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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_스케치] 마을미디어 서로배움터 시즌2 참가 후기

[마중_스케치] 마을미디어 서로배움터 시즌2 참가 후기

 

김혜희(라디오금천 활동가)

 


 

딱 일 년이 되었다. 지난해 5월 라디오금천의 ‘나도 우리 마을 라디오스타’라는 기초 강좌로 마을의 미디어를 접 한지 말이다. 그 사이 천생 기계치인 내가 라디오방송을 녹음하는 믹서라는 기계도 다룰 줄 알게 되고, 방송을 기획하고 꾸려 보게도 되고, 라디오 매체 뿐 아니라 신문, 영상 등을 통해 점차 지역에 흡수되어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하지만 활동의 시간과 영역이 늘어날수록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조금씩 잔재주도 늘어가건만 동시에 뭔지 모를 답답함에 갈증이 생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점차 활동의 몰입보다는 고민과 의문의 시간이 길어질 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2017 마을미디어 활동가학교 서로배움터 시즌2’ 강의 소식을 접한다. 혹시나 이 강의들이 아직까지 원인 모를 나의 목마름에 해갈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강의 신청을 해본다.

 

 

첫째 날 수업, 처음 맞이하는 얼굴들이 대부분임을 확인한다. 보통의 첫 모임이 그러하듯 어색한 분위기가 참 불편하다. ‘이 많은 사람들은 여기에 왜 왔을까?’라는 궁금증으로 불편한 시간을 극복해본다. 이런 상황을 당연히 예상했다는 듯, 첫 강의는 참여자 소개 및 수업에 기대하는 점을 편히 풀어보는 OT의 시간이다. 이제 막 미디어를 시작한 설레임 가득한 분, 미디어를 전반적으로 접해봤지만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고자하시는 분, 새로운 아이디어나 단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하우를 얻고자 하시는 분, 나처럼 앞으로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인 분…등등 그들의 목적은 다양했지만, 수업에 거는 기대는 대체로 긍정적이고 희망적임을 본다. 이어진 ‘마을미디어를 통한 미디어 기본권 이해’ 수업. 솔직히 첫 수업부터 충격이다. 부끄럽게도 미디어를 일 년 씩이나 접했다는 내가 ‘미디어를 접하고, 교육받고, 맘껏 쓸 수 있고, 그 미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이번 수업을 통해 처음 알게 되다니… 운이 좋아 경험했다고 생각한 라디오가 ‘당연한 내 권리’였다는 사실에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느낌이다.

 

 

둘째 날, 이미 라디오교육으로는 자리를 잘 잡았다고 정평이 나있는 ‘동작공동체라디오’의 ‘마을라디오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수업이다. 교육을 몇 년째 해오면서 겪은 동작공동체라디오의 시행착오와 강의 노하우, 성공을 들으며 당장 5월 중순부터 진행 될 라디오금천의 교육 프로그램에 적용해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특히나 필수적으로 마을공동체의 개념과 이해를 위한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하고, 지역에서 오랜 경험과 인맥을 가진 운영담당자가 필요하다는 그의 마지막 당부는 지속적인 운영 방안을 고민해 오던 내게 값진 조언이 된다. 이어진 ‘마을미디어 뻔’의 ‘모두가 참여하는 라디오체험’ 수업. 딱딱한 강의실을 흥겨운 축제의 마당처럼 모두가 즐겁게 즉흥적으로 라디오를 체험하는 유쾌한 시간을 만끽한다.

 

 

셋째 날, ‘끼다’의 ‘마을미디어에 청년 유입시키기’ 수업은 개인적으로 제일 큰 기대를 가진 수업이다. 내 경우, 스스로가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미디어 활동을 하다보면 우리 마을의 청년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청년 만나기가 참 귀하다. 당연히 청년의 시기를 지나 온 사람들과의 활동과 교류도 뜻 깊고 유익하지만, 청년들과 함께한다면 더 의미 있고 마을이 발전할 수 있을 거란 바람이 있었다. 이 수업을 통해 지금 우리네 청년들의 상황, 경향 등을 이해할 수 있었고,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각 지역에서 일궈지는 청년들의 재기발랄한 미디어 활동이 참신함을 넘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또한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청년들이 조금은 편안하게 받아 들여 진다. 이어진 ‘강북공동체라디오’의 ‘마을관계망을 통한 마을미디어 기획’ 수업을 통해 마을미디어가 가진 콘텐츠 제작 역량 및 장비, 문화행사 기획 능력 등의 핵심 역량을 지역단체와 협업하는 방법을 들여다본다. ‘첫 시작의 3년간이 정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라는 과거의 어려움에서부터 지금의 성공적인 협업의 결과물들을 당사자를 통해 직접 듣고 나니, 평소 ‘타 기관 또는 단체와의 협업은 어렵다’라는 편견과 거부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넷째 날, 콘텐츠라는 큰 주제로 ‘노원유스캐스트’의 ‘유일무이 독특 콘텐츠 만들기’와 ‘마을콘텐츠제작단 엠블’의 ‘트렌디한 마을콘텐츠 만들기’ 수업이다. 벌써 네 번째 수업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수강생들끼리 가벼운 농담도 하게 되고, 서로의 고민도 슬그머니 내 보이기도 한다. 그런 고민들 중의 대체로 많은 공감을 사는 것이 콘텐츠의 부재, 모색 방법인데 마침 이번 강의가 콘텐츠에 관한 것이라 모두가 높은 집중도로 수업을 들어본다. ‘노원유스캐스트’의 단순히 듣는 라디오를 넘어 라디오를 통해 상상으로 보는 라디오가 될 수 있는 요리 방송, 사람이 책이 될 수 있는 휴먼 북 방송, 지역의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소개하는 방송, 지역 고등학교 내 전교회장 모임의 토크 방송 등 다양하면서 기발한 콘텐츠의 소개는 콘텐츠의 무한함을 새삼 일깨운다. 거기에 더해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의 힘을 보여준 ‘마을콘텐츠제작단 엠블’의 강의는 단순히 콘텐츠 발굴에 멈출 것이 아니라 1인 미디어, 모바일 영상, 카드 뉴스, SNS 등의 뉴미디어 활용을 통해 마을과 함께 의미 있는, 완성도 있는 미디어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덤으로 ‘노원유스캐스트’의 17년 라디오 교육생 모집에 160여 명이 지원했다는 희소식에 그 비법을 묻는 쏟아지는 질문을 싫은 내색 없이 성실히 답변해 준 강사가 참 고맙기도 하다.

 

 

다섯 째, ‘놀이터 알’의 ‘간단하고 편리한 마을미디어 홍보생활’ 수업이다. 홍보물 디자인 시작의 망막함, 애써 만든 홍보물의 촌스러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수고스러운 작업들…등등 끝없는 변명과 회피에 홍보물을 만들 땐 항상 나보다는 좀 더 컴퓨터를 잘 다루는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이 당연했건만, 이 수업은 그 당연했던 부탁의 수고로움과 어려움을 덜어 준다. 디자인에 관련된 용어의 정리, 디자인의 순서, 다양한 자료의 활용법으로 앞으로는 간단한 홍보물은 스스로가 도전해 볼 만한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배움을 즉각 써 먹어야 온전한 내 것이 될 터라 수업 말미에 모두가 집중해 자신만의 홍보물을 꾸며본다. 최고의 작품은 못 만들었지만 열심히 만들어 몰입한 만큼 수업 후 이어진 참가자들과 함께 한 ‘식사를합시다’ 시간에 먹은 2단 도시락은 그 어느 때보다 꿀맛이다.

 

 

여섯 째, 참가자들 대부분이 라디오 제작에 참여하고 있고 강의도 라디오 위주라 다른 매체에 대한 궁금증도 있던 차 진행된 ‘은평시민신문’의 ‘마을신문으로 살아남기’ 강의다. 은평시민신문의 시작, 유지와 발전을 위해 겪어야 했던 지난한 과정들, 협동조합으로 변모, 그리고 현재의 고민과 앞으로의 계획들, 마을 신문의 역할 등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건 ‘지금 이렇게 힘들지만, 앞으로도 힘들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신문은 존재해야하고 그 마을과 소통·공유해야하는 본연의 역할을 해내야한다’는 강사님의 의지가 담긴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어진 ‘성동FM소풍’의 ‘지속가능한 마을미디어를 위한 자원발굴’ 강의. 이전 수업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단숨에 띄우는 강사님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열정이 돋보인다. 공간마련을 위한 운영진의 노력, 체계적인 운영을 위한 4인의 운영위 구성, 지역을 기반으로 한 활동영역 확장, 내부 인력을 활용한 역할 분담, 운영비 마련 방안 등 성동FM소풍의 노하우를 강사님의 기운찬 에너지를 더해 기분 좋게 받아본다.

 

일곱 째, 대부분의 마을 미디어 단체들이 녹록치 않은 살림에 고민이 많은 건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요 고민인 것을 반영한 강의인 것 같다. ‘협동조합청청’의 ‘효과적인 마을미디어 조직 운영 방법’과 ‘마포공동체라디오’의 ‘후원회원 100명 조직하기’를 들어본다. 먼저 협동조합청청의 강의는 조직의 동기부여에 3년이란 시간이 걸렸음을 보이며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또한 진정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려면 비영리단체, NGO, 사단·재단 법인, 주식회사, 협동조합 등의 격을 갖추기를 권한다. 물론 격을 갖출 확실한 명분과 체계와 노력이 수반됨을 전제한다. 이어진 마포공동체라디오의 강의는 제목부터가 대부분 참여자들의 바람이 노골적으로 나타난 듯, 집중 된 수업 분위기가 참여자들의 관심이 높음을 잘 보여준다. 후원회원이 약 300여명 정도 된다는 강사의 말에 모두들 부러움이 크다. 수업을 통해 우리도 이와 같은 경이로운 후원회원 수를 모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질문이 오간다. 결국은 정답은 하나. 기본적으로 단체의 재정 구조, 기부·후원에 대한 이해는 차치하고 ‘거절에 두려워말고 끈기 있게 발로 뛰며 요청하라’는 결론이다.

 

 

여덟 째, 마지막이라 아쉽고 우리 참여자가 직접 발제자가 되어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는 특별한 수업, 바로 ‘서로 배워요’ 시간이다. 함께 수업을 들어오면서 쌓인 정으로 서로가 각자의 업무와 일상에 바쁨을 알기에 애써 시간 내어 준비한 수고로움에 먼저 고마움이 앞선다. 먼저 시작된 ‘오픈컬리지’의 ‘허석영’님의 발표가 시작된다. 소개팅 형식의 진행과 내용에 젊은이다운, 아니 그 다운 참신함에 먼저 그의 재치가 돋보인다. 무겁지 않은 분위기이지만 그 가운데 그의 활동내용과 앞으로 미디어를 접목 시켜 진행 될 그의 계획과 고민들이 진솔하게 전해진다. 그의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알게 되어 감사하고 앞으로의 그의 행보를 응원해본다. 이어진 ‘용산FM’의 ‘김의영’님의 발표. 브레인스토밍 방법으로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는 그만의 비법을 엿 본다. 마지막으로 ‘마을미디어 뻔’의 ‘구연경’님 발표. 그녀만의 상큼 발랄한 에너지로 그녀가 주로 활용한다는 그녀만의 영상 노하우를 전수 받는다.

 

 

총 8차시의 강의를 4주 동안 바삐 달려왔다. 분명 그 시작은 개인적인 답답함, 갈증으로 시작했고 ‘과연 그 갈증이 해소 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컸다. 반면 그 갈증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길 바라는 나름의 간절함도 있었다. 나의 간절함이 통했던 걸까? 아니면 아낌없이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준 강사님 덕분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앞으로 잘 해 낼 수 있을 거라고 서로 격려해준 참여자들 덕분이었을까? 어쨌든 지금은 답답함이 아닌 뭔가 더 잘 꾸려보고 싶고, 일 벌려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으니 일단은 ‘마을미디어 서로배움터 시즌2’로 소기의 목적은 작게나마 이룬 셈이다. 내년에 이어질 ‘마을미디어 서로배움터 시즌3’ 또한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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