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_스케치] 마을미디어의 미래들을 만나다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마을미디어 청년들아 모여라> 후기


채우석 (강북FM 청년 활동가)

 

지난 7월 6일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마을미디어 청년들아- 모여라”이 열렸다. 지역에서 활동해오고 있는 청년으로서, 같은 연결고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설명을 늘어놓아도 마을미디어 활동 개념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지인들과 달리, 활동가들은 서로의 일과 고충에 대해 누구보다도 공감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자의 단체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청년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센터에서 마련해준 모처럼의 자리가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2017 웃떠말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낯익지만 어색한 우리

예정보다 조금 늦게 센터에 도착하니, 낯익은 얼굴들이 조금은 어색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짝을 지어 각자 현재 하고 있는 활동, 활동단체에 대한 자랑과 최근의 고민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 후 상대방의 이야기를 대신 발표하였다. 모두 다른 고민을 말했지만, 역시 마을미디어 청년활동가로서 누구나 한번쯤 하는 고민들이었기에 쉽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서로 마을미디어 네트워크에서 주최하는 강의나 회의, 그 밖의 행사에 오며가며 서로 얼굴을 봐오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대개 처음이었을 것이다. 이야기를 나눈 활동가들은 서로의 별명을 명찰에 적어주기도 하였는데, 나는 흰옷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과 함께 강북 한량이라는 별명을 얻을 수 있었다.

 

▲왼쪽부터 지수정, 채우석

 

마을미디어 활동에 필수적인 능력 기르기(?)

남아있는 일말의 어색함을 던지고 더 친해지기 위해서는 역시 레크레이션이 필요하다. 활동가들의 소개가 마무리 되자, 테이블 별로 뭉쳐 팀 대항 게임을 하였다. 마을미디어 활동에 요구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모 게임연구가께서 과학적으로 설계한 게임들이라는 설명.

첫 번째 게임인 협동퀴즈는 한 개의 펜 끝에 매달린 네 개의 실을 네 명의 팀원들이 각각 조종하여 퀴즈의 답변을 빨리 써내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원하는 글씨를 적어내기 위해서는 펜에 적절한 힘이 가해지도록 멤버들이 단합을 하여야 하는데, 그 힘조절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마을미디어 활동의 기본은 참여하는 주민 간의 합심이기 때문에 준비한 게임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팀은 마음이 맞지 않았는지 매 문제마다 정답 단어의 반도 못 적은 채 다른 팀에게 정답을 빼앗겨버렸다.

 

▲2017 웃떠말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다음 게임은 마을미디어에 필요한 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스피드퀴즈였는데, 문제마다 말로 설명하기, 몸으로 표현하기, 노래 허밍하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팀원들에게 정답을 유도해내어야 했다. 우리 팀은 이번 게임에서 제법 선전하여 공동1등으로 게임을 마쳤다. 팀으로서 단결하여 집중하고 마음을 맞추면서 같은 테이블의 활동가들과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마을미디어 청년이라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손가락 접기 게임, <난 이런 것까지 해봤다!>는 각자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며 겪었던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경우 손가락을 접어서, 먼저 모든 손가락을 다 접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공개방송 준비를 위해 며칠 밤을 새운 이야기, 행사 준비 중 큰 사고가 날 뻔 했던 이야기, 단체가 처한 녹록치 않은 현실과 내일에 대한 고민 등 활동가 한명 한명에게 모두 초점을 맞춰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각자의 이야기에는 마을미디어 활동이 주는 보람과 어려움이 저마다 담겨 있었고, 우리가 청년으로서 마을미디어라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동질감을 느꼈다.

 

▲2017 웃떠말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마을미디어 상상은 자유>는 팀별로 마을미디어를 위한 10억의 재정이 생긴다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기획하여 그것을 브리핑 한 후, 활동가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팀이 이기는 코너였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있는 제안들이 나올 것이 기대되는 순서였다. 그러나 막상 계획표가 주어지자,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하듯 모든 팀이 하나같이 건물을 매입하여 마을미디어 빌딩을 만드는 것을 계획하기 시작하였다. 10억으로 그 정도의 고층빌딩을 짓거나 매입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잠깐 스치기는 하였으나, 다들 그 부분은 스킵하고 자유롭게 상상을 펼쳤다. 활동가들이 생계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이 하고 싶은 방송을 마음껏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공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었지만 희망찬 마을미디어의 내일을 그리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름 치열한 네 팀의 브리핑 끝에, 청년과 공존하는 마을미디어 공간이라는 컨셉의 빌딩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게 되었다.

 

▲2017 웃떠말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함께 단체사진을 끝으로, 우리는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못 다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한 탓에, 활동가들은 스스럼없이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었다. 오늘 모임에 참석한 소감과 최근의 활동들을 주고받으며 흥이 올라 늦은 밤까지 자리를 옮겨가며 평소 다른 친구들과는 할 수 없었던, 오직 마을미디어 청년활동가 모임에서만 가능한 대화들을 마음껏 나누었다. 앞으로 이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마을미디어가 더욱 기대되었다.

 

▲2017 웃떠말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청년들이 지속할 수 있는 마을미디어를 꿈꾸며

얼마 전 있었던 국민마이크 행사 중에 한 청년활동가는, 마을미디어에 종사하며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 마을미디어에는 적지 않은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당면한 여러 한계들로 인하여 마을미디어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마을미디어의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서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선도하고 향유하는 청년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이번 행사와 같이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모임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교류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꾸준히 유지되어, 더 많은 젊고 유능한 활동가들이 애정을 갖고 지속가능한 마을미디어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2017 웃떠말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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