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감상에서 모두의 감상으로 – 마을미디어 특강 “공동체 상영 A to Z” 후기

[마중 25호 알아두면 좋아요 2016.11.25]

혼자만의 감상에서 모두의 감상으로

– 마을미디어 특강 “공동체 상영 A to Z” 후기

조한철(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마을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한 번쯤 공동체 상영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어렴풋이 동네의 몇 명 혹은 지인들을 불러 영화를 보는 자리 정도? 물론 이것도 맞는 말이다. 혼자만의 감상에서 벗어나 많은 사람들과 영화를 같이 감상하고 그 감상을 공유한다는 것이 공동체 상영의 기본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체계적이고 특별한 행사로서 공동체 상영을 마을에서 준비한다면 어디서부터 해야 될지 아리송한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독립 영화제 중 하나인 서울독립영화제의 김동현 사무국장님이 진행해주신 마을미디어특강 ‘공동체상영 A to Z’는 위의 아리송한 생각들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공중에 떠있는 아이디어를 잡아내는 것, 기획의 출발이다”

 어떤 상영을 할지 기획을 짜는 것은 공동체 상영의 첫 걸음이다. 예를 들어 올해 개봉된 한국영화 몇 편을 상영한다고 하자. 그러나 공동체상영 기획이란 그냥 영화를 늘어놓고 순서대로 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령 ‘2016 우리가 놓쳐선 안 될 한국영화’라는 타이틀을 다는 순간 상영회의 기획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기획의도를 명확히 해야 모객 홍보의 구체적 방향도 잡히고, 불특정 관객의 관심을 끄는 요소가 생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획을 문서로 작성해 하나하나 항목을 점검해 보는 작업이 필수이다. 기획 과정에서 놓친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검토의 작업이기도 하니. 정 막막할 때는 다른 상영회의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 한 가지 팁이다.

※ 기획서의 주요 구성요소

1. 행사개요

  – 행사명 / 기 간 / 장 소 

  – 주 최 / 주 관 / 후 원 / 협 찬 

  -> 장소 및 시기에 대한 고려, 예산확보 방안에 대한 고려

2. 사업목적 및 취지

  –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과 취지에 표현 되어야 함

3. 프로그램의 방향 및 기획의도

  – 상영작품에 대한  고려와 상영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점을 담아야 함

4. 조직구성 (*)

  – 실행 주체 구성과 운용에 대한 계획 반영

5. 세부사업

 – 상영작품 목록 리스트

 – 상영시간표 가안

 – 부대행사 및 이벤트 계획

6. 추진일정

  – 기획 단계에서 사업 실행 시기까지 나아가는 일정 로드맵

7. 예산

  – 사업에 필요한 예산에 대한 구상

“마을에서도 영화제를 기획할 정도의 영화를 배급 받을 수 있다”

 그렇게 기획의 방향을 잡은 다음에는 영화를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상영 프로그래머가 영화를 많이 본 상태에서 작품을 컨택하는 것이 가장 수월하지만, 세상의 모든 영화를 우리가 알 수는 없다. 그럴 때는 기존의 영화제 상영작들을 유심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청소년, 여성, 이주민 등 특정 주제의 상영회를 준비 중이라면 앞의 키워드를 타이틀로 한 영화제들이 국내에도 제법 많다. 그런 곳을 탐색해 직접 관람을 하고 영화를 컨택하거나 혹은 영화제 사무국에 연락을 해 추천을 받는 방법도 있다. 

 선정한 영화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상영본을 마련해야 되는데, DVD 구매나 IPTV 유료 다운로드라는 방법이 있고, 이 방법으로 자료를 구할 수 없다면 해당 영화의 배급사와 접촉하는 방법도 있다. “배급사와 연락을 해야 돼?”라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배급사는 많은 상영을 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공동체상영 문의에 상당히 협조적이라고 한다. 그렇게 배급사를 통한 상영은 상영료를 협의해야 하는데, 관객 수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국내 독립영화의 상영료는 섹션 당 30만 원 정도가 일반적이다. 

 영화 상영본이 해결되면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적절한 장소를 찾고 기술을 점검하는 것이다. 공동체 상영 장소의 경우 상영팀 측에서 상영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가령 도서관, 주민센터와 같은 공공시설에서 상영할 경우 제대로 된 상영을 위해서는 사전 시사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영상본이 노트북에서 재생할 수 있는 파일의 형태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파일의 용량, 화질 문제로 원활한 상영이 안 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본 상영회가 매끄럽게 진행되려면 기술적 체크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더불어, 상영팀 스텝들의 동선 체크도 꼭 잊지 말아야 한다. 

▲ 한국독립영화협회 독립영화링크 페이지 

한국독립영화협회 사이트에는 전국의 영화제 사이트 링크와 독립배급사 링크가 모아져 있다.

영화 수급과 선택에 고민이 된다면 주저말고 한독협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자.

▲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영상자료실 아카이브 보라.

아카이브 보라에서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영화를 상영회를 희망하는 단체들에게 제공, 기획까지 참여해주고있다.

“자~ 영화보러 오세요~”

 영화를 틀 준비가 모두 끝나면 이제 관객을 모객하는 단계가 남았다. 아무래도 최근엔 오프라인 홍보(현수막, 유인물)보다는 SNS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가 접근성, 직관성 면에서 효율적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홍보를 시작하고 각종 문의에 대답하는 방식이 소규모 공동체 상영에 적합한 경우가 많다. 조금 더 품을 들여 홍보 동영상 클립을 재치 있게 만들어 뿌린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유발할 수 있다. 

 진행팀에서 사전에 기술, 동선 체크를 마치고 타임테이블과 상황 대처 매뉴얼을 만들어 숙지해두면 당일 상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상영을 마친 이후에는 그 날 참석해 준 관객의 연락처(전화번호, 이메일 등)를 이용해 감사의 인사를 보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번도 안 온 관객은 있어도 한 번만 온 관객이 없도록!

▲ 공동체상영 A to Z 특강

“야외상영을 마을에서 준비했는데 비가 와서 당황했죠”

 이 날 공동체상영 특강에 오신 많은 분들은 본인의 상영 경험을 털어 놓으며 공동체 상영의 애로사항들을 말해주셨다. 

“야외 상영 때 비가 와서 곤혹스러웠던 적이 있다.”

– 야외 상영은 변수가 너무 많다. 무조건 생각 가능한 모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상황 대처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비가 온 경우 우비, 현수막 같은 준비물을 필히 체크해야 된다. 

“상영회를 진행 중인데 상영 공간에 큰 스크린 없이 TV로 상영하고 있다, 그리고 블라인드를 쳐도 빛이 새어 들어와 영화 보기 좋은 환경이 잘 조성되지 않는 것 같다.”

– 스크린의 크기는 중요치 않다. 관객이 집중을 할 수 있다면, 그러나 창문으로 빛이 들어와 감상에 방해가 된다면, 흑지를 사서 상영 때만이라도 창문에 붙여 빛을 막는 노력 정도는 해줘야 된다. 그렇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의미를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할 최소한의 환경은 만들어 줘야 된다.

 “삼삼오오 모여 영화 한 편 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동체 상영을 결정했다가 준비과정을 보니 지레 겁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단계 한 단계 기획력을 가지고 상영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어느새 멋진 마을 영화제를 치르고 있지 않을까? □

[필자소개] 조한철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센터에 5월부터 들어와 사람의 힘을, 

사람이라는 존재가 꽃 보다 아름답다란걸 새삼 감동하며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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