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_이슈대담] 도시재생과 마을미디어<1편>


[편집자주] 서울시는 ‘함께 만들고, 함께 잘살고,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든다며 서울시 곳곳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정보가 충분히 주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거나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마중 이슈대담에서는 도시재생 사업 지역에서 마을미디어를 운영 중이거나 운영 예정인 활동가들과 함께 도시재생 지역에서의 마을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토론해봤다. 토론 내용은 창신동라디오덤, 용산FM, 동작FM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마중에서는 대담 전문을 1, 2편에 나눠 싣는다.


창신동라디오방송국덤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해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불리는 종로 창신숭인,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사업을 동시에 진행 중인 용산 해방촌, 그리고 준비 단계에 있는 사당4동의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창신동라디오덤 조은형 방송국장, 용산FM 황혜원 PD, 까치둥지 마을미디어 오명화 활동가 세 사람이다.

세 활동가에겐 도시재생 사업과 동시에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시재생과 마을미디어. 익숙하지 않은 조합이지만, 마을미디어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소통 창구이자 홍보와 기록 담당자로 활약하고 있다.

각 지역의 사업 진행 현황 공유를 시작으로, 활동가로서의 고민과 문제의식, 반성과 성찰, 그리고 계속해서 확장될 도시재생 사업에 대비하여 마을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배 활동가인 창신동라디오덤과 용산FM의 다채로운 활동 이야기는 물론, 후발주자 까치둥지 마을미디어의 에너지 넘치는 활동기를 들어볼 수 있다.

훈훈하고 따뜻한 조명 아래, 활동가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고, 때로는 자화자찬하기도 하며 포부를 다졌다. 생생한 현장 분위기는 창신동라디오덤 팟캐스트(도시재생과 마을미디어 이야기, 7월 7일 방송)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창신동라디오방송국덤

 

 

방송 다시듣기

창신동라디오 덤 http://www.podbbang.com/ch/4565?e=22319894
용산FM http://www.podbbang.com/ch/7604?e=22328588
동작FM http://www.podbbang.com/ch/6160?e=22319734

 

 

 

용산FM – 창신동라디오덤 – 까치둥지, 한 자리에 모이다!

 

조은형 (창신동라디오 덤, 이하 조) : 오늘은 각 지역에서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는 동시에 도시재생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세 팀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오늘 오신 세 분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오명화 (까치둥지 마을미디어, 이하 오) : 동작구 사당4동에서 ‘희망지 사업’을 하고 있는 오명화입니다. 아직 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된 건 아니고 주민들에게 사업의 의미를 알리고, 역량을 강화하는 준비단계에 있습니다.

황혜원 (용산FM, 이하 황) : 용산구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해방촌에서 도시재생 활동을 하고 있고, 그곳에서 용산FM을 운영하고 있는 황혜원입니다.

조: 저는 창신동라디오덤에서 국장일을 하고 있고요, 도시재생 선도지역인 창신동에서 협의체 활동을 하고 있는 조은형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오늘 주제가 <도시재생과 마을미디어>인데, 크게 네 파트로 이야기 나눠볼게요. 일단, 각 지역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조금씩 상황이 다를 테니 현황을 듣고요. 두 번째로 각 지역에서 마을미디어가 어떻게 도시재생활동과 결합되어 진행되어왔는지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요, 마을미디어 사업이 도시재생사업에서 정말 필요하고 의미가 있는지 따져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네 번째로는 미래지향적으로 우리의 한계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먼저 나누어볼까요? 각 지역 도시재생 사업 진행 현황, 용산 상황부터 이야기해주세요.

 

▲ 왼쪽부터 조은형, 황혜원, 오명화

 

3村 3色 도시재생 사업 이야기 – 해방촌, 창신숭인, 그리고 사당4동

황 : 해방촌 도시재생 사업이 2015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3년차에 접어들었네요. 도시재생은 센터와 주민협의체가 이끌어 가는데요, 그동안 협의체 임원을 두 번 뽑았습니다. 현재 2기 임원이 활동 중입니다. 해방촌 도시재생사업은 서울시에서 결정하고 진행했는데, 중간에 국토교통부에서도 해방촌을 도시재생사업 진행 지역으로 선정했어요. 시어머니가 두 분 있는 셈이죠. (웃음) 원래 도시재생 사업은 4년 간 진행하는데, 저희 해방촌은 2020년까지 진행됩니다. 국토부가 개입하면서 기간이 늘어났어요. 해방촌에 눈에 띄는 물리적인 변화는 아직 없어서 여전히 “누가 뭘 하고 있는 거냐”고 질문 하는 주민들이 계셔요. 그렇지만 그동안 내부적으로 주민 역량 강화라던가, 집수리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조 : 혜원씨는 주민협의체에서 임원 활동도 하시나요?

황 : 주민협의체가 공동체분과, 경제분과, 주거분과로 나누어져있어요. 저는 초기부터 공동체 분과 운영위원으로 참여 중입니다.

 

황혜원 (용산FM)

 

조 : 그렇군요. 창신동의 상황을 말씀드릴게요. 저희는 선도지역이라는 이름처럼 제일 처음 도시재생을 시도한 지역입니다. 2013년 주민들의 반대로 뉴타운이 해지되고 2014년 5월에 도시재생 사업지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저희는 선도지역이다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해방촌처럼 지금도 도시재생이 뭐하는 건지 물어보는 주민들이 많아요. 뉴타운은 물리적인 변화가 팍팍 보이는데 도시재생 사업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주민공모사업이나 협의체 활동을 하는 분들은 바쁘게 지냈던 거 같아요. 올해가 지나면 공식적으로 센터는 사라지지만, 얼마 전에 주민협의체 대표를 중심으로 CRC라는 도시재생 법인체가 만들어졌어요. 그 단체가 이후 사업을 주도할 거 같아요. 앞으로 각 동마다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거점시설이 만들어질 거예요. CRC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그 시설을 운영하는 거고, 그 곳이 주민 역량을 키워내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 : 저는 도시재생 햇병아리라고 불러주세요. 도시재생을 위해 주민 협의체를 만들고 홍보하고 준비할 수 있는 걸 희망지 사업이라고 하는데, 사당4동은 작년엔 떨어졌고 올해 선정되었어요. 6월 말에 거점 공간 계약을 해서 도장도 안 마른 상황입니다. (웃음) 올해 같은 생각을 하는 주민들이 모여 공부하며 꿈을 꾸는 중입니다.

조 : 참고로 말씀드리면 창신동은 국토교통부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모를 받은 경우에요. 서울시와 국토부가 비용을 반씩 부담합니다. 해방촌은 서울시에서 진행하다가 국토부가 결합한 특이한 상황이에요. 시어머니가 둘이라는 말이 이해가 되네요. 사당4동은 서울시에서 하기 때문에 서울형 도시재생이라고 볼 수 있어요. 세 곳 모두 조직이 달라요. 지금까진 지자체에서 신청을 해서 선정되었다면 서울형은 주민 모임에서 신청하게 되잖아요. 주민들이 계속 회의하고 의논하면서 원하는 걸 신청하는 형태라 자발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겠네요.

오 : 사당4동이 작년에 떨어진 이유가 위에서 몇 명 모아서 신청해서 그런 거 같아요. 선발하는 분들은 단박에 아시더라고요. (웃음)

황 : 이번에 사당4동은 어떤 주민들이 희망지 사업을 신청했어요?

오 : 10명이 이상이 모여야 희망지 사업을 신청할 수 있어요. 동장님이 반 정도 추천해주셨고, 반 정도는 마을공동체를 통해서 결합했어요.

조 : 마을 활동가와 주민이 섞인 건데, 구성은 괜찮나요?

오 : 주민자치위원장님이 마을에 대한 애정도 많고 이해도 깊으셔요. 통장님도 그렇고요. 이 외에도 마을 일을 자기 일처럼 열의를 가지고 활동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도시재생 사업을 하면서 만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오명화 (까치둥지)

 

조 : 모범 사례네요. 개인적으로 도시재생이 진행되는 데 아쉬움이 많았어요.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면 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주민협의체 대표들도 ‘들러리’라는 단어를 써요. 차라리 사업이 없었으면 우리 속도대로 진행할 수 있는데, 자원이 투입되면서 권력다툼, 시기와 질투가 생겨요. 의견을 조율하는 것까지 나가기도 힘들고요. 주민들이 선정을 요청한 경우는 다를 거 같아요. 주민 협의 과정을 거쳐온 거잖아요. 그것도 어떤 난관이 있을진 모르지만요.

황 : 사당4동의 경우엔 사업에 있어서 주민들이 공유하는 부분이 있겠네요. 각자가 생각하는 도시재생이 다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 문제가 정말 크거든요. 해방촌에 100억짜리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된다고 했을 때, ‘그 돈을 주민들 주지 왜 하냐?’ 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가 오갔어요.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도시재생에 대한 상이 통일 되지 않은거죠. 해방촌은 토박이가 많고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데, 이런 동네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해서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각자가 바라는 게 다 달라요. 사당4동은 그런 부분이 통일되고 힘을 모은 것 같아요.

오 : 저희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볼 수 있어요. 제가 이 사업에 결합한 이유가 있어요. 마을공동체 이름으로 사업을 하면서 우리 동네에 대한 애정이 커지고 행복한 마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시, 의회를 통해서 하는 사업은 한계를 가져요. 마을 사업은 1년짜리가 대부분이라 프로젝트 식으로 결합하고 소비하고 떠나버려서 제가 원하는 방식의 마을 공동체가 형성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도시재생사업은 4년짜리인데다가 기금도 있고 많은 주민을 만날 수 있어요. 이 사업을 통해 주민들과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주민단체에 계신 분들과 마음도 잘 맞고요. 그렇지만 ‘우리가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아직 심도 있게 이야기 나누진 못했어요. 하지만 희망지 사업은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간이니, 더 깊게 이야기 나누어 보아야 할 거 같습니다.

조 : 사람마다 입장과 상황도 다르고 기대가 다르죠. 그 의견을 조율해 내는 힘이 주민역량일거 같습니다. 그러려면 일단 입장이 드러나는 게 중요한데, 미디어가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이제 마을미디어가 각 지역에서 어떤 식으로 사업에 결합하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조은형 (창신동라디오방송국덤)

 

마을미디어가 도시재생 사업을 만났을 때

 

황 : 용산FM은 2015년 9월에 <해방촌이다> 방송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총 38회 방송을 해왔어요. 동네주민들, 관계자들, 다양한 커뮤니티를 초대해서 일차적으로 그 분들의 삶을 들었어요. 그리고 해방촌 도시재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변화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방송을 통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오 : 방송 목록을 봤는데, 꼭 모두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목록이었습니다. 모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조 : 용산FM에서는 다양한 분들을 초대해서 도시재생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관련 활동을 이야기 나누었군요. 창신동은 도시재생이 들어오기 전부터 해왔던 것들이 이후 사업과 결합되었어요. ‘창신마을넷’이라고, 수 년 전부터 마을 공동체와 관련된 스터디를 하던 모임이 있었는데 도시재생과 관련해 공모사업을 했어요. 그리고 도시재생과 관계없이 <꼭대기장터>를 해왔어요. 우리 동네 아이들, 청소년들이 각자 재능을 살려 동네에서 보따리를 풀어놓는 축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작은 장터를 만든 거죠. 아이들이 쿠키를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놀이를 개발해서 참가비 100원을 받는 아기자기한 장터예요. <꼭대기장터>가 도시재생사업과 결합해서 하게 되었을 때 장단점이 있었어요. 장점은 디자인이나 홍보비용이 벅찼는데 지원이 있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거예요. 단점은 기획 사업이 되다보니 속도를 우리가 조절하기 힘든 거죠. 생계활동이 있는데 공동체 활동을 병행하기가 벅찼어요. 이 외 <퇴근길 여유 한 잔>이라는 방송을 진행했어요. 늘 참여하는 사람만 참여하니까 새로운 사람을 발굴하고 싶었거든요.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게 지하철역 근처에서 매달 공개 방송을 했어요. 청년, 중년, 도시재생 등을 주제로요. 도시 재생으로 그런 실험은 원 없이 해봤네요. 짐을 나르는 게 너무 힘들고 겁도 없이 전시까지 해서 정말 힘들었지만, 멍석을 까는 일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습니다. 이 외에도 도시재생과 연결고리로 공모사업 현장에 찾아가서 갈무리하는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황 : 저흰 공모사업에 참여하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이번에 해보고 싶어요. 해방촌에 보성여중고가 있는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방촌 소식지 만들기, 마을라디오 체험 등을 하고 싶어요.

조 : 재밌겠네요. 명화씨도 소식지 구상 중이라고 들었는데.

오 : 네. 희망지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1호 소식지를 신문으로 만들었는데 재밌었어요. 해볼만하다 싶어서, 희망지 사업을 하는 분들과 격월 마을신문 내기로 했어요. 라디오도 구상 중이에요. 해방촌과 창신동은 마을 라디오가 도시재생 이전부터 있었지만, 저희는 도시재생사업과 라디오가 함께 태동하는 형태예요. 희망지 사업이 도시재생 사업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역량강화, 네트워크 기회를 가지는 사업이잖아요. 그런데 기간이 6개월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도시재생 전문가가 되기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마을미디어를 제작하고 보급하면 마을과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신문에 싣는 내용을 팟캐스트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을미디어 활동가도 양성하면 좋겠다고 기대하며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진행하는 공모사업에 신청했는데 선정되었어요. 동작구 다큐멘터리 공동체 ‘푸른영상’과 함께 면접을 봤는데, 센터에서 ‘푸른영상’에서 하는 영상 교육과 결합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셨어요. 같은 동작구고 마을을 주제로 하니까 결합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적은 돈으로 신문, 라디오, 영상 모두 하는 게 가능할까 우려가 되지만, 해보려고요.

조 : 까치둥지의 도전, 응원하겠습니다.

▲ 왼쪽부터  오명화, 조은형, 황혜원


정리: 김푸른
사진: 이혜진
녹음·편집: 박준만
진행·구성: 조은형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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