사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태중: 저는 당시 서울시 찾아가는동주민센터에서 양천구 신정3동 마을계획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었어요. 줌인네거리는 ‘마을방송국이 신정3동에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어느 주민의 제안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시작부터 주민모임이었다기보다는, 신정3동 주민센터가 주민의 제안을 받아 미디어교실을 준비했던 것에서 출발한 셈이죠.

별도 예산이 없는 시점에서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지원사업을 활용해보기로 했고, 마을미디어교실을 통해 함께 할 이들을 찾았습니다. 교육은 신청자가 20명이었는데 수료 기준으로 출석 70퍼센트와 졸업 작품 발표 등을 두니 15분 정도가 수료하셨고, 지금은 10명 정도 남아 활동 중입니다. 그런데 처음 동력을 마련해 준 그 어느 주민은 제안을 하시고 함께 하진 않고 계십니다. (웃음)

박성훈: 저는 당시 마을미디어교실을 준비할 때 함께 참여했고, 이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참여하게 된 강사가 2명인데 전 팟캐스트 담당이고, 또 다른 조대희 강사는 영상 담당입니다. 관련 지식이 있는 주민이 강사를 맡다보니 강의 이후에도 기술을 지원하는 멘토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김지혜 : ‘줌인네거리이름이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지은 이름인가요?

이태중: 어느 동네나 ㅇㅇ네거리가 랜드마크 아니겠습니까? 이곳에서 가까운 역이 신정네거리이기도 하고요. 사실 지역적으로 정확히 말하면 저희가 활동을 시작한 이곳 신정3동 주민센터는 신트리사거리랍니다. (웃음)

박성훈: 줌인을 발음하면 ‘주민’으로 발음되기도 하고, ‘zoom-in’처럼 화각을 좁혀 디테일하게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김지혜 : 현재 줌인네거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공간은 어떻게 사용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이호경: 줌인네거리의 활동은 영상과 팟캐스트 제작으로 나누어져요. 전 미디어교실 1기 교육을 통해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1기분들 대부분이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저를 포함해 2명 정도만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 제작이 어렵다보니 초기에는 강사였던 조대희 선생님과 함께 앉아서 편집하기도 했어요. 점차 스스로 가편집을 하고 나면 수정편집만 부탁드리다가 지금은 제가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이태중: 공간의 경우, 저희가 장비는 마련했는데 장비를 놓을 공간은 없어서 신정3동 주민센터에서 미디어교실 교육을 진행한 이후 방송녹음이나 운영은 ‘은행정 책마당’이라는 민간이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에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방학3동의 은행나루 마을방송국을 모델 삼았던 만큼 신정3동 주민센터라는 공간에서 마을방송국을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고, 현재도 꾸준히 논의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논의가 길어지면서 지치기도 하고, 만일의 경우를 위해 주민센터 외에 다른 대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성훈: 은행정 책마당은 아이들이 많이 오는 작은도서관이다보니 녹음할 때마다 장비를 접었다 폈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방 같은 곳에서 녹음을 하는데 방음이 안 되니까 도서관에 온 아이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어가기도 하지요. 그게 마을방송의 묘미라고 우기고 있지만요. (웃음)

김지혜 : 2년차인 줌인네거리의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기억나시는 순간이 있나요?

이태중: 올해 2월 초에 개국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작년에는 미디어 교실이 끝나고 9월 이후에는 드문드문 모이다보니 개국이 될까 싶었어요. 그렇게 고민을 계속하다가 작년 12월부터 개국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박성훈: 모임은 드문드문했지만, 이미 마을미디어 사업으로 모였던 이들이 다른 마을활동으로 계속 만나니까 관계가 유지는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논의를 시작한 12월에도 10명 가량이 모일 수 있었죠.

 

실수 연발 촬영 속에도 마을을 알아간다

김지혜 : 줌인네거리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소개해주세요.

이호경: 남미옥 선생님은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취지의 프로그램 <소리없는 아우성>을 진행하십니다. 이분은 양천구에서 세월호와 관련하여 활동도 많이 하고 계세요.

이태중: 방송 때마다 세월호 이야기와 함께 시사 단신 느낌으로 진행하는데요. 많이 우시지요. 한편 초등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 활동하시는 분들이 <녹색맘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통학로 보행안전에 관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이호경: 특히 이 지역은 재개발 지역이라 아이들이 통학하기에 위험하거든요. 신정3동과 신월6동이 재개발로 공사가 잦은데 아이들이 지나다니기 위험하지요. 지금 방송을 하시는 녹색맘님이 아이들의 안전에 관해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주시고 캠페인 영상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가방덮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고, 각 학교의 녹색어머니들을 모셔서 이야기하는 방송으로 확대하기도 하고요. <기분좋은 산책>은 책 읽고 소감을 얘기하는 인문학 방송으로 수학 과외를 하는 선생님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토크>를 진행하는 분들도 중고등학생을 키우는 학부모이시고요.

김지혜 :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이호경: 저는 처음 외부 촬영이 정월대보름 행사였는데 사전 스케치 촬영 후 본 행사 유튜브 라이브를 하려고 보니 보조배터리 잭을 집에 놓고 온 거예요. 그래서 차에 시동을 걸어서 30분 동안 충전을 해야 했어요. (웃음) 그래서 다행히 저녁까지 찍을 수 있었어요.

지난 신정3동 마을총회 당시에는 촬영을 했는데, 편집하려고 보니 소리가 안 나는 거예요. 알고보니 휴대폰에 외부마이크를 연결해 놓고선 소리가 녹음이 안 되는 상태로 제가 그 날 촬영을 했던거죠. 헉!!! 하고 놀랐는데, 다행히 몇 컷트에는 소리가 들어갔고, 그 외에는 제가 안 좋은 목소리로 나레이션 넣어서 편집을 한 기억이 있구요. 그 다음날 바로 마을에서 세월호 추모 행사가 있었는데, 전날의 실수를 생각하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촬영에 임했죠.

이태중: 올해 ‘줌인네거리’ 이름을 정하고 처음 올린 영상도 이호경 선생님 작품이었어요.

이호경: 그렇죠. 교육 후 제가 만든 영상이 <새해 소망> 이었는데요. 인터뷰 영상을 30~40분 찍었는데 감독님이 편집을 해주셨어요. 전 다 살리고 싶은데 감독님은 다 없애라고 하시고 (웃음) 초보라 그랬겠지만 찍은 입장에서 너무 아까웠어요. 그렇게 나온 새해 소망 방송은 9분 짜리였죠.

박성훈: 조대희 감독이 많이 살린 거죠. 원래 더 많이 잘라야 하는데!
이호경: 그래도 감독님 따라 편집하니까 구성이 딱 되더라고요.

김지혜 : 고생스럽지만, 그런 제작 과정 속에서 느끼는 보람이 있으실 것 같아요.

이호경 : 전 원래 사진 찍는 걸 좋아했고, 개인적으로 돌잔치 플래너 일을 하고 있는데, 영상 틀어주는 걸 하도 보다보니 예쁘게 만들잖아요. 그런 걸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박성훈: 처음에 교육 오셔서는 그런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마을 영상을 찍고 계시죠. (웃음)

이호경: 전 정말 지역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마을미디어 활동을 통해 마을을 알아가고 사람들을 알아가면서 애정이 가고, 지금은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마을을 알리는데 일조하려고 해요.

이태중: 그래서 촬영 의뢰가 쇄도하고 있지요.

이호경: 촬영 의뢰가 들어오면 제가 편집해서 단체에게 가편집을 주고, 거기서 코멘트를 주시면 수정한 영상을 영상 감독님에게 컨펌 받고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라디오는 천천히 귀로 듣지만, 영상은 눈으로 먼저 판단하다보니 효과가 빠른 것 같아요. 이번에 교육받는 2기생이 많은데요. 다양한 영상으로 양천구를 알리고 마을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공유해 주고 싶어요. 엄마들이 배울 수 있는 것도 많고 예쁜 공방도 많고. 축제도 많으니까요. 그것이 마을미디어로서의 역할이고, 양천구 주민들이 이런 정보를 접하는 건 주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지혜: 각자 꿈꿔본 방송이 있으시다면요?

이호경: 양천구는 교육의 도시잖아요. 교육 쪽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싶어요. 학원과는 다른 미술이나 예능이나 이런 걸요. 또 양천구는 지역적으로 봤을 때 갑을 지역 간에 격차가 있어서, 을 쪽이 많이 발전할 수 있는 노력을 해보고 싶어요.

이태중: 제가 참여하는 소모임 중에 ‘구 의정 참여단’이라고 구의회 돌아가는 거나 구청 사업을 모니터링 하는 모임이 있는데요. 거기서 다룬 내용들을 미디어를 통해서 주민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더 큰 목표를 바라보며, 오래도록 살아남기를

김지혜 : 수료를 앞둔 2기 미디어교실 수강생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이호경: 영상을 많이 했으면!!! 영상 하실 분들을 물색 중이예요. 스캔 중^^

이태중: 1기 때는 처음이라 하고 싶은 걸 다 시도했는데, 무한정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수는 없는 만큼 1, 2기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드는 콜라보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박성훈: 교육이 끝나고 사람이 많이 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명 정도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김지혜 : 줌인네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계획이 있다면요?

이호경: 줌인네거리가 오래 장수하기를 바라고, 잘 나가는 마을방송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태중: 저는 당분간 계획은 하고 싶지 않아요. 마을계획 일을 너무 해서 (웃음)

이호경: 이태중 선생님은 있어주기만 해도 든든한 존재죠.

박성훈: 2기와 함께 공간 마련하고 싶습니다. 거점이 없으면 흩어지기 쉽지요. 어떻게든 거점 만들어야 하는 게 우리의 숙제예요.

이호경: 공간 문제는 10월~11월 정도에는 가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훈: 한편으로는 채널이 고민이지요. 지역 중심의 비영리 콘텐츠인데도 상업적인 유튜브나 페이스북, 팟빵을 활용해야 하는 한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우니까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구 단위 차원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태중: 자연스럽게 이제는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방송에서 무엇을 주제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단계에 접어 든 것 같습니다. 상대가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를 고민하는 거죠. 첨예한 화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지혜 : 마지막으로 한마디 씩 부탁드립니다.

이호경: 오랫동안 살아남는 게 최선일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이 더 들어오면 좋겠고 그동안 살아남고 싶어요.

이태중: 마을미디어를 2013년에도 알았는데 그때 했으면 막막했을 것 같아요. 5년 사이에 많은 선배들이 생겨 따라할게 많아졌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마을미디어를 준비한다며 전화 주시기도 하고요. 저희도 누군가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으니 잘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지역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필요하지만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니죠. 마을미디어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함께 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박성훈: 저는 아직까지는 강사라는 느낌이고 같은 팀원으로서의 느낌은 아닌데요. 20살 때부터 미디어 관련 일을 했지만 지금 하고 있는 마을미디어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이 해줘서 고맙구나가 아니라 같이 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해야겠습니다.

 

줌인네거리는 활동 기간으로는 마을미디어사업의 초년병이라 할 수 있지만 이미 마을미디어가 지역 안에서 녹여내야 할 활동의 의미를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즐겁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올해 마을미디어교실 2기 교육생 중에서는 매주 KTX 열차를 타고 전북 고창에서 미디어교육을 받으러 오는 분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줌인네거리 내부의 강사진은 탄탄하다. 강사진이 줌인네거리 활동가들의 멘토가 되어 그 역량을 뒷받침 해주고 있는 것 또한 놀라웠다.

신정3동 마을계획단에서 주민의 제안으로 시작된 마을미디어사업은 ‘마을계획단 마을미디어분과’라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줌인네거리>라는 단체명으로 새롭게 마을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을미디어 활동하면서 공간에 대한 어려움을 익히 경험한 활동가로서 줌인네거리가 가진 고민 중에서 하루빨리 안정적인 공간이 해결되길 바라며 마을미디어의 의미와 그 열정이 오래도록 함께 이어지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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